▲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이주희 의원의 무제한토론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구멍이 많은 치즈 입법이다. 또 저에 대한 표적 입법이다." -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역시 빵과 치즈를 좋아하는 방통위원장답다. 와인도 드시면 좋겠다." -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자동 면직'이 예고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28일 밝혔다. 본인이 물러나더라도 이번 입법에 불복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헌법소원심판 신청 등 대응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것이다.
이진숙 방통위원장은 이재명 정권이 들어선 후 지속적으로 대립각을 세워오며 정치적 편향성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본인의 정치적 행보를 위해 일부러 '노이즈(소음·분란)'를 만든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자리를 떠나는 그에게 내년에 있을 전국동시지방선거 등 출마 여부를 기자들이 물었으나,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보수 성향 유튜버와 지지자도 일부 기자회견 자리에 함께해 박수를 치고 응원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민주당, 개딸에게 추석 귀성선물 주려고 속전속결"
방송통신위원회 폐지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신설을 골자로 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방미통위법)'이 27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법적 임기'를 강조했던 이진숙 방통위원장도 사실상 퇴출 수순에 접어들었다(관련 기사:
17년만에 간판 바꾸는 방통위... '이진숙 퇴출'보다 주목해야할 사실 https://omn.kr/2fh4y). 이진숙 위원장은 지난 27일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가며 기자들에게 "내가 내 사형장에 들어가서 내가 사형·숙청되는 모습을 지켜볼 것"이라고까지 표현했다.
이 위원장은 28일 오전 국회 소통관 1층에서 마이크를 잡고 "오늘따라 비도 주룩주룩 내린다"라며 "저도 어떤 분처럼 눈물도 나고 해야 하는데, 이런 법을 통과시키는 상황을 보니까 안타깝기는 하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세상에 이런 법이 어디 있느냐? 지금 대한민국 곳곳에서 탄식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라며 "방송과 통신 사이에 '미디어'라는 점 하나 찍었다. 그리고 방송통신위원회를 없애버렸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통상 조직 개편은 구조를 크게 바꿀만한 이유가 있을 때 시행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 미디어 통신위원회를 비교하면 그 틀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라는 지적이었다.
이어 "관계기관들과 충분한 협의도 없었다. 물론 야당인 국민의힘과의 충분한 협의도 없었다"라며 "그런데 왜 이렇게 속도전을 내면서 법을 통과시켰을까? 그것은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25일로 날짜를 정해줬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번 법안은 치즈 법령, 표적 법령이라고 정의한다"라며 "왜 치즈법령인가? 너무나 구멍, 허점이 많다. 곳곳에 구멍이다"라고도 비난했다. "왜 (위원 숫자가) 5명에서 7명으로 늘어나는가? 왜 9명이 아니고, 5명이 아니고, 7명이 되는지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없다"라며 "그리고 정무직인 저를 사실상 면직·해임 시키는 것인데, 왜 정무직은 해임시키고 임용직은 안 되나?"라는 등의 이유였다.
이 위원장은 "소위 검찰청 폐지 법안은 정청래 작품이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법은 최민희 작품"이라며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최민희 과학기술방송통신정보위원회 위원장을 저격했다. 그는 "소위 민주당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들에게 추석 귀성선물을 하려고 충분한 협의없이 이 법을 통과시킨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방송은 국민들에게 공기와도 같은 것"이라며 "이제 속전속결로 이재명 정부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진영을 갖춰서 공영방송사를 민(주)노총 언론노조에 가까운 방송사로 바꾸려고 할 것"이라는 주장을 멈추지 않았다. "국민주권정부라고 이야기를 한다. 저는 이 '국민주권정부'가 소위 '피플스 데모크라시(인민 민주주의)'에 가깝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매우 우려스럽다"라고까지 이야기했다.
헌법소원에 가처분까지... 소통관 기자회견장 못 쓴 건 '보이지 않는 손' 탓?
결국, 방점은 '법적 대응'이었다. 이 위원장은 "불의에 저항하지 않은 것은 불의와 공범이다. 불의에 침묵하는 것도 불의와 공범이다"라며 "저는 이 기자회견을 끝내고 앞으로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되면 법률적인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헌법소원, 가처분, 할 수 있는 모든 법적인 절차를 통해, '이 법이 졸속으로 통과됐고, 너무나 위헌적인 요소가 많다' 이런 점을 국민 여러분께 알릴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통상 화요일에 국무회의가 있다. 지금 보면 화요일(30일) 국무회의에서 이 법이 심의·의결될 것으로 보이고, 그 순간 저는 '자동 면직'된다"라며 "월·화는 출근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어 "제 거취와 관련해선 현재 법적 절차를 밟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되면, 아마 그 직후에 헌법소원과 가처분 등 법적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위원장은 "어제 방미통위법이 통과된 직후에 민주당의 한 의원이 제 옆을 지나가면서 '아, 속이 시원하다' 이런 말을 하더라"라며 "공영방송을 좌파 진영에 조직적으로, 법적으로 갖다 바치는 법안이 통과됐으니까 얼마나 속이 시원하겠느냐?"라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상황에 대한 추가 질문이 나오자 "여성 의원인데 누구인지 모르겠다"라며 "정확한 워딩은 기억이 안 나는데, 이런 구멍 많고, 허점 많은 부실한 법을 통과하고 '속 시원하다'는 말을 들으니 대한민국이 답답하다"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은 소통관 2층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이 아니라 1층 로비에 단상과 스피커를 임시로 옮겨서 진행하게 됐다. 동석한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주말에는 국회의원 외에는 소통관 회견장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는 방호과 담당자의 전화를 받았다"라며 "이진숙 위원장이 안으로 들어갈 수 없어서 여기서 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관례적으로 주말에도 다른 분들이 회견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갑자기 어제(27일) 규정을 들이밀었다"라며 "규정이 있는 것은 사실인데,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한 거 아닌가 의구심도 든다"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기자회견장 사용을 못한 데 정치적 배경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음모론적 발언이었다.
"최민희, 극우적 발언 서슴지 않아... 본인 발언 책임져야 할 것"

▲정책의총 참석한 추미애-최민희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 두 번째)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 참석해 있다. 왼쪽은 최민희 의원.
남소연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각, 최민희 과방위원장을 위시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소속 국회 과방위원들 역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법을 통해 공영방송이 정상화되고 국민신뢰를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진숙 방통위원장을 향해서도 "이 위원장이 이번 결정을 '정치적 숙청'으로 왜곡하고 스스로 희생양인 듯 포장하고 있다"라며 "나아가 민주주의의 보루인 국회를 '사형장' 운운하며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답게 극우적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라고도 직격했다.
이들은 "방통위를 제대로 이끌지 못한 당사자는 자연인으로 돌아가 반성하고 자숙하는 게 국민 앞에 최소한의 도리"라는 지적이었다. 국회 과방위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김현 의원은, 이진숙 위원장이 '법적 대응'을 시사한 데 대해 기자들이 묻자 "과방위가 대응할 사안은 아니고, 방통위가 대응할 사안"이라며 "설명이 더 필요한가?"라고 대수롭지 않게 반응했다. 이진숙 위원장이 '자연인'이 되는만큼, 국회 차원에서 반응할 문제가 아니라는 투이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이진숙 위원장이 이번 법안을 '치즈 법령'이라고 비유한 데 대해 "역시 빵과 치즈 좋아하는 방통위원장답다"라고 비꼬았다. 특히 공영방송을 민주노총이 장악할 것이라는 이 위원장의 주장에 "극우 인사다운 발언"이라며, 이전 정부에서부터 여러 방송사들이 어떻게 정권의 탄압에 망가지게 되었는지 열거했다. "방송을 정상화하겠다는 국회의 노력을 민노총 또는 대통령을 위한 방송으로 만들겠다고 얘기하는 건 도 넘는 발언"이라며 "무책임·무식·무능"이라고도 꼬집었다.
그는 이 위원장이 직무가 정지됐을 때조차 언론 인터뷰와 유튜브 출연 등을 통해 '정치 행위'를 했다고 꼬집으며 "앞으로도 그런 행위를 하기 위한 자락을 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대통령 공격하면 언론에서 제목 뽑아주고, 제목 장사 수단으로 삼고 있다"라며 "앞으로 유튜브 방송에 나가더라도 본인의 발언에 대한 책임은 져야 할 것이라 말씀드리고 경고하는 바이다"라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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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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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직' 앞둔 이진숙 "할 수 있는 모든 법적 대응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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