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누리 마당에는 정원 22명이라고 돼 있다.
증산초등학교
지난해 여름 느닷없이 학령초과자들은 정식 학생이 아니라며 경상북도교육청에서 증산초등학교를 분교장 개편 대상 학교로 예고했다. 이에 마을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나섰다. 지역 관계 기관을 찾아가 호소하고, 면담도 했다. 경상북도 도의회로 찾아가 하소연도 했다. 그렇게 하여 분교장 개편이 유예됐다.
그런데 올해 다시 분교장 개편 대상 학교로 공고됐다. 그 근거는 증산초등학교 학생 수다. 15명이 돼야 하는데 7명이라는 것이다. 학교 누리 마당에는 22명으로 돼 있다. 하지만 학령초과자 15명은 학생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한다.
마을 주민들이 '학령초과자도 당연히 정식 학생'임을 내세우고 있는 근거는 헌법이다.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교육 받을 권리다.
헌법 제31조 제1항.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간단하다. 학령초과자들은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교육받을 권리를 근거로 학교에 입학했다. 학령초과자들을 정식 학생으로 인정할 수 없다면 그 근거를 말하면 된다. 교육받을 권리는 나이가 있는데 이미 나이가 많아 권리가 상실됐다고 하면 어찌하겠는가? 아쉽지만 국민으로서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그런데 만약 엉뚱한 근거를 가지고 학령초과자들을 학생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면 이는 산골 주민들을 우롱하는 것이다.
경상북도교육청은 그 근거를 '2025학년도 초·중학교 학급편성 지침'에서 4가지로 밝혀 놓았다.
첫째, 학급편성 대상은 초·중등교육법 제13조 및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15조에서 규정한 취학의무대상자로 한정하며, 취학의무대상자 외 학령초과자는 학급편성 기준 인원에서 제외함.
제13조, 제15조는 취학의무 나이를 규정하고 있다. 취학의무는 부모에게 부여된 의무다. 일정한 나이가 지나면 부모의 취학의무가 없어지는 것이지만, 의무교육을 받을 권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학령초과자를 학급편성 기준 인원에서 제외하더라도 학생의 신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이 조항은 학령초과자를 학생에서 제외하는 근거로 적합하지 않다.
학습권 침해? 누가 갈라치기 하고 있나

▲ 교실에 걸려 있는 ‘함께 배우는 즐거움’이란 글. 명문이다. 글자 한 자, 한 자에 함께하는 배움의 속뜻이, 기쁨이 새겨져 있다. 학교가,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글자 한 자, 한자에 깊이 깊이 담겨 있다.
증산초등학교
둘째, 교육감은 취학의무대상자를 우선해야 하며, 당연히 교육을 받아야 하는 취학의무대상자의 행·재정적인 지원이 반사적으로 축소돼서는 안됨.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은 다 같은 학생이다. 그런데 교육 기관에서 학생을 학령초과자와 취학의무 대상자로 갈라치기 하고 있다. 학령초과자들의 예산에서 배제해 전혀 지원하지도 않고 있다. 그래 놓고 취학의무 대상자가 학령초과자들 때문에 교육적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한다.
당연히 학령초과자들에게 지원해야 할 교육활동비를 지원하지 않았기에 학생들에게 교육적 피해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는 교육활동비를 지원하지 않은 경상북도교육청 책임이다. 이를 학령초과자 학생들에게 떠넘겨서 되겠는가? 그러므로 이 조항 또한 학령초과자를 학생에서 제외하는 근거로 적합하지 않다.
셋째,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51조(학급수·학생수)는 교육감이 학급수 및 학생수를 결정하는 광범위한 재량권이 있음.
위의 시행령 51조에서 말하고 있는 학생 수는 '학급당 학생 수'다. 학생을 인정하고, 인정하지 아니함은 교육감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그리고 이 조항 아래 항목을 읽어 보면 지역 사정에 따라 학급당 학생 수를 늘릴 수 있도록 허용한 규정이지 줄이기 위해 만든 규정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조항 또한 학령초과자를 학생에서 제외하는 근거로 적합하지 않다.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국민의 기본권이 시행령에 밀려 무너지고 있다. 그 시행령조차도 학령초과자를 학생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근거로 적합하지 않다. 학령초과자들을 정식 학생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경상북도교육청 '2025학년도 초·중학교 학급편성 지침'을 읽고 나니 산골 주민을 우롱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교육의 궁극적 목적은 학생의 행복을, 희망을 열어주는 것이다. 이제라도 학교에 다니지 못한 가슴 깊숙이 맺혀 있는 한을 풀어주는 데 교육 기관이 그 어느 기관보다 앞장서 나서야 할 것이 아닌가? 그리하여 그들에게 배우는 즐거움을, 삶의 행복함을 열어주어야 한다.

▲ 가을 운동회. 학령초과자들이 직접 참여해 즐거움을 마음껏 누리고 있다.
증산초등학교
산골 한 주민의 말이 울림으로 다가온다.
"증산초등학교는 아이들은 어르신을 존경하고, 어르신들은 아이들에게 사랑을 나누는 아름다운 모범을 보여주는 행복이 꽃피는 곳이다. 이런 행복의 꽃이 전국으로 널리 퍼져 나갔으면 좋겠다."
작은 학교를 살려 지방 소멸을 막고, 공교육의 지평을 열어, 배우지 못한 한을 풀어주고 행복한 삶으로 이끌어 준다면 그야말로 일석삼조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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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 배우고 가르치는 행복에서 물러나 시골 살이하면서 자연에서 느끼고 배우며 그리고 깨닫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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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길 잃은 학령초과자... 헌법에 명시된 권리가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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