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25.09.29 15:09수정 2025.09.29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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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후 외벌이로 살면서 나를 위한 지출은 제일 먼저 줄였다. 자연스레 만나는 사람도, 횟수도 적어지며 점차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볼일이 생겨 외출 했을 때 근처에 있는 지인을 만나는 정도였다.
지난주, 이경화증 수술 후 마지막 청각 검사가 있는 날이었다. 대학원 동기가 병원 근처에 살기에 자연스레 연락을 했고, 점심을 함께 먹기로 했다. 필자가 힘든 시간을 보낼 때 함께 울어준 따뜻한 마음을 가진 지인이었다. 본업이 아닌 글쓰기로 작지만 소중한 원고료를 받았을 때 가장 축하해준 지인이었고, 원고료로 응원해준 첫 지인이기도 했다.
배보다 큰 배꼽의 위로
<오마이뉴스>에서 '으뜸' 등급을 처음으로 받고, 지인에게 점심을 대접할 요량으로 약속을 잡은 것이다. 재빠르게 카드를 '터치'하여 성공적으로 식사를 대접했다. 우리는 헤어지기 아쉬워 근처 디저트 카페로 갔다. 디저트 먹을 배는 항상 준비되어 있으므로.
비 오는 평일 점심, 우리는 카페의 창가에 자리를 잡고, 커피 향기를 맡으며 에그타르트를 먹었다. 창밖으로 떨어지는 빗방울과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속에서, 여유롭게 음악을 들으며 차를 마시는 이 시간이 여유롭고 좋았다. '워킹맘'으로 바쁘게 지낼 때는 엄두도 내지 못한 사치였다. 늘 해야 할 일에 쫓겨 바쁘게 살아가는 일상의 연속이었기 때문이다.
헤어지려는 찰나, 지인이 파이 한 상자를 내밀었다. 그것은 밥값보다도 더 비싼 디저트였다.

▲파이9종세트 배보다 배꼽이 큰 감동 디저트
박이연
"우리 동네에 왔으니까, 내가 밥을 샀어야 하는데 못 샀으니까."
무심히 내미는 그 손길에 나는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삶을 공유하고, 함께 울고, 격려하고, 축하하는 그 행위 자체가 행복한 오늘, 지인에게 받은 파이는 또 다른 응원이고 격려였다. 장거리 빗길 운전도 벅찬 감동으로 힘들지 않았다.
일상으로 돌아와, 아이들에게 저녁을 차려주고, 디저트를 꺼내 주며 으스대듯 말했다.
"이거 엄마 친구가 사 준거야."
아이들은 다양한 종류의 파이에 그저 신이 나서 무엇을 먹을까 고민할 뿐, 엄마의 설렘과 감동은 안중에도 없었다. 맛있게 먹으며 웃는 아이를 쳐다보며 나 또한 그저 행복할 뿐이었다. 아홉 개의 파이를 먹는 동안, 지인의 마음과 미소를 떠올리며 한 순간 한 순간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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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 한 상자에 왈칵, 눈물 나게 만든 디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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