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지방검찰청.
안현주
검찰이 총수 2세(회장 아들) 회사 부당 지원 혐의를 받는 중흥건설에 대해 총수 일가는 제외하고 법인만을 기소하는 선에서 수사를 끝냈다. 법조계에선 "기업 의사 결정은 결국 자연인이 하는 건데, 총수 일가 봐주기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30일 광주지방검찰청(검사장 박현철)은 언론 공지를 통해 이 사건 수사 결과를 알렸다.
이에 따르면 '중흥 사건'을 수사한 광주지검 반부패강력수사부(부장 김진용)는 중흥건설 법인만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이날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법인만을 기소한 이유에 대한 설명 없이 공지를 통해 "향후에도 공정거래 저해 범죄에 적극 대응함으로써 공정한 경쟁질서 유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중흥건설 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중흥건설 법인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공정위는 지난 6월 브리핑에서 중흥건설(회장 정창선)이 총수 2세(부회장 정원주)가 지배하는 중흥토건에 공짜로 보증을 서주는 방식으로 취약한 신용을 보강해 줬고, 이를 통해 중흥토건은 대규모 주택 건설 사업이 가능해졌다는 조사 결과를 공표한 바 있다. 이때 공정위는 중흥건설 법인 고발 방침도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중흥토건은 정 부회장이 2007년 인수할 당시 기업 가치가 12억 원에 불과한 소규모 지역 건설사여서 자체 신용으론 대규모 건설사업 시행을 위한 대출이 곤란한 상황이었다.
정상적인 경우라면 연대보증 등 신용 보강을 위해 시공 지분을 나누거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지만, 중흥토건은 중흥건설로부터 무상으로 신용을 보강받는 수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당시 브리핑에서 공정위는 공짜 보증 대가를 환산한 금액(180억 원)을 중흥건설에 과징금으로 부과했다고 밝힌 뒤 "공짜 보증에 힘입어 총수 2세 회사인 중흥토건이 2015년부터 올 2월까지 대규모 건설 사업이 가능해졌고, 이를 통해 중흥토건이 얻은 이익이 1조 원을 웃돈다"고 밝혔다.

▲ 광주에 있는 중흥건설 사옥
중흥건설
중흥건설은 부당 지원 과정에서 중흥토건 정원주 부회장이 지분가치 상승, 배당금(650억 원), 급여(51억 원) 등을 취하도록 한 혐의도 있다고 공정위는 지난 6월 브리핑에서 밝혔다. 이때 공정위는 이 같은 부당 지원이 '중흥건설이라는 기업집단 지배구조를 2세 회사인 중흥토건 중심으로 재편하는 경영권 승계 계획의 일환으로 이뤄진 것'으로 결론 내렸다.
지난 6월 공정위 "총수 일가 연루 규명 못해 회사만 고발"
3개월 뒤 검찰 "부당 지원 주체인 중흥건설 법인만 기소"
법조인 "기업 의사 결정은 자연인... 봐주기 수사 아니냐"
그럼에도 공정위는 "(수사권이 없어) 총수 일가 연루 여부는 밝혀내지 못했다"며 총수 일가는 고발하지 않고, 공짜 보증을 서 준 중흥건설만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의 '반쪽 고발'에도 광주 법조계에선 검찰이 정창선·정원주 오너 일가를 조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