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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5.10.04 14:58수정 2025.10.04 14:58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아파트내 어린이집 아이들의 추석 선물
조상연
사진관을 20년 넘게 하다가 디지털이라는 문명에 치여 견디질 못하고 경비원 생활을 한지 어언 10년이 넘었습니다. 그동안 말 못 할 여러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만 오늘만큼은 눈물이 찔끔 날 만큼 아름다운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어린아이를 좋아하지만 손자 손녀가 없기에 그 감동은 더 합니다.
저는 서울 광진구 구의동의 한 아파트에 근무하는 경비원입니다. 아파트 안에는 어린이집이 있지요. 아이들이 얼마나 예쁘고 귀여운지 아이들 등원 시간에 맞춰 청소를 핑계로 일부러 올라가기도 하지요. 젊은 엄마들 또한 예의 바르고 얼마나 다정한지 모릅니다.
볕도 좋은 정오, 경비실에 앉아 있는데 저 멀리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눈에 익은 아이들이 보입니다. 사진관을 하며 많은 유치원 행사를 보아왔기에 어린이집 송편 만들기거나 예절교육인가 했습니다. 밖에 나가 아이들을 유심히 바라보며 괜히 좋아하고 있는데 원장님과 함께 제게로 다가오더니 "할아버지"하며 인사를 합니다.
"안녕하세요. 아이들에게 추석 선물 드리고 싶은 어른들을 골라보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몇몇 아이들이 경비원 할아버지께 꼭 드리고 싶다고 합니다. 그래서 함께 왔습니다. 송편입니다. 간식으로 맛있게 드세요."
평소 아이들 산책 나오면 일부러 뛰어가 교통정리를 해주고 횡단보도를 손잡아 건네주던 일이 마음에 꽤 좋았나 보다며 원장님이 웃습니다. 원장님의 말씀과 아이들이 저를 바라보는 표정은 그야말로 감동이었습니다. 순간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선물은 하나도 궁금하지 않았습니다. 송편이 아니라 돌에다가 '떡'이라고 쓴 선물인들 고맙지 않을까요? 보자기 속에는 아이들의 마음이 담겨 있었습니다. 원장님과 여러 선생님들 그리고 어린이집의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시인인 저의 벗이 지은 동시 한 수 선물합니다. 고맙습니다.
이렇게 세상이 아름다운 것은
- 오인태
다시 봄이 오고
이렇게 숲이 눈부신 것은
파릇파릇 새잎이 눈뜨기 때문이지
저렇게 언덕이 듬직한 것은
쑥쑥 새싹들이 키 크기 때문이지
다시 봄이 오고
이렇게 도랑물이 생기를 찾는 것은
갓 깨어난 올챙이 송사리들이
졸래졸래 물 속에 놀고 있기 때문이지
저렇게 농삿집 뜨락이 따뜻한 것은
갓 태어난 송아지 강아지들이
올망졸망 봄볕에 몸 부비고 있기 때문이지
다시 봄이 오고
이렇게 세상이 아름다운 것은
새잎 같은 너희들이 있기 때문이지
새싹 같은 너희들이 있기 때문이지
다시 오월이 찾아오고
이렇게 세상이 사랑스러운 것은
올챙이 같은 송사리 같은 너희들이 있기 때문이지
송아지 같은 강아지 같은 너희들이 있기 때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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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원 할아버지께 꼭 드리고 싶다고..." 눈물이 핑 돈 추석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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