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 교민 박옥규씨의 자서전 출판기념회에서 그의 세 자녀들이 아버지의 책 출간에 대한 소감을 밝히고 있다.
김항석
독후감을 발표한 런던 교민 이연우(전 역사교사)씨는 "굴곡진 역사의 비극 속에서 찢어진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스스로를 극한 현장에 몰아넣고 온 몸으로 고통을 참으며 살아낸 분들을 보니 마치 영화 <국제시장>을 보는 것과 같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특히 이 책은 하루하루 고군분투하며 해외에서 힘들게 살고 있는 한인가정에게 '이민자로서 견딜 수 없는 고통스런 삶과 위기가 닥치더라도 이 모든 아픔도 가족과 함께 헤쳐 나가면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고 강조했다.
이날 배우자와 자녀들과 함께 참석한 세 자녀들은 "평생 아내와 자녀를 위해 헌신한 아빠에 깊이 감사드린다"라며 "팔순이 넘어서 컴퓨터를 처음 배운 아빠가 3년에 걸쳐 자서전을 작성하고 2년 동안의 교정 과정을 거치면서 최종적으로 책을 발간한 것이 무척 놀랍고 그 열정에 찬사를 보낸다"고 했다. 소감 발표 중 둘째 딸은 갑자기 눈물이 터져 서둘러 언니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박씨의 큰 딸 애니타 박은 미국에서 스페인어 박사를 취득해 학생들 논문지도를 하며 필라테스 강사로도 활동 중이고, 피아니스트인 둘째 딸 앤젤라 박은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시(London)에 소재한 웨스턴 대학교(Western University)에서 음대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막내 앤드류 박은 응급의학 전문의사로 4만3천 명 회원이 가입한 온타리오주 의사협회에 최초의 동양인 회장으로 2022년 취임했다.
출판기념회 중 저자 박씨의 소감을 듣는 순서도 있었으나, 그는 80여 년간 쌓인 응어리와 희비가 폭풍같이 밀려든 탓인지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 박옥규씨가 장녀 애니타의 첫 돌을 기념해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생토마스시의 집에서 찍은 사진. 오른쪽은 박씨의 아내 송영자씨. 박씨는 병마와 싸우는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의 86년 인생을 정리한 자서전을 5년 간 집필·편집한 끝에 최근 출간을 마무리했다.
박옥규
1968년 캐나다로 이민한 박씨는 토론토에서 서남쪽으로 2시간 거리에 있는 런던시에 아내인 송영자씨와 함께 정착했다. 편의점과 세탁소 등을 하며 세 아이들이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에 집중했다.
70세에 은퇴한 뒤 부동산 등으로 재산을 일군 박씨는 2018년 폐암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난 아내의 유언에 따라 빅토리아 병원과 웨스턴 음대, 그리고 키와니스 재단에 거액의 기부금을 출연하기도 했다.
박씨의 헌신적인 삶과 공공을 위한 나눔 실천은 2023년 <오마이뉴스>를 통해 그 사연이 널리 퍼져 교민들의 귀감이 됐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2
공유하기
말기암 극복 후 하루 8시간 타이핑... 86세에 자서전 낸 아버지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