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석환 위메이드 부사장이 18일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호텔에서 열린 프로젝트 스테이블 원(Project Stable One)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전용 메인넷인 '스테이블 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나라는 어떨까. 한국은행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가상자산거래소(5개)에 계정을 가진 개인 투자자는 1825만 명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15세 이상 인구수(4557만 명)의 4할이 넘는 수치다. 중복된 경우를 감안하더라도, 가상자산 투자에 참여하고 있는 이들이 무척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미국, 홍콩 등지에서 가상자산 투자에 대한 우호적 환경이 조성되고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강세를 이어가면서 투자자 수와 유입되는 자금이 증가하는 추세다. 2024년 말 기준, 5개 거래소가 보유한 시가총액은 104조 원이고, 일일 평균 거래대금은 17조 원을 상회한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소액 단기 매매 중심으로 움직인다. 2021년 6월 한화자산운용이 설문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투자 기간이 6개월 미만이고 투자 금액이 1천만 원 이하인 시장 참여자가 과반이 훌쩍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자산 시장이 '개인 중심의 투기적 수요'를 바탕으로 작동되고 있다는 뜻이다.
투자(投資)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산의 가치 상승을 목표로 삼지만, 투기(投機)는 단기적인 가격 변동을 통해 차익을 얻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신생기업에 자금을 제공해 성장을 돕는 것은 투자지만, 시세 차익을 목적으로 변동성이 큰 자산을 단기간에 사고파는 것은 투기라 할 수 있다.
이재명 정부는 가상자산을 투기 대상이 아닌 국가 전략 자산으로 바라보고 제도권 금융과의 연계를 통해 대한민국을 '디지털자산 허브(hub)'로 만들겠다는 구상 하에, 가상자산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 48번이 '디지털자산 생태계 구축'이다.
국내외적으로 가상자산 시장이 커지기 시작하자 정부와 국회는 투자자 보호와 불공정거래 규제에 초점을 맞추고 법제화를 서두르고 있다. 2024년 7월 이후 가상자산 이용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률이 시행 중이고, 디지털자산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기본법이 발의된 상태다.
정부는 이달 중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한다.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대통령 공약사항이다. 이 코인 발행에 대해서는 총론과 각론 모두에서 찬성과 반대 의견이 다양하게 제기되고 있다.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입법 및 제도화 과정에서 여러 집단 간 이견 분출 및 충돌이 예상된다.
가상자산을 지지하는 이들은 국가에 의해 '중앙화된' 화폐 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세계적으로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은행 계좌가 없는 탓에 기본적인 금융 서비스조차 받지 못하고 있고, 국경에 의한 화폐의 분리로 높은 거래 비용과 환율 변동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며, 금융위기의 원인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작동되는 '탈중앙화된' 화폐 운영체계는 빠르고, 비용이 덜 들뿐만 아니라 금융 접근성을 높여 금융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집중이 아니라 분산을 통해서 지금보다 훨씬 투명하고 공정한 금융 질서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가상자산을 반대하는 이들은 '암호화된' 화폐 운영체계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가상자산 시장은 선량한 투자자뿐만 아니라 손쉽게 돈을 벌려는 투기꾼과 검은돈을 세탁하려는 범죄자가 뒤섞인 도박장이라는 것. 스테이블코인은 '그림자 금융'이기 때문에 엄격히 통제되지 않으면 금융 질서를 위험에 빠뜨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나아가 자산 발굴에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한다는 점. 사회적으로 유의미한 가치를 창출하지 못한다는 점.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인 코인 발행자들이 실물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할 것이라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 문제가 터지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 한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한다.
화폐는 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진화해 왔고, 디지털 기반의 금융 생태계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디지털자산과 화폐를 만드는 길은 가상자산과 스테이블코인만 있는 것이 아니다. 중앙은행이 디지털화폐(CBDC)를 직접 주조하는 방법도 존재한다.
미국은 전자의 길을, 중국은 후자의 길을 걷고 있다. 통화 패권을 둘러싼 국제 정세의 흐름은 우리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국적 맥락에서 가상자산과 스테이블코인이 미래 금융 지도를 바꿀 태풍의 눈이 될지, 찻잔 속 회오리로 끝날지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어떤 선택을 하는가에 따라 미래는 달라질 것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공유하기
'스테이블 코인' 미국은 주목하고, 중국은 금지하고... 무엇이 정답일까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