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충현 노동자 사고 이후 폐쇄된 선반작업장 사진
한전KPS비정규직지회
사고 이후 100일이 지난 9월에 동료들과 함께 현장으로 복귀했다. 우리를 맞이한 건 침묵 뿐이었다. 노동자들이 기대했던 새로운 안전 교육도, 제대로 된 재발 방지 대책도 없었다. 회사는 평소처럼 돌아갔다. 다시 위험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우리는 유튜브를 통해 현장의 필수 안전 수칙을 찾아보고, 응급처치법과 감전 사고 대응 영상을 시청했다. 안전이 제도의 몫이 아닌, 개인의 생존 기술로 전락한 현실이었다.
"오로지 사무실의 문서 속에서만 변화가 있죠. '개선'이라는 단어는 서류에만 존재합니다."
사고 이후 산업계와 정부는 대책을 내놓았다. '고 김충현 사망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발전산업 고용안전 협의체'가 구성되고 원청·하청·노동부가 참여하는 회의체가 만들어졌다. 보고서에는 '안전관리 강화', '하도급 구조 개선'이라는 문구가 빼곡히 적혔다. 그러나 현장은 그대로라고 본다. 새로운 절차는 종이 위에만 존재했고, 작업대 위에서는 여전히 위험한 공정이 이어졌다.
심지어 함께 일하던 KPS 직원들과의 관계도 무너진 듯하다. 불법파견 소송에서 이긴 뒤부터, 노동자들은 원청의 '불편한 존재'가 되었다. 현장은 돌아왔지만, 관계는 끊어졌다.
우리는 언제쯤 안전해질 수 있을까
100일 동안 노동자들은 사고의 트라우마와 불안을 견디며 다시 공구를 들었다. 그러나 달라진 것은 없었다. 여전히 비자격자가 비계를 쌓고, 위험천만한 고압 전선을 맨손으로 다룬다.
"다시 누군가 다치기 전까지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겠죠."
이 말은 체념이 아니라, 현실의 진술이었다. 충현이 형이 떠났지만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우리는 언제쯤 안전해질 수 있을까. 그 질문은 누구에게도 대답을 요구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는 오늘도 다시 현장으로 향한다. 두려움과 책임, 그리고 생계를 품은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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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26일 출범한 사단법인 김용균재단입니다. 비정규직없는 세상, 노동자가 건강하게 일하는 세상을 일구기 위하여 고 김용균노동자의 투쟁을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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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현 노동자 사망 이후 다시 돌아온 현장, 이게 맞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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