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공천개입,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씨(파면된 전직 대통령 윤석열의 아내)가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건희씨가 도이치모터스 2차 주가조작이 이뤄지던 지난 2011년 1월,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팔아 얻은 수익을 누군가와 "6대 4로 나누기로 했다"고 말한 녹취가 15일 법정에서 공개됐다. 녹취를 남기지 않기 위해 증권사 전화가 아닌, 증권사 직원의 개인 핸드폰으로 통화하려 한 장면도 드러났다.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7형사부(우인성 재판장) 심리로 김건희씨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2차 공판기일이 진행됐다. 김씨는 지난 1차 공판과 마찬가지로 사복을 입고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 정장을 입고 검은 뿔테 안경을 썼다. 김씨는 오전 재판 내내 미동 없이 정면 아래를 응시했다.
김건희 특검(민중기 특별검사) 쪽은 김씨 계좌를 관리했던 전 미래에셋증권 직원 박아무개씨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하며, 그와 김씨의 음성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김씨는 지난 2011년 1월 10일 자신의 미래에셋증권 계좌에서 보유했던 도이치모터스 주식 전체를 토러스투자증권(현 DS증권) 계좌로 옮겨 '블록딜'로 매도했다. 블록딜이란 시간 외 대량매매를 뜻하는 말로, 시장가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정규 거래시간 외에 이뤄진다. 당일 있던 통화에서 김씨는 마치 누군가에게 블록딜 매매를 주문받은듯 다급하게 이야기했다.
김건희 : 오늘 블록으로 좀 팔고 다시 그리로 옮길 거예요.
박아무개 : 블록으로 판다고요?
김건희 : 네 블록으로. 지금 너무 물량이 많으니까. 바로 팔았다가 바로 다시 옮길 거니까요. 지금 이걸 11시 50분까지 해야된대요.
3일 뒤인 1월 13일 김씨는 박씨와 통화해 정산을 이야기하며 사전에 누군가와 '6 대 4'로 수익금을 나누기로 했다고 언급한다.
김건희 : 25억7700원이 남은 거죠, 그렇죠?
박아무개 : 네, 순수하게 다 팔았을 때 남은 돈이 이거에요. 25억7700원. 여기서 또 쉐어를 하는, 나누는 거예요?
김건희 : 내가 거기는 40% 주기로 했어요, 일단.
박아무개 : 아우 많이도 낸다.
김건희 : 6 대 4로 내가 나누기로 하면, 저쪽에 얼마를 주는 거예요? 거의 2억 7000(만 원)을 줘야 되는 것 같은데.
(중략)
김건희 : 지금 달라는 돈이 2억7000이에요.
박아무개 : 걔네들이 2억7000을 달라고 한다고요?
김건희 : 네.
박아무개 : 이미 3000을 줬는뎨? 그러면 2억7000 달라는 얘기고. 이익금 2억4000에다가.
김건희 : 이익금에다가 이 수수료 1200만 원 더해서.
김씨가 정산을 언급한 건 처음이 아니었다. 블록딜 매도 사흘 전인 1월 7일, 김씨는 박씨에게 금융 상품 투자를 권유받고 누군가와의 "쉐어"를 이유로 단호히 거절했다.
박아무개 : 대표님, 제가 자꾸 그쪽 얘길 하긴 하는데, 지난번에 한번 보여드렸던 그...
김건희 : 그거는요, 저희 일단 매매 끝나면요.
박아무개 : 아, 끝나면.
김건희 : 네, 지금 당장은 힘들고 매매 끝나고 할게요.
박아무개 : 예예.
김건희 : 지금 매매 정리 중이니까요.
박아무개 : 저는 또 이렇게 매매, 팔아놓은 게 있으니까. 일부만 한번 일단은 발을 담궈 보시면 어떨까 생각이 들어서.
김건희 : 아니, 아니, 아니요.
박아무개 : 그건 아니구나.
김건희 : 쉐어를 해야돼서 일단.
박아무개 : 아 그렇구나, 또 정산을 해야 되는 모양이죠?
김건희 : 예 그렇죠.
김씨와 사전 정산을 약속한 이들은 김건희씨에게 '블록딜' 실행 수수료 12%를 추가로 떼어간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인 블록딜 매매는 아니었던 셈이다. 보통 블랙딜은 당일 종가보다 할인된 가격에 매매된다. 김씨의 경우 10%의 할인율에, 추가로 12%를 더 내어줬다. 박씨는 이날 특검 측으로부터 "할인율 이외 별도 고율의 블록딜 수수료를 수취하는 방식을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없다"고 답했다.
김씨가 박씨와의 통화기록을 남기지 않으려는듯, 박씨 개인 휴대전화로 통화하려는 모습도 나왔다. 김씨는 2010년 10월 22일 통화에서 "앞으로 통화할 거면 핸드폰이 낫지 않냐, (증권사 번호는) 다 녹음이 되지 않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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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육성 공개 "도이치 판 수익 6대4로 나누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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