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종을 위해 망에 담아둔 마늘에 싹이 났다. 싹이난 마늘은 심을 수도 없고, 깐마늘로 팔 수도 없다.
이재환 -독자제공
가을에 심고 이듬해 봄에 수확하는 마늘은 파종조차 못 하고 있다. 파종을 하지 못 한 마늘에서는 싹이 돋아나고 있다. 이 또한 비 때문이다.
임병택(청양) 농민은 "마늘 농사를 1만 평 정도 짓고 있다. 하지만 요즘 비가 많이 와서 마늘을 심을 수가 없다. 이미 마늘을 심었어야 한다. 하지만 아무것도 못 하고 있다"라며 "파종 시기가 늦어지면서 마늘에 이미 싹이 나 있다. 모두 버려야 하는 상황이다. 싹이 난 마늘은 밭에 심을 수도 없고 깐마늘로도 팔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벼농사도 비상이다. 쓰려진 벼에도 싹이 났다. 벼를 베지도 못 하고 있다. 싹이 난 벼를 수확해도 도정을 하면 가루가 돼 사라져 버린다"라고 덧붙였다.
올해 김장도 '비상'이다. 김장의 주재료인 배추와 쪽파도 피해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귀농해 20년 이상 농사를 짓고 있는 베테랑 농민도 한숨 쉬고 있다.
곽현정(홍성 장곡) 농민은 "김장을 하려고 9월 초에 심은 배추에 무름병이 와서 잎과 뿌리가 썩고 있다. 쪽파도 자라기도 전에 끝이 노랗게 변하고 있다. 쪽파 파종을 다시 하는 농가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밭이나 논이나 요즘은 비가 오면 안 되는 시기다. 때 아닌 비로 난리가 난 상황이다. 올해 같은 흉년은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 정말 큰일 났다는 가을장마 그후 #흉작 (취재-촬영: 이재환, 편집: 박순옥)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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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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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아닌 가을비 난리, 이런 흉년 처음"...벼도 못 베는 농민들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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