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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샵으로 직접 복원, 60년 된 돌사진에 남은 것

'남는 건 사진 뿐'이던 그 시절... 디지털 이미지로 대신할 수 없는 온기가 있었다

등록 2025.10.16 16:24수정 2025.10.16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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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을 정리하다가 빛바랜 사진 한 장을 발견했다. 60년이 훌쩍 지난 나의 돌사진이었다. 어린 시절 모습을 담은 유일한 사진이다. 사진 속에는 시대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묻어 있다. 짧은 소매에 단추가 달린 셔츠를 입고, 앞이 트인 바지를 착용하고 있었다. 당시엔 아기들에게 흔히 입히던 옷이었다. 사진 속 트인 바지 사이로 아기의 사적인 부분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그 시절에는 누구나 웃으며 받아들였던 순수한 사진 장면이었다. 지금 같으면 이해 받기 힘든 모습이지만, 그때는 그런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웠다. 사진은 꾸밈 없는 1960년대의 한 단면을 보여주며, 따뜻함을 담은 기록이 되었다.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사진의 중간 부분은 찢긴 듯 트여 있었고, 색은 누렇게 바래 있었다. 그 사진을 그냥 버려둘 수 없어 복원해 보기로 했다. 손상된 부분을 포토샵으로 보정해 최대한 자연스럽게 복구했다. 완벽하진 않았지만 찢어진 부분은 감출 수 있었고, 그 자체로 충분했다.


묘하게 가슴이 뭉클했다

 액자안 복원된 돌사진과,1960년대 짧은 소매 셔츠와 앞이 트인 바지를 입은 옛날 돌사진
액자안 복원된 돌사진과,1960년대 짧은 소매 셔츠와 앞이 트인 바지를 입은 옛날 돌사진 김종섭

사진이 담긴 휴대폰을 들고 집 근처 런던드럭(캐나다에 있는 소매점) 매장에 들러 사진 인화를 맡겼다. 사진을 찾던 날, 괜히 마음이 들떴다. 혹시 특정 부분이 노출된 사진이라 인화를 거절 당하지는 않을까 걱정도 되었다. 캐나다 사람들의 눈에는 다소 낯선 1960년대 한국 아기의 노출된 모습이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었다.

괜한 걱정이었다. 사진은 봉투에 깔끔히 밀봉되어 있었다. 집에 와 사진을 꺼내보았다. 복원된 결과는 완벽하지 않았지만, 세월의 흔적을 따라가는 느낌이었다. 사진을 액자에 넣어 책상 앞에 올려두니 묘하게 가슴이 뭉클했다.

'이게 바로 60년 전 나였구나.'

세월의 먼지가 묻은 사진 속 어린 시절의 나를 바라보며, 그 시절과 눈을 마주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장롱 속에는 몇 달 전 정리한 가족사진 앨범들이 여전히 보관되어 있다. 한국에서 온 큰아들에게 "어릴 적 사진 가져가라" 했더니, "아빠가 그냥 보관하세요"라며 두고 갔다. 아내가 아쉬운 마음에 "그래도 열쇠고리에 담긴 돌사진이라도 가져가라"고 했지만, 아들은 웃으며 "엄마가 갖고 계세요"라고 말하고 떠났다. 작은아들도 다르지 않았다. 결혼까지 했지만, 앨범에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보며 문득 생각했다. 우리 세대에게 사진은 시간을 붙잡는 기억의 끈이었지만, 요즘 세대에게 사진은 그때그때 꺼내보는 데이터 파일에 익숙하지 않을까. 현상된 사진은 아들에게 번거롭고 낯선 물건일지도 모른다. 활자 신문이 사라지고, 손편지가 이메일로 바뀐 것처럼, 사진도 디지털 세상 속에서 형태를 달리했을 뿐이다.

'남는 건 사진 뿐'이던 시절


예전에는 결혼식이나 신혼여행 때 '남는 건 사진 뿐'이라며 카메라를 챙기곤 했다. 그 시절엔 사진 한 장이 인생의 기록이자 기억의 증표였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남기기보다는 즉시 보여주고, 기록하기보다는 순간을 공유하는 시대가 되었다.

복원된 돌 사진을 바라보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마 우리 세대가 간직하는 '사진'의 의미는 서서히 사라져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 장의 빛바랜 사진 속에는, 어떤 디지털 이미지로도 대신할 수 없는 세월의 온기와 존재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책상 앞에 둔 돌 사진을 바라본다. 사진 속 아기의 눈빛이 따뜻하게 느껴진다. 이 시대의 누군가에게도 이런 따뜻한 마음이 닿기를 바란다.
#빛바랜기억 #돌사진 #세대차이 #아날로그감성 #사진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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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 거주하며, 이민자의 삶과 일상에서 건져 올린 이야기를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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