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중앙농협이 올 1월 조합원들에게 지급한 골드바 실물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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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골드바 지급, 무료 해외여행 실시' 등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쪽에서 농협 관련 전문 변호사에게 법률 검토를 의뢰한 결과는 농림축산식품부나 농협중앙회의 의견과는 전혀 달랐다. 법률 검토를 의뢰받은 A변호사는 위탁선거법 제35조(기부행위 제한)와 제58조(매수 및 이해유도죄), 제59조(기부행위의 금지·제한 등 위반죄), 농협법 제170조(사업목적 외 자금사용죄)를 위반했을 가능성이 크고, 심지어 형법상 업무상배임행위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위탁선거법의 공소시효(6개월)가 완성되어 위탁선거법으로는 형사처벌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 중앙농협 사례에서 조합장 후보자가 2023년 선거 당시 '금 15돈 증정, 무료 해외여행'을 공약으로 내세운 행위는 선거에서의 당선을 목적으로 선거인에게 재산상 이익의 제공을 명시적으로 약속한 것이므로 위탁선거법 58조에 위반될 소지가 상당히 높다"라고 분석했다. 위탁선거법 제58조(매수 및 이해유도죄) 제1호 따르면, 선거운동을 목적으로 선거인이나 그의 가족 등에게 금전·물품·향응이나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이나 공사(公私)의 직을 제공하거나 제공의 의사를 표하거나 제공을 약속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만 "위탁선거법상 선거범죄는 공소시효를 '해당 선거일 후 6개월'로 매우 짧게 규정하고 있다"라며 "따라서 2023년에 실시된 선거와 관련된 매수 및 이해유도 혐의는 현재 시점에서 공소시효가 완성되어 형사처벌이 불가능할 것으로 사료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해당 선거 이후에도 다음 선거에서의 연임을 목적으로 비슷한 행위를 반복한 적이 있다면, 해당 선거일이 최근 6개월 이내인 경우에 한하여 처벌이 가능할 여지가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서울 중앙농협 조합장이 당선 후 재임 중 조합원들에게 35억 원 상당의 골드바를 지급하고, 50억 원 상당의 무료 해외여행을 제공한 행위는 그 명목과 관계없이 조합의 재산을 이용해 조합원 등에게 재산상 이익을 제공한 것이므로 기부행위 제한 규정 위반에 해당될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법률해석을 내렸다. 위탁선거법 제35조와 제59조를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위탁선거법 제35조(기부행위 제한) 제5항에 따르면, 지역농협 조합장은 재임 중에 기부행위('선거인 등을 대상으로 금전·물품 또는 그밖의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거나 그 이익제공의 의사를 표시하거나 그 제공을 약속하는 행위')를 할 수 없고,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같은 법 제59조는 이 제35조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선거일 후에 행해진 범죄의 공소시효는 그 행위가 있는 날부터 6개월이므로 2024년 1~2월경에 이루어진 골드바 지금 행위는 이미 공소시효가 완성되었을 가능성이 높고, 무료 해외여행도 언론보도 이후 중단되었다면 대부분 공소시효가 완성되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최근 6개월 이내에 여행이 실시된 사실이 있다면 해당 특정행위에 한해서는 처벌이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A변호사는 '사업목적 외 자금사용죄'를 명시한 농협법 제170조를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그는 "본 사안에서 조합장이 선거공약 이행을 위해 집행한 골드바 지급 및 해외여행 제공은 농협법이 정한 사업범위에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특히 조합원 관련 비용을 '교육지원사업비'가 아닌 사실상 접대비 성격의 '업무추진비'로 회계처리한 점은 해당 지출이 정당한 사업목적에 부합하지 않음을 방증한다"라고 꼬집었다. 농협법 제57조는 지역농협의 사업으로 교육.지원, 경제, 신용, 복지후생사업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서울 중앙농협의 '사업계획 및 수지예산서'(2024년도와 2025년도)에 따르면, '행운의 농협 금뱃지'에 총 35억 원, '농업생산·유통 (국회) 선진지 견학 및 기타'와 '국내외 선진지 견학 미참여 조합원 지원'에 각각 17억 원과 2억 원을 지급한다고 돼 있는데, 둘 다 '업무추진비' 항목으로 회계처리돼 있다.
A변호사는 "'손실'을 끼친 경우와 관련해 본 사안에서 조합은 약 85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조합의 사업과 무관하게 조합장 개인의 공약 이행을 위해 소모하였으므로 조합에 동액 상당의 재산상 손실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라며 "위탁선거법 위반죄와 달라 본 죄의 공소시효는 10년이므로 2024년 1~2월경 이루어진 자금집행 행위는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아 현재에도 형사처벌이 가능할 것으로 사료된다"라고 해석했다.
"총회 의결 거쳐서 적법하다? 법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려워"
특히 A변호사는 형법상 업무상배임죄 적용까지 가능하다고 봤다. 그는 "조합장은 조합의 재산을 선량하게 관리하고 조합의 이익을 위해 집행해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는 자로서 '업무상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명백하게 해당한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법한 선거공약을 이행할 목적으로 약 85억 원에 달하는 조합 예산을 집행한 행위, 특히 조합원 관련 비용을 '교육지원사업비'가 아닌 사실상 접대비 성격의 '업무추진비'로 부적절하게 회계처리하여 관련법류를 위반항 행위 등은 업무위배행위에 해당한다"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해당 예산 집행으로 조합장 자신은 공약 이행이라는 정치적 이익을, 조합원들은 금전적 이익을 얻은 반면, 조합은 동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라고 지적했다.
'총회 의결을 거쳐 적법하다'는 서울 중앙농협측의 주장과 관련, 그는 "이러한 주장은 법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라며 "(대법원) 판례는 위법한 행위에 대하여 총회 또는 주주 총회의 결의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 결의가 배임행위에 해당하는 부당한 영향력 행사 등의 결과로 이루어진 경우에는 그러한 결의를 거쳤다고 해서 해당 위법행위가 유효하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일관되게 판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주주총회 또는 총회 의결이 조합장의 개인적인 선거 공약 달성을 위한 부당한 영향력 행사에 의한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에는 그 결의의 존재가 이러한 위법행위를 정당화시키는 수단이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라며 "위법한 선거공약 이행을 위한 예산 집행이나 명백한 회계 규정 위반을 총회에서 의결했다는 사실만으로 조합장의 배임죄 책임을 면할 수는 없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골드바 구입·
무료 해외여행에 현재까지 총 약 64억 원 예산 집행

▲ 서울 중앙농협과 농협중앙회 자회사 농협네트웍스는 지난 2024년 12월 총 31억 원에 이르는 골드바 구매 계약서를 체결했다.
오마이뉴스
한편 서울 중앙농협의 당기순이익은 2021년과 2022년, 2023년 각각 103억8200만 원과 105억4600만 원, 106억7300만 원으로 증가하다가 2024년과 2025년(8월 기준) 각각 65억700만원과 61억6600만 원으로 크게 떨어졌다. 같은 기간 골드바 지급과 무료 해외여행에 총 약 64억 원의 예산을 집행한 것(9월 현재 기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농협중앙회가 임미애 의원실에 제출한 설명자료에 따르면, 서울 중앙농협은 2024년 12월부터 2025년 2월까지 전 조합원 1090명에게 지급할 골드바 구입에 총 35억 원(2024년 25억 원, 2025년 10억 원)의 예산을 '업무추진비'로 편성하고, 9월 현재까지 총 31억 원(2024년 25억 원, 2025년 6억 원)을 집행했다. 농협중앙회는 "사업계획 수립 및 예산편성 절차에 따라 총회의결을 통해 승인을 득하였으며 , 향후 추가지급 예정 없다"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에 걸쳐 884명(9월 현재 기준)의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무료 해외여행을 실시했고, 여기에는 총 32억6000만 원의 예산이 집행됐다. 농협중앙회는 "연도말 건전결산을 위해 해외연수는 2025년 하반기부터 중단 상황"이라고 전했다.
앞서 김충기 현 조합장은 지난 2023년 조합장 선거에서 금 15돈 증정과 무료 해외여행 실시 외에도 설·추석·생신·창립기념일 각각 30만 원 하나로마트 이용권이나 선물 증정, 조합원 사망시 300만 원 지원(당시는 200만 원), 1인당 200만 원의 학자금 지원, 암 진단시 100만 원 지급, 골프 회원권 매입 등을 공약한 바 있다.
특히 금 15돈 증정 공약은 '골드바 증정'으로 이행됐다. 서울 중앙농협은 지난 2024년 12월 농협중앙회 자회사인 '농협네트웍스'와 총 31억 여원의 골드바 구입 계약서를 체결했다. 골드바 수량은 1093개이고, 구입 당시 기준 금값은 같은 해 12월 9일 <귀금속경제진문>에 고시된 1돈(3.75kg) 51만3920원이었다. 이후 조합원들은 한국조폐공사 1층 매장에서 조합원 신분증을 확인받은 뒤 골드바(5돈, 18.75kg)를 건네받았다.
지난 1972년 서울 성동구내 11개 이동조합이 합병해 '성동농협'을 설립됐고, 지난 2001년 '성동농협'에서 '중앙농협'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서울 중앙농협은 서울 성동구와 광진구, 송파구, 중구, 용산구 전체나 일부를 관할지역으로 하고 있다. 지난 2023년 창립 50주년을 맞이했고, 조합원은 총 1200여 명(2024년 말 기준)에 이른다. 창립 50주년을 맞은 지난 2023년 8월 기준 상호금융예수금 2조 5000억 원과 영업이익 113억여 원을 달성했다. 전국 지역농협 중에서 10위 권 안팍의 규모로 알려져 있다.
김충기 조합장은 세종대 대학원 행정학과를 졸업했고(행정학 박사), <농민신문> 대의원과 고향사랑기부제추진대책위원회 위원, 세종행정연구회 회장, 국제로타리 3650지구 서울광나루로타리클럽 회장, 서울상공회의소 광진구상공회의소 이사, 바르게살기운동 광진구협의회 이사, 민주평화통일회의 광진구협의회 자문위원, 중앙대 행정대학원 객원교수, 서울특별시 4-H본부 회장 등을 지냈다. 농협중앙회로부터 우수조합장상과 회장 공로패를 받았고, 대한민국문화연예대상 사회봉사대상과 광진구 구청장 표창장, 광진구의회 의장 표창장 등을 수상했다. 국가공인자산관리사와 공인중개사, 사회복지사(1급)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고, '실버타운 선택의사에 관한 결정요인 분석'이라는 논문을 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