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서원 마당에 묻힌 나무 세 그루 찾아보세요

퇴계 선생 숨결 담긴 460년 넘은 나무... 참으로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는 곳

등록 2025.10.17 17:15수정 2025.10.17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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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서원 마당에 있는 나무들 오른쪽은 버드나무, 왼쪽은 느티나무이다.
▲도산서원 마당에 있는 나무들 오른쪽은 버드나무, 왼쪽은 느티나무이다. 이호영

"이 마당에 나무가 묻혔습니다. 한 그루도 아니고 세 그루가 땅 속에 묻혔으니 찾아보세요."

도산서당 앞마당에 나무가 묻혀있다는 소리에 관광객들은 어디에 무슨 나무를 묻었는지 어리둥절해 하며 찾는다. 도산서원 마당에서 시사단이 형성된 유래에 대한 해설을 마치고 돌아서면서 이 마당에 나무가 묻혀있으니 찾아보라는 말에 관광객들 대부분이 묻힌 흔적을 찾지만 보이지 않는다.


도산서원 앞에는 낙동강이 흐른다. 낙동강은 1976년 안동댐이 됐다. 댐이 만들어지면서 낙동강은 호수가 됐고 도산서원 진입로였던 강변 길은 수몰되었다. 산 중턱을 가로지르는 서원 진입로가 새로 들어섰다. 강변에서 서원으로 오르던 계곡 비탈길을 메우고 새 진입로와 연결하여 지금의 너른 마당이 드러났다.

이 마당에는 퇴계 선생께서 도산서당을 지을 때부터 있던 터줏대감 나무가 있다. 마당 오른쪽 왕버드나무 두 그루와 중간에 있는 느티나무가 그러하다고 한다. 이 나무가 바로 땅속에 묻힌 나무라는 설명에 모두들 의아해 한다. 관광객들은 되려 큰 키와 우람한 둘레를 자랑하는 이 나무가 왜 묻혔냐고 되묻는다.

도산서원 진입로 1970년 도산서원을 새로 단장하고 안동댐을 건설하면서 진입로를 새로 만들었다.
▲도산서원 진입로 1970년 도산서원을 새로 단장하고 안동댐을 건설하면서 진입로를 새로 만들었다. 이호영

460년의 노거수인 버드나무와 느티나무는 나이가 무색하게 수세가 좋고 자태도 아름답다. 도산서원의 너른 마당과도 비교적 잘 어울린다. 그러니 믿기 어렵다.

사연은 이렇다. 도산서원은 1970년에 새 단장했다. 또 댐 진입로와 함께 마당을 만들면서 퇴계 선생 때부터 있던 나무를 그대로 살렸다. 선생의 숨결이 담긴 나무를 차마 해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계곡에 흙을 부어 땅을 높이는 성토 작업 끝에 계곡 비탈길에 섰던 나무를 마당 나무로 만든 것이다.

도산서원 마당 왼쪽 나무는 줄기가 곧게 뻗어있다. 오른쪽 나무는 줄기가 짧고 곧바로 가지가 벌어져 있다.
▲도산서원 마당 왼쪽 나무는 줄기가 곧게 뻗어있다. 오른쪽 나무는 줄기가 짧고 곧바로 가지가 벌어져 있다. 이호영

이런 사실은 나무와 마당을 자세히 살펴보면 눈치챌 수 있다. 대부분의 일반 나무는 밑동에서 줄기가 곧게 뻗어 올라간 다음 가지가 벌어진다. 하지만 도산서원 마당 나무는 곧게 뻗은 줄기가 없다. 땅 위에서 곧바로 가지를 뻗어 나간다. 마치 목이 짧은 사람 형국이다. 어린아이라도 곧바로 줄기를 타고 가지에 올라갈 수 있을 정도다. 적어도 5~6m의 줄기가 땅 속에 묻힌 것이다.


계곡에 흙을 쌓아서 마당으로 만들면서 나무 밑 줄기가 묻힌 것이라는 설명에 관광객들은 그제야 '아하'하고 수긍한다. 400년이 넘은 도산서원은 참으로 많은 얘기가 숨어있다. 그 이야기는 해설사를 통해 들으면 더 잘 알 수 있다.

"도산서원 해설, 무료로 해드립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도산서원 #퇴계이황 #마당 #버드나무 #느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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