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기후에너지환경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유성호
지난 14일, 기후에너지환경부(이하 '기후환경부')의 국정감사가 열렸다. 이 날 업무보고에는 "윤석열 정부가 취소했던 금강·영산강 보 처리 방안을 2026년 상반기까지 새로 마련하고, 한강·낙동강 재자연화 방안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김성환 장관은 이 날 국감자리에서 "(윤석열 정부 당시) 국가물관리위원회의 보 처리 방안 취소 결정은 졸속이었다"면서도, "국가물관리위원회가 결정한 사안이기 때문에 이재명 정부는 유역별 협의체와 국가물관리위원회를 통해 재점검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은 지난 16일 "이러한 입장은 사실상 홍수, 가뭄, 용수공급 등 효과는 없고 허울뿐인 구실을 내세워 이명박의 4대강 사업을 옹호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또 "약 3년 8개월 걸린 공론화와 과학적, 경제적 검증을 마친 처리방안을, 적합한 절차가 깡끄리 무시하고 졸속 처리한 취소결정을 인정하는 것은 국민의힘의 논리와 다르지 않다"라고 강하게 반박하기도 했다.
보 처리방안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결정이 "졸속이었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그 결정을 철회하지 않고 되려 같은 수단으로 문제를 풀겠다고 말하는 것이다.

▲ 4대강 재자연화를 촉구하는 천막농성 500일 기자회견 모습
보철거시민행동
기후환경부는 국정감사 보고서에서 '한강·낙동강 재자연화 방안 마련을 위한 사회적 합의 추진'을 언급했지만, 녹조의 심각한 위험성에도 당장의 보 개방이라는 실질적 조치를 하지 않고 미온적인인 계획만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기후환경부가 제출한 예산(380억 원)은 추정 소요액(9천억~1조 원)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해, 보 개방·철거를 위한 사전대책(지하수 관측, 대체취수 시설, 농업 피해 최소화 대책 등)을 제대로 하지 않는, 면피를 위한 땜질식 행정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결국 기후환경부가 어물쩡 하는 사이 낙동강 인근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은 계속 방치되는 것이다.
4대강 재자연화를 구체적으로 이행하는 것을 미루는 모습은 보 하나를 철거하지 못하고 계획만 세우고 끝났던 문재인 정부의 정책추진을 떠오르게 한다. 내란청산을 내걸고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신속하게 문재인 정부의 결정을 회복하고 보 처리방안 세부 이행계획에 따라 보를 철거 또는 개방해야 한다. 매년 낙동강에는 더욱 심각한 단계의 녹조가 창궐하고 있고, 세종보 공주보를 제외한 14개의 보는 개방조차 하지 못한 채 강은 죽어가고 있다. 더 이상 '공론화'를 운운하며 허비 할 시간이 없다.

▲ 금강 고마나루를 걷는 모습
김병기
'안녕하세요. 사건이 항소심 재판부로 접수되어 알려드립니다'
지난 9월 25일에는 환경부 장관의 차를 막고 입장문을 전달해 '집시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구형된 재판이 열렸었다. 기쁘게도 무죄 선고를 받았는데, 검사는 재판부가 사실을 오인했다며 다시 항소했다. 다시 재판이 시작된다. 세종시 공무원이 곧 계고장을 들고 올거라며, 주말에 와서 물에 잠긴 천막농성장 사진을 찍고 갔다. 참 부지런한 이들이 많다. 세상이 바뀐 것 같은데 우리의 저항은 여전히 '법에 어긋난' 일로 치부되며 과중을 저울질 당하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걱정은 뒤로 하고 금강의 고마나루를 생각한다. 눈 앞에 흐르는 금강을 바라본다. 흰뺨검둥오리와 할미새들의 지저귐을 귀에 담아본다. '강을 흐르게 하라'는 우리의 저항이 법에 어긋난다고 아무리 말해도, 살아있는 오늘의 강이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정의'임은 확실하다. 생명보다 우선하는 법은 없다.
다가올 겨울을 준비한다. 그뿐이다. 금강의 봄이 오는 것을 기어이 보고 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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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가, 글쓰는 사람. 남편 포함 아들 셋 키우느라 목소리가 매우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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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재자연화, 더 이상 공론화로 허비할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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