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시체육회관에서 열린 제1차 시민행복부산회의에서 박형준 시장이 '생활체육 천국도시 부산' 실행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부산시는 생활 스포츠시설을 획기적으로 확충하기 위해 파크골프장 500홀을 신설하고 테니스장, 풋살장, 클라이밍장, 게이트볼장, 농구장 등을 추가로 조성한다. 2024.9.25
연합뉴스
오태규: 저는 스쿼시 종목을 잘 모르고, 드라마 같은 데서 '유한계급' 사람들이 하는 것 같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 이런 종목일수록 경기장 시설을 만들고,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설 얘기가 나왔는데, 컬링하면 경북 의성이 떠오르듯이 요즈음에는 지자체 같은 데서 자기 지역을 특화하기 위해 스포츠와 결합하는 예가 많다. 스쿼시연맹 차원에서도 후원금을 받는 일도 중요하지만, 지자체와 결합하는 사업 아이템을 잡으면 좋을 것 같다. 스쿼시의 경우 수도권 지역에서, 또 젊은층에 상당히 매력적인 종목이 될 것 같다. 지자체와 연결해 스쿼시 콤플렉스를 만들고, 그곳에서 전국대회 등을 한다면 좋을 것 같다.
한 종목을 튼튼하게 성장시키려면 종목이 시민 속에서 뿌리를 내려야 한다. 시민 속에 탄탄한 기반을 만들면 재정이나 운영 문제는 어찌보면 더 쉬워질 수 있다. 작은 종목일지라도, 종목 단체들이 자생력을 만들려고 노력해야지, 정부 지원 등 '하늘에서 비 오기만을 기다리는' 천수답 운영으로는 지속될 수가 없다. 우리 사회에서는 NGO 등 많은 단체들이 천수답 운영을 하고 있어, 정부가 보조금을 주지 않으면 좋은 뜻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움직이지 못한다. 시대가 달라진 만큼 자생력을 갖춰야만 살아날 수 있다.
최인수: 맞다. 저희는 지금 대표적으로 충북 청주, 경북 김천, 울산, 인천 등 지자체와 협력하고 있다. 이미 여러 가지 사업을 수행했고, 대규모 경기장에서 국제대회 유치를 한 사례도 있다.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는 자신감도 있다. 기본적으로 정부 지원금 의존도가 높지만, 현 집행부와 임원들이 이 악물고 뛸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안다.
사회자: 근본적으로 비인기 종목의 한계가 있지만, 돌파구를 여는 것도 역시 종목 단체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비인기 종목은 누가 어떤 권력을 갖고 정의하느냐에 따라 달라"
장익영: 지난번 토론에서도 나왔지만, 비인기 종목이라는 것은 누가 어떤 권력을 갖고 정의하느냐에 따라 개념이 달라진다고 본다. 누구는 올림픽에서 메달을 못 따면 비인기다라고 얘기할 수 있고, 누구는 생활 체육의 저변이 없으면 비인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마다 관점이 달라 일반화할 수 없다. 이런 부분들도 늦었지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회자: 스포츠 용어나 개념 등 언어의 문제를 놓고 토론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한다. 마지막으로 사무처장님이 나왔으니 대한체육회 산하 70개 안팎의 종목 단체의 살림을 책임지는 사무처장들의 애환을 듣고 싶다. 취재하면서 여러 종목 단체의 사무처장을 만나는데, 집행부가 바뀔 때마다 정말 힘들어 한다. 특히 새로운 회장이 의도를 갖고 자기 사람을 앉히려고 하는 경우도 많다. 한국의 전문, 생활체육 부문에서 현황을 잘 알고 있고, 문제의식뿐 아니라 대안까지 제시할 수 있는 이들의 전문성이 잘 인정되지 않고 있다. 체육회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종목단체 먼지털기식으로 진행되면서 공황장애가 온 사람도 봤다. 후배 사무처장이나 후배들을 위해서 정리의 말씀을 해달라.
"4년 주기로 이런 일을 겪는 게 맞는지 의문이다"
최인수: 올해 대부분의 협회, 단체에서 회장 선거가 이뤄졌고 대부분 집행부가 새로 구성됐다. 이미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사무처장 3~4명이 그만뒀다. 새로운 회장이 등장할 때마다 똑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 사무처장의 직무를 정지시키고, 해고할 수 없으니 갖은 핑계로 일을 주지 않는다. 또 직급을 떨어뜨려 놓기도 한다. 회장 선거와 관련해 소송이 일어나면, 사무처장 입장에서는 더 난감해진다. 4년 주기로 이런 일을 겪는 게 맞는지 의문이다. 전문성을 갖춘 종목 단체 사무처장의 직업 안정성, 복리후생 차원에서 규정을 확실하게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각 협회나 연맹 등 경기 단체의 사무처 직원들이 여유 있게 일하는 곳은 한 곳도 없다. 시즌 때 밤새워 일하는 친구들도 많다. 이런 사무처 직원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너희는 원래 그렇게는 해야 하는 거야'라는 데 머물러 있다. 칭찬은 거의 없고, 못하면 몰매는 엄청나게 맞는다. 자기 종목에 대해서 어떤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노력하는 이들이 회장의 교체 여부와 상관없이 일관되게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회자: 사무처장이나 사무처에 오래 계셨던 분들은 한국 체육 일선에서 일하는 행정의 전문가로 볼 수 있다. 그런 분들의 역량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도 한국 체육이 전진하지 못하고 정체하거나 후진하는 이유다. 한국 체육의 발전이 말처럼 쉽지 않고, 한술에 배부를 수 없다. 다만 이런 토론을 통해 현상을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것을 멈출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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