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점과 무너진 정의... 국감장에 오른 '비서관 자녀 학폭 무마' 의혹이 남긴 것

등록 2025.10.21 17:35수정 2025.10.21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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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태희 경기도 교육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임태희 경기도 교육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유성호

경기도 성남의 초등학교에서 벌어진 학교폭력 사건이 이제 '권력형 학폭 무마 의혹'으로 비화하고 있다. 피해자는 초등 2학년, 가해자는 김승희 전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의 딸로 밝혀졌다.

20일, 국정감사장에서 2023년 9월 경기 성남교육지원청 학폭심의위원회 녹취가 공개됐다. 당시 이 자리에서는 김승희 전 비서관 딸의 처분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MBC가 정리해 보도한 학폭위 녹취에 따르면, 한 학폭위원은 "강전(강제전학)에 대한 부분은 지금 과장도 좀 부담스러워하는..."이라고 말했다. 또, 학폭위원장은 "학급 교체로 갔으면 좋겠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학폭위원장은 "'쟤들도 고민 많이 했는데, 점수는 최대한 줬구나 강제 전학 바로 밑에 단계까지'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전 그렇게 봅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는데, 이는 강제 전학 조치에 이르는 점수인 16점에서 1점 모자란 15점을 준 부분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가해자의 처분은 강제전학보다 단 1점 낮은 '학급교체'였고, 피해자는 여전히 같은 학교에서 가해자를 마주쳐야 했다.

이 사건은 더 이상 교육계의 일탈이 아니다. 윤석열 정권 핵심 인사가 연루된 권력형 학폭 은폐 의심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김건희 여사는 사건 직후인 2023년 7월, 장상윤 당시 교육부 차관과 8분 넘게 통화했다고 알려졌다. 또한, MBC는 김승희 전 비서관과 김건희 여사가 "2023년 7월부터 9월까지 모두 13차례 통화를 했는데 9번의 통화가 학폭위 직전 한 달 사이에 집중"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특검은 성남교육지원청과 가평교육지원청 등 3곳을 압수수색하고 간사와 과장을 소환조사했다.

앞서 2023년 10월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강제 전학까지는 조치하기가 어렵게 진행이 돼 왔다, 어린아이들의 문제는 가급적이면 교육적 해결을 하자"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는 뜻으로 읽히는데, 절차는 진실을 담는 그릇이지 진실을 덮는 방패가 아니다.

이미 녹취가 공개된 이상, 지난 2023년 10월 23일부터 11월 3일까지 진행해 결론을 내린 교육청의 감사보고서는 신뢰를 잃었다고 본다. "점수를 맞췄다는 주장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결론은 사실 은폐의 선언에 가깝다.


김영호 국회 교육위원장은 20일 국감장에서 직접 녹취를 재생하며 질타했다. "이건 단순한 부실이 아니라 조작의 정황이다. 위원들이 강제전학을 피하기 위해 점수를 맞춘다. 이건 사실상 공모다." 그 목소리엔 교육 행정의 윤리와 정의가 무너졌다는 분노가 담겨 있었다.

백승아 의원은 임 교육감에게 학폭위 심의 과정이 상식적인지 비상식적인지 따져묻기도 했다. 그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않던 임 교육감은 이후 "경기도 관내에서 벌어졌고 처리 과정이 어떻든 간에 사회적으로 큰 물의가 있는 사안에서 사후 조치한다고 했지만, 잘못된 조치에 대해 꼼꼼히 살폈어야 했는데 조사 과정에서 드러나지 않은 부분에 대해 반성하고 죄송하다"고 언급했다.


이 사태는 세 가지 교훈을 남긴다.

첫째, 학폭 점수제는 이제 신뢰를 잃었다. 정량 평가를 핑계로 현실을 조작하는 메뉴얼이 되어버렸다. 점수를 조작한 순간, 아이의 고통은 숫자 안에 매장된다.

둘째, 학폭위의 독립성은 부패의 첫 방어선이다. 누군가 중립성을 잃고 '과장님 입장'을 거론한 순간, 회의는 권력 지시를 따르는 행정 절차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

셋째, 교육감의 해명은 더 이상 변명으로 남을 수 없다. 교육행정의 최고 책임자는 조직의 그릇된 관행을 감싸는 사람이 아니라, 그 불의에 칼을 드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제 필요한 것은 사과가 아니라 해체와 재구축이다. 학폭위는 제도적 심의기구가 아니라 윤리적 신뢰기관이어야 한다.

위원 선임은 무작위 배정·익명화로 바꾸고, 회의 전 과정을 제3기관에 자동 기록·보존하도록 해야 한다. 피해자 중심 원칙은 법으로 강제해야 하며, 교육청의 간섭 시 자동 감사가 개시되도록 트리거를 설정해야 한다.

아이의 고통 앞에서 권력은 영원할 수 없다. 대한민국의 학폭위는 지금 '아이의 정의' 대신 '권력의 점수표'를 써내려 갔다. 강제전학 점수 16점, 학급교체 점수 15점, 이 1점이 교육 정의를 무너뜨렸다.

경기도교육청이 외면한 그 1점의 진실을 국민이 묻고 있다. 그리고 이제, 그 진실에 침묵한 모든 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것이 정의이고, 이것이 교육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을 쓴 박정일씨는 전 경기도교육연구원장입니다.
#녹취폭로 #경기교육청 #임태희 #김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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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한국경영 시리즈 저자. 전 삼성SDS 도쿄 사무소장. 전 경제위기관리연구소 부소장. 전 한양대학교 공대 컴퓨터소프트웨어 학부 겸임교수. 전 법무법인 클라스 고문. 전 경기도교육연구원장. 4차 산업혁명 전략위원회 민간위원. 광주 AI 대표도시 만들기 추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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