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TBC 이자연 기자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집요한 외곽취재로 만들어 낸 단독보도
- 건진법사 취재팀은 어떻게 구성됐나.
사안이 워낙 많아져서 잠시 추가인력이 합류한 적도 있지만, 이번에 수상한 기자들이 초기부터 함께했다. 언론사 대부분 특검 관련 사안은 법조팀에서 일괄하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JTBC는 특검마다 팀이 다르게 움직인다. 건진법사-통일교 게이트는 사회부가 초반부터 보도해왔기에 남부지검 수사부터 김건희 특검 수사까지 취재를 도맡고 있다. 내란 특검과 김건희 특검의 다른 사안은 법조팀이 맡고, 채 해병 특검은 1보를 했던 정치부에서 이어가고 있다.
- 특검 출범 이후 수사 진척이 빨라졌는데.
사건 전담 여부와 인력 때문이라고 본다. 남부지검은 가상자산을 다루는 수사팀에서 맡고 있어 인력도 적고 다른 일도 많았다. 건진법사 사안까지 병행하다 보니 속도 내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나름대로 수사를 잘해왔다고 본다. 특검은 이 사건만 전담하라고 만든 팀이기도 하고, 남부지검 수사팀 일부도 특검에서 함께하고 있다. 빠른 건 당연하다.
- JTBC 검찰발 보도가 타사보다 깊이가 있던데.
많은 분들이 기자들의 취재방식을 오해하는데 출입처가 법조라면 검사나 수사관을, 정치라면 의원이나 보좌진을 자주 만나 친분을 쌓고 정보를 얻는 것 아니냐는 인식이 있다. 물론 그런 방식의 취재도 있고 의미가 없다고 보진 않는다. 하지만 결정적이고 중요한 내용은 대부분 '외곽 취재'에서 나온다. 검찰이 '통일교에서 6천만 원대 목걸이가 나왔다'라고 기자에게 흘려주는 일은 영화에서나 가능한 얘기다. 외곽에서 끈질기게 발품을 팔아야만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2024년부터 꾸준히 외곽취재로 자료를 쌓아놓은 덕분에 검찰 브리핑에서 "누구를 불러 조사하고 있다" 정도만 언급해도 빠르고 자세하게 보도할 수 있었다.
인맥과 말솜씨로 권력을 휘어잡은 전성배
- 전성배 씨를 평가한다면.
남부지검에서 정치자금법과 부정청탁법 위반으로 수사를 시작했다. 공천청탁 수사인 만큼 전성배 씨를 정치브로커로 보고 취재했다. 권재진 전 법무부 장관과 가까웠다는 타사 보도도 있고, 2013년 이후 김건희 씨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 고문일 때 기업후원 유치활동을 많이 했다고 하니, 전성배 씨가 정·재계에 줄을 대기 시작한 지는 오래된 듯하다. 사법, 정치계 인맥도 많이 쌓아온 것으로 보인다. 2022년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친분이 알려지며 전 씨는 브로커로서 더욱 세력이 커졌다. 대대적으로 대통령실에 줄을 댈 수 있는 사람이란 홍보가 된 셈이니 말이다.
전성배 씨는 주변에서 '호사가'로 통한다. 한번 입을 열면 두세 시간은 기본이고, 이야기가 흥미로워 듣는 이들이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한다고 한다. 공천을 앞두고 불안한 정치인으로서는 그의 시원하고 직설적인 분석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것이고, 조언뿐 아니라 사람을 연결해주기도 하니 자연스레 사람들이 모였을 것이다. 말솜씨만 좋은 것이 아니라 입이 거칠기로도 유명하다. 마치 역술인이 점 보러 온 사람을 하대하며 기선을 제압하듯 대화 주도권을 쥔다고 한다. 이런 화법과 태도가 사람을 휘어잡고 결국 빠져들게 한 건 아닐까 싶다.
- 공천개입 등 의혹을 받는 명태균 씨까지 정치브로커가 많나.
호사가라는 점에서 전성배 씨와 명태균 씨가 비슷하긴 하다. 전성배 씨는 본인을 중심 브로커라고 생각하던데 둘 말고도 더 있을 거다. 자신을 브로커라 규정하진 않지만 인맥을 활용해 자리를 연결해주고 돈을 주고받는 일들은 있다고 본다.
- 전 씨가 김건희 집안의 정치적 멘토라는 주장도 있던데.
2022년 논란 이후 김건희 씨와 표면적으로 거리를 좀 둔 것으로 보이는데, 최은순 씨와는 상당히 긴밀하게 연락을 지속했다. 김건희 모녀와 친분을 바탕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도 알게 된 것이고, 중요한 정치적 고비마다 조언을 하면서 연을 이어왔다. 김건희 집안의 정치적 멘토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공분'이 우리를 움직였다
- 앞으로 수사를 전망한다면.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키맨'의 입이 열려야 한다. 나토 순방 목걸이도 서희건설의 입이 열려서 단번에 풀리지 않았나. 전성배 씨가 목걸이를 잃어버렸다고 하는데 압수수색을 열심히 해도 작은 목걸이를 찾긴 쉽지 않을 거다. 그래서 핵심 인물의 입이 열리는 순간을 기대하고 있다.
- 수 개월간 취재를 이어온 원동력은.
공분이다.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날 수 있나" 하는 분노가 우리를 움직였다. 늦은 밤이라도 전화 한 통 더 돌리고, 주말에도 쉬지 않고 한 명이라도 더 만났다. 화가 나는 일이다 보니 더 집중하게 되었고, 결국 기사가 나왔다.
또 다른 이유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의 흐름이다. 시작은 건진법사-윤한홍 의원의 공천청탁 보도였지만 통일교로 이어졌고, 통일교 그라프 목걸이에서 서희건설 반클리프 아펠(나토 순방) 목걸이로 확장됐다. 이어 통일교에서 권성동 의원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이 불거지더니, 통일교 한학자 총재의 원정도박이 튀어나왔다. 새로운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다 보니 보도도 자연스럽게 확장됐고 이 흐름 속에서 취재를 멈출 수 없었다.
- 스스로 생각하는 '좋은 보도'란.
힘 있는 곳을 감시하고 힘없는 사람을 조명하는 것이 좋은 보도라고 생각한다. 그런 보도는 단순하고 직관적이고 간결하다. 오늘 수상한 다른 언론사 보도도 인상 깊게 봤다. 한겨레 '암장'은 '이주 노동자의 죽음은 기록되지도 기억되지도 않는다'로, 한국일보 '전광훈 유니버스'는 '지지자들이 낸 돈이 결국 다 전광훈 세력의 주머니로 들어간다'로 아주 간결하다. 우리 보도도 '통일교가 현안 해결을 위해 김건희 씨에게 목걸이를 주려 했다'로 쉽고 직관적이다. 이처럼 좋은 보도는 힘 있는 곳은 감시하고 힘없는 곳을 비추며, 직관적이고 간결하다.
기자로서 느끼는 좋은 보도는 "이 기사를 마무리하면 이제 일주일은 놀아도 되겠다" 싶은 기사다. 그런데 또 다음 날이 되면 새로운 사실이 끊임없이 나오다 보니 쉬지 못한다. 취재를 해야 할 것 같고, 단독보도를 써야 할 것 같고. 이 정도면 쉬어도 된다고 생각하지만 멈출 수 없게 만드는 어떤 것, 그게 바로 좋은 보도라고 생각한다.

▲ 2025년 5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 시상식에 참석한 JTBC 양빈현·김영민·이자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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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팀 기자 중 통일교 신자 있는 거냐는 말 들을 정도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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