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주는 항구는 아름답다. 불빛과 어우러진 통영바다는 아름다웠다. 반짝이는 물결과 빛이 주는 야경, 언제 봐도 환상적인 풍경이다. 가을 바람과 어우러지는 풍경은 두고 올수 없는 그림이었고, 두고두고 가슴에 남는 밤바다였다.
박희종
늙음의 여행은 지혜가 담겨있다
비릿한 바다 냄새가 나는 통영 앞바다, 파랑이 가득이다. 역시 바닷가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여행지를 따라 나선곳은 미륵산 케이블카다. 순식간에 오른 미륵산 정상은 대단했다. 푸르른 바다를 배경으로 솟아 있는 수많은 섬, 어디에 눈을 둘까 망설여진다. 자그마한 운해가 깃들여진 통영 앞바다는 역시 동양의 나폴리였다. 아름다움을 모두 담을 수 없는 빈약한 언어 습득을 후회하며 바라보는 다도해, 통영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다.
가끔 찾아오던 통영은 아내와 함께였다. 신선한 회 한 접시와 곁들이는 소주 한잔은 잊을 수 없어서다. 신선함을 잊지 못해 찾아오던 통영을 가까운 지인들과 함께 한 것이다. 삶이라는 것이 그렇고 그런 것이란 생각에 많은 여행을 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나선 여행길이지만, 퇴직 후 지인들과 떠난 여행은 처음이다.
혹시, 불편함이 있으면 어떻게 할까라는 고민은 쓸데없는 기우였다. 서로를 배려하고 양보하는 사람들과 함께해서다. 큰 소리도 필요 없고 떠들 필요도 없는 여행길, 세월이 만들어준 삶의 지혜였다. 대단한 것을 바라는 여행길이 아니었고, 단지 일상을 잠시 잊고자 하는 여행이다.
한산대첩공원과 강구안 항구를 돌아보며 이순신 장군의 삶을 반추해 본다. 무엇이 그렇게도 처절한 삶을 살아오게 하였을까? 김훈 작가의 <칼의 노래>를 기억하며 거북선과 판옥선을 둘러보았다. 거대한 거북선과 판옥선에서 충무공의 삶을 상상해 본다. 나라를 위함이 어떤 것인가 알려준 충무공, 우리에게 많은 것을 남겨준 장군이었다. 이순신 장군 흔적을 뒤로하고 찾아 나선 곳은 먹거리다. 통영에 왔으니 꿀빵과 통영 김밥을 맛봐야 되지 않을까?
항구를 따라 펼쳐지는 갖가지 먹거리 중, 곳곳에 들어서 꿀빵과 충무김밥이 코를 자극했다. 꿀빵 한 알을 입에 넣는 기분, 달콤함과 구수함이었다. 아, 이런 맛이었구나! 다시 맛보고 싶었던 꿀빵이었고, 통영김밥의 단순함이었다.
우리의 삶도 그렇게 단순할 순 없을까? 오로지 김으로 말아버린 단순한 김밥에 곁들여지는 반찬은 일품이었다. 다양한 재료로 만든 소스와 만난 어묵이 김밥과의 어울림은 단순하지만 맛이 있다. 매움과 고소함이 있는가 하면, 달콤함과 짠맛이 어우러진 단순함이 만든 김밥이었다.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과의 통영 여행, 불편하면 어떻게 할까 하는 고민은 필요치 않았다. 세월이 만들어준 지혜가 배려와 양보하는 여행을 만들어 주었다. 새로운 만남은 신선한 삶의 연장이었고, 늙을 줄 몰랐던 그간의 삶을 깨닫는 여행이었다. 고민 속에 시작된 짧고도 긴 통영 여행, 삶의 지혜가 만들어낸 신선한 아름다움으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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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희무렵의 늙어가는 청춘, 준비없는 은퇴 후에 전원에서 취미생활을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글을 쓰고 책을 읽으면서, 가끔 색소폰연주와 수채화를 그리며 다양한 운동으로 몸을 다스리고 있습니다. 세월따라 몸은 늙어가지만 마음은 아직 청춘이고 싶어 '늙어가는 청춘'의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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