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광레저산업노조 신화월드카지노지부 조합원들이 불법 흡연, 폭언폭설 등 인권 침해 등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신화월드카지노지부
그러나 카지노업장 안 고객 폭언 금지 문구 게시, 고객 응대 근로자 보호 매뉴얼 마련 등 형식적 조치만 취했을 뿐, 근본 문제 해결은 되지 않았다는 게 노조의 평가다. 이 문제로 노사는 끊임없이 대립해 왔다. 특히 고객이 많이 참석하는 행사가 있을 때마다 고객 흡연으로 노동자들이 힘들어했기에 투쟁을 지속해 왔다.
결국 올해 2월 14일 단체협약 체결로 카지노 업장 안 흡연부스 설치, 흡연구역 지정을 합의했다. 하지만 수많은 고객을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었고, 흡연문제가 발생할 때 일시 조치로 해결이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르면, 연면적 1천㎡ 이상의 복합건축물은 건물 전체가 금연구역이다. 다만 카지노 시설은 흡연자를 위한 흡연실 설치가 가능하며 흡연실 외 금연구역에서 흡연을 하는 경우 1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회사뿐 아니라, 제주특별자치도 카지노산업 관리 감독 권한을 가진 제주도와 보건소 등은 고객들의 불법 조치에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본다.
'불법 흡연으로 노동자들의 피해가 계속 발생하는데, 왜 제대로 된 조치가 없을까', '카지노노동자들은 어떻게 보호받을 수 있을까' 계속 의문이 이어졌다. 또 고객들의 폭언, 욕설, 성희롱, 성추행 등 인권침해를 받는 직원들을 볼 때마다 '우리가 왜 이런 대우를 받아야 하는가', '회사는 문제를 아는데 왜 적극 해결하려 하지 않는가', '카지노노동자는 고객이 외국인이기 때문에 참아야 하는가' 등 분노와 자괴감이 들었다.
이런 가운데 지난 9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손솔 국회의원(진보당, 비례대표)이 신화월드카지노를 방문했다. 때마침 카지노 업장에서 고객들의 불법 흡연 모습을 손솔 국회의원이 직접 목격했다. 카지노노동자들의 간절함이, 손솔 국회의원에게 가닿은 순간이었다.
카지노노동자 10명 중 9명 폭언·욕설 피해, 성희롱은 다반사... 절반은 불법흡연 노출
손솔 국회의원은 현장방문 이후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과 함께 제주 신화월드카지노와 드림타워카지노, GKL 등 카지노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노동환경 실태조사를 벌였다. 9월 22일부터 10월 2일까지 진행한 실태조사 결과, 카지노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침해가 심각했다.

▲카지노 사업장 인권침해 경험 손솔 국회의원과 서비스연맹이 실시한 카지노 사업장 노동환경 실태조사 결과, 인권침해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손솔 국회의원실
조사에 응한 카지노노동자 10명 중 9명이 폭언·폭설을, 절반 이상이 성희롱 피해를 입고 있었다고 응답했다. 또 물건 던짐(62.6%), 신체적 위협(40.8%), 성추행(22.7%), 신체폭행(8.1%) 등의 인권침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이렇게 인권침해 행위가 발생했을 때 "아무 조치 없다" 46.5%, "고객에게 사과하라" 6.2%, "위로만 했다" 17.1%는 등의 반응을 마주했다는 게 노동자들의 증언이다. 산업안전보건법 제41조 고객의 폭언 등으로 건강장해가 발생할 경우, 사업주는 업무의 일시 중단 또는 전환, 휴게시간 연장, 건강장해 관련 치료 상담 등을 지원하도록 돼 있지만 현장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특히 응답자의 62.6%는 매일 4시간 이상씩 담배연기에 직접 노출돼 있다고 했다. 고객들이 흡연구역이 아닌 곳에서 흡연한다는 응답도 68.7%에 달했다. 이로 인해 응답자 절반 이상이 메스꺼움, 두통, 호흡기 질환에 시달리고 안구질환, 폐질환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카지노 사업장 흡연 실태 손솔 국회의원과 서비스연맹의 카지노사업장 노동환경 실태조사 결과, 카지노사업장에서 불법 흡연이 만연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손솔 국회의원실
이것은 비단 한 카지노 사업장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제 정치적으로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손솔 국회의원의 제안을 받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나설 결심을 했다. 막상 국정감사장에 들어서니 떨렸다. 흔들리는 정신을 바짝 부여잡고, 손솔 의원을 질의에 차근차근 답했다.
이어 손솔 의원은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참고인이 증언한 내용을 종합하면 카지노 사업장 노동자들은 산업안전보건법, 국민건강증진법 규정이 지켜지지 않는 무법지대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관광진흥개발기금 중 4분의 1일 카지노 사업장을 만들어지고 있다. 외화벌이를 위해 한국 노동자들이 불법 상황에 계속 놓여도 되는 것이냐"라면서 관련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에 최 장관은 "폭언·욕설·불법흡연 등 인권침해가 일터에서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보다 엄격한 가이드라인과 관리 체계를 마련해 현장에 적용하겠다"라고 약속했다.
국정감사 이후 돌연 임협 체결식 보이콧
국정감사 이후 사용자와 노동자의 입장이 확연히 다른 것을 절감했다. 노동자들은 국정감사 내용을 듣고 "시원했다", "우리를 대표해서 이야기해줘서 고맙다", "앞으로 꼭 변화가 생겼으면 좋겠다" 등 응원과 격려, 기대를 표했다.
그런데 회사 쪽은 국정감사 다음날인 15일, 갑자기 예정됐던 임금협약 체결식을 보이콧했다. 노사는 지난 9월 29일 제주지방노동위원회 조정회의에서 2025년 임금합의에 서명하고 10월 15일 오후 협약식 행사를 하기로 했다.
이에 노조는 즉각 항의하며 농성을 시작했다. 진보당, 서비스연맹, 관광레저산업노조는 17일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사측을 규탄했다.. 결국 회사 측은 이후 임금 협약을 하자는 입장을 전했다. 결국 우리 노동자가 이겼다.
그러나 아직 국정감사장으로 간 불법 흡연, 폭언·폭설·폭행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사회·정치 문제가 된 만큼 이제는 제대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이 문제를 알면서도 방치하고 있던 정부와 제주도 등이 대책을 마련해서 카지노노동자들이 더 이상 고통받으면서 일하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
20·30 청년노동자들이 많은 카지노 현장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바꿔가는 것, 일하는 사람이 존중받는 관광 현장을 만들어가는 것이 지속가능한 관광을 실현하는 것이다. 또한 세계에서 각광받고 있는 K-관광, K-문화를 대한민국의 미래성장동력으로 만들어가는 것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카지노노동자로서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불법 흡연 즉각 금지하라!" 김강석 관광레저산업노조 신화월드카지노지부장이 불법흡연 금지를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신화월드카지노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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