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관세 전쟁은 트럼프의 막장 쇼? 미국이 진짜 노리는 것

APEC은 해결할 수 없는 트럼프 라운드의 민낯, 그 뒤엔 자본주의의 위기가 있다

등록 2025.10.27 10:39수정 2025.10.27 10:39
1
원고료로 응원
'2025 APEC 반대 국제민중행동 조직위원회' 언론팀이 작성한 글입니다. '국제민중행동'의 활동과 APEC에 대한 국내외 인사의 목소리를 연재할 예정입니다.[기자말]
한미관세협상 한국과 미국의 관세협상이 타결된 7월 31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한미관세협상 한국과 미국의 관세협상이 타결된 7월 31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시작된 관세 전쟁으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일관된 정책을 통해 관세율을 인상하는 것이라면 예상을 해 대응이라도 할 텐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일방적으로 나라별 관세율을 발표하고, 협상을 통해 정하겠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기존에 맺었던 한미 FTA나 미국-멕시코-캐나다 자유무역협정(USMCA) 같은 국가 간 협정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협상 과정에서도 문제가 한두 개가 아니었다. 각 나라에는 설득력이 부족한 주장으로 관세율을 올렸다 내렸다를 수시로 했다. 너희 나라는 중국과 친해서 50%, 너희 나라는 러시아 석유를 수입해서 50%, 이런 식으로 나라별 관세율이 매겨지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분이나 입맛에 따라 관세율이 정해지고 있다는 인상이 강하다.

지난 4월 각국에 관세율을 통보한 후 기한 내 관세 협상을 요구했고, 관세 협상 과정에서 많은 나라들이 미국의 요구에 따라 별도 투자 계획에 합의하면서 관세율을 낮추기 위해 힘을 쏟았다. 각 나라는 미국이라는 최대 수출 시장을 놓칠 수 없기에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다.

기존과 다른 방식의 상상초월 협상

미국 트럼프의 관세 전쟁으로 인해 세계 각국이 엄청난 충격과 혼란에 빠진 이유는 이전과는 다른 방식의 협상이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다자간 협상 또는 나라 간 자유무역협정이 무역 협상의 기본 틀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관세 협상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의 강압적 협상 방식이다. 일명 "트럼프 라운드"라고 부른다.

한미정상회담 8월 25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은 트럼프가 세계 각국에 최종 상호관세율 적용을 시작한 이후, 첫 양자회담이라는 점 때문에 큰 주목을 받았다.
▲한미정상회담 8월 25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은 트럼프가 세계 각국에 최종 상호관세율 적용을 시작한 이후, 첫 양자회담이라는 점 때문에 큰 주목을 받았다. 대통령실 제공

미국이 우리나라를 비롯해 다른 나라와 관세 협상을 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이 하나, 둘이 아니다. 브라질에 대해서는 내란 혐의로 재판을 받는 보우소나루 전임 대통령의 무죄를 주장하면서 40%의 추가 관세를 합쳐 50%의 관세를 부과했다. "브라질의 최근 정책·관행·조치들이 미국의 국가 안보와 외교정책, 경제에 이례적이고 극심한 위협을 낳고 있다"라는 이유다.

하지만 브라질은 미국과의 무역에서 적자를 보는 나라다. 스위스는 당초 31%의 관세율을 부과하려다가 대통령 간의 통화 이후에는 오히려 39%로 상향되었다. 일반적으로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웃국 또는 동맹국과는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려고 하는데 이번 관세 협상에서는 이러한 틀도 깨졌다. 미국과 국경을 함께하고 있는 캐나다와 멕시코의 경우에는 이민자 입국과 마약 유통 경로 등의 이유로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려 했다. 전통적 우방이라는 EU와 일본,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었다.


3500달러의 정체는? 관세율과 거래하는 "투자 유치" 전략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관세 전쟁을 1기 행정부 때 진행했다. 중국과의 관세 전쟁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 집권을 향한 대선 후보 당시부터 관세를 대폭 올리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설마 관세를 올리겠어? 라는 의구심을 보이기도 했다. 관세가 오르면 당연히 미국의 물가도 오르는 등 부정적인 영향이 크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트럼프는 보란 듯이 관세 인상을 발표했고, 유예하는 기간 동안 관세를 지렛대로 삼아 각 나라와의 투자 협상을 진행했다.


미국은 관세 전쟁을 통해 자국에 대한 투자를 강제해 제조업을 부흥하려 했고, 결과도 만족스럽다. 유럽연합(EU)은 모든 품목에 15%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에 합의하면서 3년간 7,500억 달러(약 1,038조 원)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를 구매하기로 합의했다. EU가 현재 미국에 투자하고 있는 금액보다 앞으로 6,000억 달러(약 830조 원)를 더 투자할 것이라고 한다. 일본은 15% 관세에 합의하면서 5,500억 달러(약 760조 원) 투자와 쌀 등 농산물 시장을 내주었다. 또한 스위스는 관세율이 높아지자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구매 약속, 스위스 기업의 미국 투자 확대 등을 제안하고 나섰다.

우리나라도 15% 관세에 합의하면서 3,500억 달러의 미국 내 투자를 약속했다. 물론 3,500억 달러 직접 투자를 둘러싼 협상이 일단락 된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타결이 매우 임박했다'고 하면서 "한국이 우리가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조건들을 수용하는 즉시"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라고는 압박 속에, 큰 산이 우리 앞에 가로놓여 있다.

트럼프의 대선 후보 당시 연설 장면 2024년 9월 24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 후보가 조지아주 서배너의 조니 머서 극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후보는 "내게 투표하면 제조업이 중국에서 펜실베이니아로, 한국에서 노스캐롤라이나로, 독일에서 바로 이곳 조지아로 대규모 이동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대선 후보 당시 연설 장면 2024년 9월 24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 후보가 조지아주 서배너의 조니 머서 극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후보는 "내게 투표하면 제조업이 중국에서 펜실베이니아로, 한국에서 노스캐롤라이나로, 독일에서 바로 이곳 조지아로 대규모 이동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AFP연합뉴스

관세 전쟁의 원인은 무역적자? 미국의 '폭력적 자구책'이 본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빌리면 관세 전쟁은 미국과의 불공정한 무역으로 인해 미국이 막대한 무역 적자를 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는 적자가 왜 생기는지 잘 안다. 들어오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많으면 적자가 생긴다. 미국의 제조업이 몰락한 후 소비재의 상당수를 외국에서 들여오면서 미국은 무역에서 계속 적자를 보였다. 그럼에도 그동안 미국이 무역 적자를 감내할 수 있었던 것은 달러가 기축통화였기 때문이다. 무역으로 적자가 나더라도 돈이 부족하면 언제든지 달러를 찍어내면 되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렇게 하기가 어렵다. 너무 많은 달러를 찍어내면서 달러의 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기업들이 더 많은 이윤을 획득하기 위해 미국 내 생산시설을 외국으로 이전하면서 제조업이 몰락했다. 다른 나라 특히 세계의 공장인 중국과의 무역에서 막대한 적자가 발생했다. 생산시설이 없고 인건비가 높은 미국에서 생산되는 소비재는 가격 경쟁력이 많이 떨어진다. 그러니 미국 내에 투자하고 생산시설을 건설하려는 외국 기업이 없어지고, 미국의 산업 경쟁력이 약화하는 악순환에 빠진 것이다. 트럼프는 이러한 미국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관세를 무기로 미국 투자를 억지로 얻어내는 것, 즉 관세전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관세전쟁의 또 다른 본질 ... 금융자본주의의 새로운 위기 극복 방안

관세 전쟁의 본질은 1970년대 중반부터 시대를 풍미했던 신자유주의의 위기에서 찾을 수 있다. 자본주의의 속성인 '이윤율 저하 경향의 법칙'에 의해 같은 자원과 노동을 투입해도 이전보다 적은 생산물이 발생하거나, 생산물의 증가율이 둔화하고 있다. 또한 투자한 비용 대비 이윤율이 하락하는 문제에 봉착했다. 자본은 이윤 추구를 위해 인건비가 싼 곳으로 좀 더 이윤을 많이 획득하는 곳으로 흘러간다. 미국 제조업의 몰락은 이러한 면에서 보면 당연한 결과인지 모른다. 제조업이 떠난 미국에서는 자본이 이윤을 창출하는 방식은 IT, 부동산, 금융, 등 비전통적이지 않은 산업을 통해서 이루어져 왔다. 이를 통해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IT 버블),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표현되는 부동산 거품의 붕괴에 따른 글로벌 금융위기, 2025년 지금도 금융위기설이 나오고 있다. 제조업을 기반으로 산업자본을 통한 이윤 획득에서 금융자본에 의한 이윤 획득으로 선회한 후 이제 다시금 한계에 다다른 것이다.

자본주의 체제는 위기가 올 때마다 이윤 획득 방식을 바꿔왔다. 자유주의, 수정자본주의, 신자유주의라는 이름으로 변신을 거듭해 왔다. 신자유주의 역시 40여 년 간의 이윤을 획득하던 방식에 한계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이제 다시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제조업 부흥과 산업 경쟁력 확보는 미국 자본주의가 찾은 새로운 방식의 위기 극복방안이다. 트럼프의 관세 전쟁은, 단지 트럼프라는 미국 대통령 개인이 벌이는 일이 아닌. '자본주의'가 생존을 위해 벌이는 모습이다.

트럼프는 미국 내 생산에는 관세를 적용하지 않는 방법으로 세계 산업자본의 미국 본토 집중을 만들어내려고 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그리고 그 산업자본의 핵심에는, 신자유주의에도 살아남은 '군산복합자본'이 존재한다. 트럼프는 경제적 우위 뿐 아니라 군사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반도체, 철강, 구리와 같은 군수산업의 핵심 전략 물자를 미국 내 축적하고자 하고, 관세전쟁을 통해 군산복합체를 기본으로 하는 산업재편을 강제로 다시 시작한 것이다.

2025년 APEC 통상장관회의 2025년 5.15(목)~16(금)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가 개최되었다. 2025년 APEC 정상회의 주제와 연계하여, ▲무역원활화를 위한 AI 혁신, ▲다자무역체제를 통한 연결, ▲지속가능한 무역을 통한 번영이라는 주제로 3개 세션으로 진행되었다.
▲2025년 APEC 통상장관회의 2025년 5.15(목)~16(금)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가 개최되었다. 2025년 APEC 정상회의 주제와 연계하여, ▲무역원활화를 위한 AI 혁신, ▲다자무역체제를 통한 연결, ▲지속가능한 무역을 통한 번영이라는 주제로 3개 세션으로 진행되었다. APEC 2025 KOREA

2025 APEC 정상회의에 참가하는 나라들은 미국의 관세전쟁에 저항하지만 그 저항방식은 트럼프의 관세 부과를 '보호무역'으로 규정하고 '자유무역'이 살 길이라고 선언하는 것이다. 소위 선진국들은 아프리카나 남미, 아시아 등 약소국에 비해 관세를 낮췄다는 것에 안주하며, 일단 관세협상, 그 다음 자유무역 블록을 형성하는 것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이것으로는 트럼프와 미국이 펼치는 폭력적인 방식에 결코 맞설 수 없다. 극복의 방향은 '나만을 위한 경제'가 아닌 '민중 모두를 위한 경제'로 나아가는 것이다. 반트럼프 연대전선을 만들고 눈 앞의 이윤에 의해 움직이는 자본주의의 한계를 선언해야 한다. 그리고, 민중의 입장에서 기후, 전쟁, 경제위기 등 시대의 문제를 극복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진짜 국제연대가 필요하다.

※ 2025 APEC 반대 국제민중행동 조직위원회는 '민중 모두의 경제'를 통해 대안을 모색하는 <국제민중컨퍼런스>를 10/30에 진행 예정입니다. 이에 대한 후속 기사가 이어집니다.

2025 APEC 반대 국제민중행동 조직위원회 참여조직(36개 단체, 10월 25일자)
국제전략센터, 균형사회를여는모임, 금속노조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너머서울, 노동자계급정당건설추진위원회, 노동당, 녹색당, 다극화포럼, 서대문은평시민연대, 서울여성회, 서울지역대학 인권연합동아리, 시민권력직접행동, 시민영화제작소 발언시간, 민주노총 서울본부, 아시아반전평화단체 AWC, 영등포시민연대 피플, 오월달빛동맹, 용산시민연대, 우주군사화와로켓발사를반대하는사람들,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일터와 삶터의 예술공동체 마루, 전국농민회총연맹 강원도연맹, 전국농민회총연맹 경북도연맹,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의당, 좌파활동가 전국결집, 체제전환운동조직위원회,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긴급행동,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포항시민단체연대회의, 플랫폼C, 함께노동, 함께노원, 함께서울, 행동하는지역공동체동서울시민의힘, 국제민중총회(IPA)
덧붙이는 글 글쓴이는 '2025 APEC 반대 국제민중행동 조직위원회'의 언론팀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APEC #트럼프 #관세전쟁 #자본주의 #국제민중행동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법무법인 오월 공인노무사. 세상을 바꾸는 노동자의 힘을 믿습니다.


톡톡 60초

AD

AD

AD

인기기사

  1. 1 땅 파고 나온 늑대에 시민들이 남긴 말...분명 달라지고 있다 땅 파고 나온 늑대에 시민들이 남긴 말...분명 달라지고 있다
  2. 2 이번 주말 놓치면 끝... 다 진 줄 알았던 벚꽃, 여긴 이제 절정 	이번 주말 놓치면 끝...  다 진 줄 알았던 벚꽃, 여긴 이제 절정
  3. 3 [단독] 김성태 '수발' 박상웅, 연어 술파티 그날...소주 반입 정황 출입기록 확인 [단독] 김성태 '수발' 박상웅, 연어 술파티 그날...소주 반입 정황 출입기록 확인
  4. 4 이재명 "이 개·돼지 열받는다", 10년 후 진짜 싸움 시작됐다 이재명 "이 개·돼지 열받는다", 10년 후 진짜 싸움 시작됐다
  5. 5 [단독] 김성태 "시킨 놈이 문제"... 대북송금 수사 '윗선' 겨냥 [단독] 김성태 "시킨 놈이 문제"... 대북송금 수사 '윗선' 겨냥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