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언제까지 노동을 할 수 있을까.
픽셀
가장 쓸데없는 걱정은 연예인 걱정이라고들 한다. 가끔 뉴스에 힘든 시기를 지내는 연예인들이 나오지만, 댓글을 보면 어김없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내용이 나온다. 동시대를 살아가지만 그들의 임금계산법은 우리들과는 다르니까. 일반인이 평생을 모아도 얻기 힘든 돈을 연예인들은 단기간에 벌기도 하니까.
결이 다르기는 하지만 '먹고사는 일에 대한 걱정'도 쓸데없는 걱정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지만, 사회의 흐름을 공부하고 아무리 미친 듯이 준비해도 치열한 전장인 사회에서 끝까지 생존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나는 미래에 대한 걱정은 거의 안 하는 편이다. 걱정이 없어서가 아니라, 걱정을 한다고 해서 지금보다 더 밝고 활기찬 미래가 보이지 않기에.
나의 인생 2라운드는 돈보다 몸
별 걱정이 없었는데, 아무 일 없이 지내는 듯했는데, 형의 '스터디카페' 질문으로 애써 모른 척 했던 불안하고 불투명한 미래가 존재감을 확 드러냈다. 세계적인 불황과 미국의 제멋대로인 관세정책 속에서, 자연재해와 기후위기 속에서, 가파른 저출생과 자살률의 상승곡선 아래에서 자신의 미래를 낙관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의미 없는 가정이지만 한번 상상해 본다. 결혼을 하지 않았다면, 자녀가 없었다면, 미래의 내 모습은 달라졌을까. 미래에 대한 불안감의 크기는 지금보다 더 작아질 수 있을까. 다른 모든 상황과 조건을 배제한 채로 '경제적인 측면'만 감안한다면 마음이 조금은 편할지도 모르겠다. 부모님과 함께 지내며 주 5일 8시간 아르바이트만 하더라도 어떻게든 생활은 될 테니.
자녀가 둘인 지금, 기본적인 지출의 덩어리가 산덩이처럼 불어난 지금 모든 에너지는 오롯이 노동에 투입된다. 미래에 대한 걱정이나 대비를 하기에는 정신적인 여유가 없다. 자격증, 투잡, 가상화폐, 부동산투자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해 인생의 2라운드를 준비해야 하지만, 불안과 염려가 확산되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결국 생각하는 것 자체를 포기했다.
그래서 '잊지 않을 정도로만' 무의식 한 편에 미래에 대한 불안을 고이 접어둔다. 안 그래도 펄펄 끓는 지구인데 굳이 나까지 열내면서 불안한 기운 한 스푼을 더할 필요가 있을까. 누군가는 속 편한 소리 한다고, 지금이라도 부지런히 잠을 아끼고 자격증 공부를 하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당장 공부를 할 생각은 없지만, 그래도 몸의 건강은 좀 챙기려고 한다. 고3 이후 인생 최대의 몸무게를 찍은 지금 게으르고 나태한 생활에 반성하며 매일 4km 이상은 걷고 뛰려고 노력한다. 물론 실패할 때도 있지만.
국가와 정책을 믿기에는 성공 가능성이 너무 희박해 보인다. 인생의 2라운드에 도움이 될진 모르겠다만 열심히 읽고 쓰고 뛰다 보면 적어도 지금보다는 건강한 상태로 미래를 맞이하지 않을까? 이 또한 나름의 준비라면 준비일 수도 있다(고 우기고 싶다). 늘 그랬듯 이 악물고 한 걸음씩 가다 보면 어떻게든 살아지겠지. 인생의 2라운드든 3라운드든, 예기치 못한 폭풍우가 몰아치든 지금보다 성장하는 아빠의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란다.
쩨쩨하고 궁핍하지만, 울고 웃고 버티며 오늘도 그럭저럭 어른 행세를 하며 살아가는 삶을 글로 담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4
책과 노래를 좋아하고 국밥과 칼국수를 사랑합니다.
가끔 읽고 씁니다.
공유하기
"스터디카페 하는 사람 있냐?"는 형의 카톡, 불안이 밀려왔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