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25.10.28 13:44수정 2025.10.28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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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정윤 씨가 고현에 있는 남해군목공스튜디오에서 남해대학 평생학습 프로그램 '생활목공예' 수업을 하고 있다.
남해시대
퇴직 후 인생 2막에서 더 빛나는 삶을 사는 이가 있다. 올해로 퇴직 10년째를 맞이하고 있는 농협인 출신 최정윤씨이다. 남해읍에서 '목공간'이라는 공방을 운영하며 남해도립대학 평생직업교육원 목공강사로, 멋을 더해가는 카페 '티움'의 머슴으로, 지역 축제에 즐거움을 선사하는 색소폰 연주자로 동분서주하며, 자신의 철학과 원칙대로 삶을 가꾸면서 멋진 신중년으로 익어가고 있는 이웃 아저씨 최정윤씨와 '퇴직 후 삶'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 자신의 삶을 간단히 소개해 주시지요?
"서면 회룡에서 1남 4녀의 맏이로 태어나 남해초등학교, 남해중학교, 남해정보산업고를 졸업하고 1978년 창선농협에 입사해 남해군 내 여러 농협을 두루 거쳐 39년을 근무하고 만 57세에 명예퇴직을 했습니다. 올해가 은퇴 10년째 되는데 '남에게 피해를 주지 말자'라는 신념으로 '뜨겁게, 신나게, 즐겁게 살자'의 철학을 갖고 일, 놀이, 쉼의 균형을 잡아가면서 하루하루를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 퇴직 후의 삶을 위한 준비는 어떻게 했나요?
"퇴직 전 흔히들 말하는 버킷리스트를 작성해 보게 되었는데 그중 1순위가 목공이었습니다. 제가 나무를 좋아하고 만들기를 좋아해서 주말마다 아내와 함께 전국 각지에서 진행되는 목공전시회와 공방 견학을 다니면서 목공 정보와 자료를 수집했습니다. 그리고 대전에서 전통과 현대의 미를 잘 살려 교육하는 공방을 선택한 뒤 퇴직하자마자 등록해 1년 동안 남해와 대전을 오가며 교육을 받은 후 목공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두 번째가 색소폰 배우기였습니다. 나이가 들어 쉽게 배울 수 있다는 말을 듣고 퇴직 1년 전부터 배우기 시작했는데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는 것이 만만치 않았지만 동아리 활동을 통해 합주 연습을 하면서 연주가 점점 늘었습니다. 지금은 집에서 취미활동으로 연주하고 있습니다. 이제 목공은 인생 2막의 직업이 되었고, 색소폰 연주는 제 인생의 활력소가 되고 있습니다."
- 티움카페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야기를 해 주시지요?
"사실 카페 운영은 퇴임 후 계획에는 없었습니다. 목공을 시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카페와 연결됐습니다. 마침 비어있는 처가를 공방으로 사용하고자 새롭게 다듬다 보니 공방으로는 공간이 너무 넓어 반으로 나누게 되었습니다. 나머지 반의 용도를 찾다가 아내의 퇴직 후 공간으로 만들게 되었고, 아내의 인생 2막의 직업으로 5년째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공간을 활용해 목공작품도 전시하고 판매하는 갤러리로 운영하게 되어 조그만 수익도 볼 수 있었습니다. 마을 안에 소소하게 준비한 카페가 이웃들과 함께하는 놀이와 쉼과 예술 문화의 공간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늘 노력하고 있습니다."

▲ 남해읍에서 카페와 목공예 공방을 운영하는 최정윤 씨와 아내 고정숙 씨.
남해시대
- 퇴직을 앞둔 이들에게 참고가 될 만한 말씀은?
"현직에 있을 때의 가진 것을 모두 내려놓아야 합니다. 출신, 학력, 직책 등 현직에서 누린 것을 모두 내려놓고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래야 더 자유로울 수 있고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 있습니다. 진짜 하고 싶은 일도 할 수가 있습니다. 자신이 누려왔던 모든 것을 내려놓더라도 전공이나 재능은 잘 살려서 자신과 이웃을 위해 봉사를 하면 정신도 맑아지고 세상을 보는 관점도 밝아질 것입니다. 또한 퇴직 전의 철저한 공부와 준비가 퇴직 후 안정된 삶을 보장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취미, 즐기는 것, 좋아하는 것을 가까이하면서 지내도록 하고, 지금 한창 뜨고 있는 인공지능(AI), 소셜미디어, 유튜브, 휴대폰 다루기 등은 우리 퇴직자들에게는 배워야 하는 필수항목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 퇴직 후 기억에 남는 활동이 있나요?
"어르신들의 삶에 관심을 갖다 보니 남해군에서 시행하는 신중년 일자리를 통해 활동하던 중, 시골 어르신들을 노리는 범죄와 사기행각이 많음을 알고 이를 예방하는 활동을 많이 했습니다. 농협인의 경험을 살려 마을마다 돌면서 지역민들을 대상으로 보이싱피싱 예방교육, 일명 '떳다방 퇴치운동', 학생들을 상대로 금융교육, 소상공인을 위한 제로페이 가맹점 가입활동 등을 3년간 했습니다. 이는 소상공인을 곤경에 처하게 하고 지역경제를 망치며 어르신들의 가게 부담을 가중시키기 때문이었습니다. 특히, 유사사찰을 차려놓고 온갖 감언이설로 노인들의 돈을 갈취하는 행위를 보고 퇴치를 위해 적극 노력해 1주일 만에 철수시켰던 일이 기억에 남습니다."

▲ 최정윤 씨의 퇴직후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색소폰 연주였다. 그는 색소폰 연주에도 열정적이다.
남해시대
- 퇴직자와 관련해 지방자치단체에 바라는 일이 있다면?
"평생교육차원에서 퇴직자 프로그램을 활성화하면 좋겠습니다. 퇴직자들은 경험이 많아서 모든 것을 알 것 같지만 자기 분야 말고는 사회 물정에 어둡고 모르는 것이 많습니다. 평생학습 강좌 중 기존강좌에서 과감히 탈피해 새로운 과목을 보충해서 폭넓은 강좌를 개설해 퇴직자들이 평생교육을 통해 배움과 성취감을 이룰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퇴직자 인력을 활용해 재능기부를 통한 봉사 기회를 제공했으면 합니다. 특히 금융교육(보이스피싱 등), 한글 공부방, 일명 소소한 집수리 등을 비롯한 퇴직자 재능기부 봉사시스템을 구성했으면 합니다.
우리 고장은 퇴직자들이 취업을 할 수 있는 곳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연금 생활자는 행정에서 시행하는 일자리 제공에 상대적으로 제외되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이 있습니다. 재능기부 봉사시스템과 잘 연계하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도 있을 겁니다."
- 퇴직 후 이룬 성과를 요약하시면?
"취미생활이 부업으로 발전돼 인생 2막의 직업이 됐고, 목공을 통해 평생직업교육원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것이 무엇보다도 뿌듯한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목공방 '목공간'과 '티움카페' 운영으로 조그마한 수익을 창출하고 여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는 만남의 장, 배움의 장을 마련하고 이웃과 함께 오순도순 함께 할 수 있는 이것이 큰 성과라 말할 수 있습니다."
-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 주시지요.
"제가 그동안 작품활동을 해 온 것을 바탕으로 조만간 개인전을 개최할 예정입니다. 저를 응원해 주시고 가르쳐 주신 선생님들 그리고 지인들을 모시고 남해 목공문화 발전을 위해 조촐한 자리를 가질까 합니다. 아마 남해에서 목공전시회는 최초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한 더 많은 목공교육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제가 언제까지 목공을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목공을 배우고 싶은 분들에게 언제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제가 운영하는 두 사업장이 우리 이웃의 즐거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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