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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정부가 왔다, 이 대통령 "다시는 국가가 등 돌리지 않겠다"

이태원 참사 3주기 첫 정부 공식 기억식 열려, 외국인 희생자 유족들도 참석... 일부 유가족 오세훈 시장에게 항의

등록 2025.10.29 13:48수정 2025.10.29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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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리고 있다.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리고 있다. 이정민

3년 만에 정부가 응답했다.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를 맞아 참사 이후 최초로 행정안전부와 서울특별시,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가 합동으로 광화문 북광장에서 기억식을 열었다.

29일 오전 10시 29분 서울시 전역에 울려 퍼진 1분간의 추모 사이렌으로 시작된 3주기 기억식에는 눈물과 더불어 끝없는 박수가 이어졌다. 송해진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오늘 참사 3년 만에 정부가 유가족과 시민들 곁에 섰다. 정부가 함께한 것은 의미 있는 일이지만, 이것은 출발점"이라며 "오늘의 약속은 내일의 행동으로 증명되어야 한다.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하는 것이 앞으로 국가 운영의 첫번째 원칙이 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억식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를 대표해 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석 일정으로 인해 영상으로 추모사를 보낸 이 대통령은 "감히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될 수 없음을 잘 알지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참사 유가족과 국민들께 다시 한번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면서 "이제 국가가 책임지겠다. 미흡했던 대응, 무책임한 회피, 충분치 않았던 사과와 위로까지 모든 것들을 되돌아보고 하나하나 바로잡아가겠다"라고 사과했다.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미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일정으로 인해 불참한 이재명 대통령이 보낸 조화가 놓여 있다.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미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일정으로 인해 불참한 이재명 대통령이 보낸 조화가 놓여 있다. 이정민

이어 "다시는 국가의 방임과 부재로 인해 억울한 희생이 발생하지 않게 하겠다. 국가가 존재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라는 기본과 원칙을 반드시 바로 세우겠다"라며 "애끓는 그리움과 헤아릴 수 없는 고통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유가족분들에게 국가가 또다시 등 돌리는 일 결단코 없을 것이다"라고도 약속했다.

이전 정부에서 외면했던 12개국의 외국인 희생자 유가족 46명 역시 최초로 정부 초청을 받아 3주기 기억식에 함께했다. 또 김민석 국무총리를 비롯해 우원식 국회의장,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가족, 시민 2000여 명이 함께했다.

기억식을 시작하기 직전 오세훈 서울시장이 모습을 드러내자 유가족 일부는 오 시장을 향해 수차례 "집에 가라"며 항의하기도 했다. 서울시 또한 이태원 참사에 책임이 있는 데다 이전 정부 시절 진상 규명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탓이다.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한 유가족이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한 유가족이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이정민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항의를 한 한 유가족이 분통을 터뜨리며 울고 있다.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항의를 한 한 유가족이 분통을 터뜨리며 울고 있다. 이정민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한 유가족이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해 항의하고 있다.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한 유가족이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해 항의하고 있다. 이정민

노르웨이 희생자 스티네씨 유가족도 한국 방문... "화물번호로 돌아온 딸" 눈물

송 위원장은 "우리는 거대한 비극을 되돌릴 수 없지만 비극을 헛되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국가의 책임이자 살아있는 우리 모두가 짊어진 책임"이라면서 "이번 정부에서는 진상을 규명하고 더 안전한 내일을 여는 의미 있는 전환점을 만들어 달라. 국가 기관과 공직자들이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행정을 펼쳐달라. 그리하여 거대한 비극 이후 우리 사회가 조금이라도 안전해지고 성숙해지고, 조금이라도 더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사회로 나아가게 해달라"라고 당부했다.


이어 우원식 국회의장은 "그날 위험을 알렸어야 할 사이렌이 이제서야 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은 이들의 끝없는 통곡, 국가가 더 빨리, 더 정확히 나섰어야 한다는 질책, 반복되는 참사를 끊어내지 않으면 서글픈 사이렌은 앞으로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엄중한 경고까지 그 모든 것이 (사이렌 소리에) 담겨있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우 의장은 "국회는 참사 발생 100일에 국가 기관 최초로 추모제를 열었고, 2주기에는 국회 차원에서 추모제를 열어 조금이나마 유족들의 슬픔에 함께하고자 했다"라면서 "국회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 국가의 가장 큰 책무라는 국민적 합의를 반드시 입법으로 완성해 내겠다. 미뤄왔던 생명안전기본법을 통과시키겠다"라고 밝혔다.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외국인 희생자 유가족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외국인 희생자 유가족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정민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외국인 유가족이 침통해 하고 있다.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외국인 유가족이 침통해 하고 있다. 이정민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외국인 유가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외국인 유가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정민

노르웨이 희생자인 스티네 에벤센씨의 엄마 수잔나 에벤센씨도 무대에 올라 참사 이후 3년간의 시간을 떠올렸다. 에벤센씨는 "저희 딸이 한국에서 화물번호가 찍힌 채 하나의 소포로 돌아온 것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참혹했다"라면서 "저희는 (한국으로부터) 소식을 알기 쉽지 않았으나 한국의 부모님들이 (이태원 참사의 진상 규명을 위해) 1년 내내 싸워오셨다는 소식을 알게 됐다. 그들(유가족들)은 저희를 따뜻하게 맞이해 주셨고, 같은 슬픔 속에서도 우리를 위로하고 돌보려고 애썼다"라고 전했다.

희생자 안지호씨의 동료였던 배우 문소리씨도 이날 무대에 섰다. 고 안지호씨는 문씨와 2021년 드라마 <미치지 않고서야>에서 스타일리스트 보조 스태프로 만나 드라마 촬영을 위해 6개월간 창원 숙소에서 함께 생활했다. 문씨는 "그동안 많은 무대에 섰지만, 오늘 이 무대는 특히나 더 힘든 자리인 것 같다"라고 전하면서 "내가 본 지호는 무척 똑똑하고 밝고 씩씩하고 예의도 있는 친구였다. 지호에게 오죽하면 '너희 부모님은 정말 좋으시겠다. 이렇게 멋지고 훌륭한 딸을 키워내서 얼마나 뿌듯하시겠니'라는 말을 여러 번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촬영이 끝나고 지호는 복학을 해 의상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고 종종 제게 소식을 전해왔다. 그다음에 2022년 10월 29일 졸업 작품 준비를 거의 다 마치고 이태원에 갔다가 숨을 못 쉬고..."라고 말하면서 문장을 끝맺지 못했다.

송기춘 이태원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은 "참사 진상 규명에 필요한 정보를 갖고 있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제보와 협조를 요청드린다"라고 호소했다. 송 위원장은 "진상 조사와 피해 구제를 위해 유가족과 피해자에게 연락을 드리면 '왜 이제 와서 이러느냐'는 반응을 보이면서 피해 사실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분들이 있다. 국가에 대한 기대를 접었기 때문이거나 가해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라면서 "(특조위는) 이태원 참사의 진실을 충실하게 밝혀 곧 국민께 보고드리겠다. 진실만이 상처를 어루만지고 피해를 치유하며, 안전한 미래를 열어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기억식에는 시인 박소란씨의 추모시 낭독과 가수 안예은씨의 추모 공연, 추모 뮤지컬 '찬란히 빛나는 나의 별'이 이어졌다.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찬란히 빛나는 나의 별'이란 제목의 뮤지컬이 추모공연으로 진행되고 있다.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찬란히 빛나는 나의 별'이란 제목의 뮤지컬이 추모공연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정민


#이태원참사 #3주기기억식 #행정안전부 #서울특별시 #유가족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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