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앞에 걸어둔 신발 사진은 제가 직접 찍은 사진입니다. 사례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박승일
먼저 자신의 집 출입문 문고리에 걸어둔 물건에 대한 소유권과 점유권에 대해 알아야 한다. 소유권이란 물건을 사용, 수익, 처분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내 물건을 말한다고 보면 된다.
반면 점유권은 조금 차이가 있다. 물건을 사실상 지배하는 상태를 말한다. 예를 들어 택시에 손님이 놓고 내린 물건의 소유권은 손님이지만 점유권은 택시 기사가 된다. 단순하게 생각해 남에게 물건을 빌려 쓰고 있으면 대부분 점유권이 인정되는 것이다.
그런데 중고 거래를 위해 물건 값을 지급하고 직접 물건을 보고 난 뒤에 마음이 변해서 물건을 구매하지 않고 그대로 두고 왔다면 누구의 물건인가 의문이 들 수 있다. 이때는 물건의 소유권이나 점유권이 구매하는 사람에게 넘어가지 않았다고 본다. 만약에 구매자가 그 물건을 집 밖으로 가져가다가 다시 돌아와 그 자리에 두는 것과는 다르다.
그래서 중고 거래 중에 물건 값을 받고 난 뒤에 구매자가 물건을 가져가지 않았을 때는 돈을 돌려줘야 한다. 다만 거래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거나 손실이 발생했다면, 민사 분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최근에는 황당한 중고 거래 사기 수법도 있다. 3자 중고 거래 사기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3자 사기는 판매자와 구매자를 모두 속이는 사기 수법이다. 판매자에게는 구매자인 척하고, 구매자에게는 판매자인 척하며 접근한다. 판매자에게는 비대면으로 물건을 확인하고 싶다고 말하고 물건만 가져가고 돈을 입금하지 않는 방법이다. 반대로 구매자에게는 물건을 보여주는 척하고 엉뚱한 주소를 말한 뒤에 돈을 입금 받고 연락을 끊는 것이다.
예전엔 택배 거래를 유도하면서 선입금을 요구하고 물건을 보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물건을 발송했더라도 그 안에 헌 옷이나 쓰레기 등을 넣어 보내 피해자를 조롱하는 경우까지 있었다. 그러다 보니 사기 등을 우려해 직접 대면해 거래하는 직거래가 늘고 있다. 동시에 문고리 거래도 늘고 있다. 판매자의 성향에 따라서 직접 사람을 만나지 않고 물건을 판매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다양한 방법으로 중고 거래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직거래 사기 관련 범죄도 꾸준히 늘고 있어 안타깝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올해 중고 거래 플랫폼 직거래 사기 관련 민원은 8만 3733건(8월 말 누적 기준)이었다. 지난해 전체 민원 건수인 10만 539건이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도 훨씬 늘 것으로 예상된다.
안전한 문고리 거래를 위한 수칙들
직거래의 위험성을 피하려고 문고리 거래를 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판매자가 출근 등의 이유로 구매자와 시간을 맞추지 못하는 어쩔 수 없는 때는 물론이고 여성이 낯선 남성에게 직접 물건을 판매할 때는 불안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로 간에 분쟁 없이 안전한 거래를 위해서는 반드시 몇 가지 수칙을 지켜야 한다.
첫째, 구매자가 판매자의 집 앞까지 직접 가는 때에는 관리인이 상주한다면 출입할 때 반드시 출입 사실을 말하는 것이 좋다. 판매자와의 사전 통화로 약속해 두면 더욱 좋다. 이는 타인의 주거 공간에 출입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리고 나올 때 물건을 가지고 나오지 않는다면 물건을 그대로 두고 왔다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 사진 등을 찍어서 판매자에게 바로 보내주는 게 좋다.
반대로 판매자는 직접 경비실 등에 보관을 부탁하는 것이 좋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CCTV가 설치되어 있는 곳에 물건을 보관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자신의 물건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
둘째, 판매자의 정보를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 온라인 플랫폼의 경우 닉네임만 공유하고 연락처는 대부분 공유하지 않는다. 그럴 때 사기를 치는 범죄에는 무방비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반드시 연락처와 이름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셋째, 시세에 맞지 않는 너무 싼 가격은 의심해야 한다. 이때는 먼저 금액을 입금하지 말고 물건을 확인한 뒤에 입금하는 것이 좋다. 만약에 핑계를 대면서 먼저 선입금을 요구한다면 반드시 사기 범죄에 대해서 의심해 봐야 한다.
중고 거래라는 편리함 뒤에는 가끔 위험성이 숨어 있다. '직거래가 안전하다'라는 믿음이 만들어낸 '문고리 거래'다. 가끔은 눈앞의 거래만 보고 서두르기보다, 잠시 멈추고 더욱 안전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심코 걸어둔 신발 한 켤레, 그것이 범죄의 빌미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고 거래의 본질은 판매자와 구매자의 신뢰다. 하지만 그 신뢰 모두를 중고 거래 플랫폼이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다. 명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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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경찰청에 근무하고 있으며, 우리 이웃의 훈훈한 이야기를 쓰고 싶은 현직 경찰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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