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경찰청은 고등학교 주변 빌라 등에서 운영해온 불법 도박장 운영자 등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제주경찰청 제공
제주 지역 청소년들의 사이버도박 중독이 심각하지만, 교육당국의 제대로 된 대처가 필요해 보인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지난 27일 제주경찰청은 제주 지역 불법 사이버도박에 대해 대대적인 단속을 벌인 결과, 불법 도박 사이트 총판 등 운영자급 21명과 불법 사이트에서 도박한 행위자 39명 등을 검거했다고 밝혔습니다. 도박에 참여한 이들 중에는 고등학생 5명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주지역 폭력조직 조직원 A씨는 빌라 등에 도박장을 차려 운영하면서 인근 고등학생들에게 이자율 650% 고금리로 자금을 빌려주기도 했습니다. 학생 중 일부는 최대 1100만원을 도박에 사용했고, 함께 도박을 하자며 같은 반 친구들을 유인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심각한 제주 청소년 도박 중독
2018년에 발표한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자료에 따르면 제주 중·고교생 도박 위험집단은 14.1%로 전국에서 가장 높습니다. 전국 평균(6.4%)과 비교하면 배 이상 높은 수치입니다. 하지만 당시 제주도교육청은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의 자료가 표본수가 적어 신뢰할 수 없고 과장됐다고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제주 지역 청소년들의 도박 중독은 마냥 손놓고 있을 정도의 수준은 아닙니다. 지난해 9월 위성곤 민주당 의원(서귀포)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형사입건된 도박 범죄소년의 수는 2021년 63명에서 2024년 328명 (8월 기준)으로 3년 새 5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각 지역별 14세 이상 19세 미만 인구대비 비중으로 보면 전남, 제주, 광주 순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제주도 교육청이 초4, 중1, 고1 학생 1만 935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사이버 도박 문제 진단 조사에서도 제주 지역은 0.44%가 위험군에 속해, 전국 평균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제주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가 지난 7월 발표한 청소년 도박 중독 카드 뉴스를 보면 청소년 응답자의 4.3%가 도박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도박 경험 청소년의 6개월간 도박 지속률을 보면 19.1%로 10명 중 2명은 중중에 해당됐습니다. 주변 친구들의 도박 행위를 목격하거나 들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27.7%가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적극적인 상담과 대책 필요

▲ 제주도교육청 주최로 열린 교원 대상 ‘청소년 도박문제 대처 강화 연수’
제주도교육청 제공
제주경찰청의 도박 검거 관련 발표 사흘 전인 24일 제주도교육청은 탐라교육원 대강당에서 도내 초·중·고등학교 교원 80여 명을 대상으로 '청소년 도박문제 대처강화 연수'를 개최했습니다. "교사 역량을 키워 청소년 도박을 예방한다"는 취지로 진행됐지만, 일부 참석자는 사전에 상담 등으로 도내 학생들의 도박 중독을 해결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토로했습니다.
제주 지역 청소년들의 사이버도박은 몇 천원 단위의 스포츠XX 등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몇 천원을 가지고 몇 만원을 버는 모습을 목격한 같은 반 학생들이 함께 빠져들고, 이후 사이버도박에 큰돈을 거는 경우도 있습니다.
문제는 이들이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차된 차량의 내부를 털어 금품을 훔치는 등 2차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입니다. 특히 이번에 검거된 학생처럼 도박장을 운영하는 조폭들의 권유와 협박으로 같은 반 학생을 유인하는 등 최근 이슈가 된 캄보디아 범죄 집단의 수법과 유사한 형태를 보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이들이 운영했던 도박 사이트는 캄보디아와 베트남 등에 본사를 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일각에선 도박 중독이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거부감 없이 확산돼 심각한 상태라며 실질적인 조사 등을 통해 적극적인 대처와 상담으로 사전에 예방하거나 도박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한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유나겸 제주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장은 "도박 사이트를 발견한 도민은 반드시 경찰 또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 신고해 주길 바란다"며 "'고수익 알바', '부업 알바' 등으로 둔갑한 계좌 대여(대포통장), 대리 송금 역시 도박 사이트 범죄에 이용될 수 있고, 공범으로 처벌 가능하다"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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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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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사채까지 빌려 도박한 고등학생들, 우려되는 '도박중독'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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