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미션센터에서 진행한 프로그램. 맨 오른쪽이 최경식 센터장
글로벌미션센터
최경식 센터장은 "사업장 변경이나 산재로 요양하는 이주노동자의 경우 국내에 거소가 없어 오갈 데 없는 상황이 된다."며 "이들이 쉼터에 머물며 건강을 회복하고 재충전하여 새로운 회사에서 한국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다"라고 말했다.
그 외에도 글로벌미션센터는 이주노동자를 위한 교육 사업과 문화 체육 사업을 운영해 이주노동자들의 한국생활 알권리를 충족하고 워라밸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주말 한국어교실(두 반-초급, 중급)을 연 2학기 운영하고 있으며, 전문가들과 함께 노동법교육, 산재교육, 보건교육, 소비자 보호교육, 성폭력예방교육 등을 연중 실시하고 있다. 필리핀 이주노동자 공동체를 위한 봄, 가을, 야유회와 체육대회 여름 캠프, 설, 추석 아웃팅을 통하여 일에서 지친 심신을 달래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주민과 함께 아프고 운다
매년 수많은 상담을 진행하는 최경식 센터장은 가슴 아픈 상담사례를 많이 접한다. 그 중에서도 2023년 봄에 만난 필리핀 출신 미등록 체류자 마리아(가명)씨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는 한국에서 20년간 미혼으로 살며 돈을 벌어 고국의 가족들을 부양했다. 미등록으로 거주한 탓에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해 평소 배가 아프거나 머리가 아프면 약국에서 약을 처방 받아먹으며 20년 세월을 버텼다.
그날도 배가 아파 약을 사먹었지만 복통이 가라앉지 않고 배가 너무 불러와 비싼 돈을 감수하고 병원을 찾았다. 의사의 권유에 따라 처음으로 검사를 한 결과 폐암 말기를 진단받았다. 급한 상황에서 마리아씨는 복수를 빼내는 시술만 받고 퇴원했다. 의사에 따르면 마리아씨는 폐암의 내부 장기 전이가 심해 마약성 진통제 외에는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는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결국 마리아 씨는 글로벌미션센터에 도움을 요청했다. 미등록 체류 상태인데다 폐암 말기의 몸으로 혼자서 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 가 출국을 준비하기가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최경식 센터장은 마리아씨의 요청대로 마지막 병원비를 연계해 주고 비행기표를 구매해 출입국외국사무소까지 동반해 자진 출국 신고 절차를 도왔다. 마리아 씨가 원하는 것은 남은 여생을 고국에서 가족들과 평안히 보내며 요양하는 것이었다.
최경식 센터장은 "마리아 씨는 한국에서 건강검진만 제대로 받았어도 살 수 있었을 것"이라며 "미등록이란 이유로 제대로 된 진료 한번 받지 못하고 당국의 눈을 피해 알바를 전전하며 살았던 한국에서의 그의 지난 20년의 생활은 얼마나 힘들었을까?"하고 탄식했다.
최 센터장은 또 "마지막으로 출입국사무소 복도에서 제가 그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게 기도뿐이었다"며 "함께 기도를 하며 하나님께 억울함을 호소하고 울었던 아픈 기억이 남았다"고 말했다. 최경식 센터장은 지금도 가끔 마리아 씨가 필리핀 어느 바닷가 고향 마을에서 환한 얼굴로 잘 지내고 있을 것이라는 상상을 하며 그의 안식과 평안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2024년 1월에는 공장에서 일하다 갑자기 정신병이 발병해 노숙 생활까지 하던 필리핀 이주노동자 J씨를 쉼터에서 보호한 적이 있다. 한국 직장에서 정상적으로 근무하던 그는 정신병이 발병하자 회사에서 쫓겨났다.
최경식 센터장은 J씨를 정신병원에 입원시켜 치료를 받게 하고, 4달간 돌보기까지 했다. 이후 필리핀대사관의 협조를 받아 필리핀으로 안전하게 귀국시킨 사례가 있다. 그는 지금 이주노동자로 재입국을 꿈꾸며 필리핀에서 가족들과 요양 중이다.
24시간 진행형인 이주민 돌봄

▲ 글로벌미션센터에서 이주민들과 함께 한 최경식 센터장
글로벌미션센터
오늘도 글로벌미션센터는 한국 내 필리핀 이주노동자의 가족으로 존재한다. 산재로 다쳐서 아픈 이주민에게 치료를 제공하고 직장에서 내국인과의 갈등으로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로하며 실직을 해 오갈데 없는 이주민들에게 쉴 곳을 제공한다.
돌보고 위로하고 기도하며 그들이 한국에 있는 동안 의지할 가족이 되어 주는 것, 이것이 글로벌미션센터의 사명이다. 글로벌미션센터에 근무 시간이 따로 없는 것은 이주민들 모두가 최경식 센터장의 가족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최경식 센터장은 일주일 내내 쉬는 날이 없다.
최경식 센터장은 늦은 밤이나 새벽 어느 때든 이주민들이 긴급 상황에서 보내는 구조신호를 외면하지 못한다. 최경식 센터장은 "지금 이 시간에도 저의 돌봄이 필요한 이주민이 있기에 지치거나 아플 시간이 없다"며 "돌봐준 이주민이 한국생활에 잘 적응해서 안정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유일한 보람이자 삶의 동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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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말기 미등록 체류자의 마지막 귀국길, 함께 울었던 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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