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추석 명절 전 군내 주요 길목을 점령한 정당과 정치인들이 내건 펼침막들. 주민들은 과다한 펼침막 게시로 폐기물과 처리비용이 늘고 환경 문제로 이어진다고 지적하고 있다.
<무한정보> 황동환
2026년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폐펼침막'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대한민국 정책브리핑'에서 지난 4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전국 폐펼침막 발생량은 5408톤, 재활용량은 1801톤으로 재활용률 33.3%를 기록했다.
2023년과 비교하면 발생량은 줄고 재활용률은 3.7% 올랐지만, 여전히 매년 수천 톤이 소각되는 구조적 문제는 해소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펼침막 제작 자체가 환경오염, 지자체 행정력 소모, 정당 비용 부담 등 다양한 사회적 비용을 유발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정치 펼침막은 잉크 이염과 코팅 등으로 물리적 재활용이 어렵고, 톤당 소각비용이 약 30만 원 수준인 데 비해 재활용 비용은 그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구 단위로는 매달 40~50장씩 게시되고 1장당 약 8만 원의 제작비가 들고 있어 '많이 만들수록 더 버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치권의 '펼침막 자유'를 넓힌 법·제도 변화도 부담을 키웠다. 2022년 12월 개정된 옥외광고물법은 정당이 표시·설치하는 펼침막에 대한 허가·신고를 면제하면서 최대 15일 게시를 허용해 설치 장소도 넓혔다.
개정 뒤 정당 펼침막 관련 민원은 법 시행 전 6415건에서 시행 후 1만 4197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2024년 추가 개정으로 읍·면·동별 2개, 어린이보호구역 제외 등 일부 제한이 도입됐지만 체감 민원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정당 펼침막, 환경 부담 주범 부상
선거 때마다 쏟아지는 선거용 펼침막은 폐기물 급증의 주범이다. 국회입법조사처가 2023년에 발표한 '정당 현수막 현황과 개선방안'에 따르면 '옥외광고물법' 개정 이전 비교적 자유롭게 게시됐던 2018~2022년 사이 치러진 다섯 번의 선거에서 발생한 폐펼침막은 1만 3985톤이며, 재활용률은 30.2%에 불과했다.
2018년 7대 지방선거에서 폐펼침막이 9220톤 발생 뒤 감소 추세를 보이긴 하지만, 대부분 소각 처리되고 있다는 점에서 선거용 펼침막이 환경에 부담을 주는 요소로 부상했다.
중앙선관위 집계에 따르면 2022년 대선 1110톤, 같은 해 지방선거 1557톤, 2024년 총선도 약 1235톤이 발생했다. 선거 한 번에 1000톤이 넘는 폐펼침막이 나온다는 의미다.
지방자치단체도 손을 놓고 있지는 않다. 2023년 파주시가 '친환경 소재 사용 촉진 및 재활용 활성화 조례'를 전국 최초로 제정한 뒤, 2025년 10월 19일 기준 116개 지자체로 조례 제정이 확산됐다.
행정안전부·환경부는 2023~2024년에 장바구니·마대 제작, 전자게시대 확충 등 재활용·억제 사업에 국비를 지원했다.
하지만 친환경 원단의 높은 단가, 수거물 세척·건조·재단 등 전처리 비용, 민간업체 부족 등으로 사업 중단·포기가 잇따르는 등 한계도 분명하다. 결국 '재활용 확대'에서 '제작 감축'으로 옮겨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충남도와 예산군이 '폐펼침막 발생·재활용 현황'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자료는 없다. 다만 공문서·보도자료·계약공개 등에서 사업 실적·사례·조례·계약 내역 형태로 확인은 가능하다.
예산군은 계약정보공개시스템(2023년 말) 자료에 '폐현수막 재활용 마대 제작·납품' 계약이 공개돼 있다. 예이음협동조합이 재활용 마대 제작·납품(684만 2000원) 계약을 체결한 내역이 확인된다. 이외 과수원·밭 농가를 대상으로 풀 자람 방지용 일부 교부 사례가 있으나, 대부분은 75리터 종량제봉투에 담아 폐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자게시대 확충 등 방안 찾으려면 얼마든지
재활용 사례도 있다. 올해 덕산면주민자치회는 '충남 주민자치 한마당'에서 폐펼침막 업사이클 '친환경 텐트'를 전시해 지역 커뮤니티 주도형 실적으로 평가받았다.
정책의 방향타도 분명하다. 충남도는 도·시군·읍면동을 잇는 단일 양식의 '발생·수거·전처리·최종처리' 표준표를 도입하고, 선거월에는 주 단위로 공개해야 한다.
정당·공공기관 중심의 제작량 감축 없이는 성과가 제한적이다. 도와 군은 △전자게시대 확충 △펼침막 총량제·사이즈 기준 △어린이보호구역·경관보호구역 상시 제외 등 가이드라인을 정당과 합의해 선거 전 사전 공표도 검토할 만하다.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선거 D-30부터 일일 수거반 가동 △위반 게시물 즉시 철거 △수거·세척·건조·재단·보관 전 과정의 사진기록·중량기록 의무화 △표준단가 계약과 하자·불량 반납 규정 명시 △군 누리집에 '폐현수막 대시보드' 신설(발생·재활용률·소각량, 전년 동기 대비 증감) △정당·기관별 월별 제작량·수거율 자율공개 협약(미이행 시 게시 권고수량 감액) 등이다.
폐펼침막을 '한 번 쓰고 버리는' 비용이 아니라 '감축과 순환의 출발점'으로 바라보는 인식 전환이 중요하다. 통계의 정합성을 높여 정확한 발생량·재활용률을 공개하고, 정당이 앞장서 제작량을 줄이며, 고분자 분해·재생원료 전환 같은 기술투자를 병행할 때 비로소 선거의 홍보 도구가 지역사회의 환경부담으로 되돌아오는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충남 예산군 지역신문인 예산의 참소리 <무한정보신문>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공유하기
버려지는 선거의 말들, 폐펼침막이 남긴 환경부담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