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한동훈 "야간근무 선택권 왜 빼앗나" - 장혜영 "죽음 각오한 선택은 아냐"

CBS 라디오에서 '새벽배송 금지' 토론...'노동자 건강권 대화' 필요성엔 공감

등록 2025.11.03 21:51수정 2025.11.03 21:56
16
원고료로 응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장혜영 전 정의당 의원이 3일 오후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새벽배송 찬반토론을 하는 모습.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장혜영 전 정의당 의원이 3일 오후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새벽배송 찬반토론을 하는 모습. 박재홍의 한판승부 유튜브 갈무리

'새벽 배송 금지'를 두고 온라인에서 공방을 벌였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장혜영 전 정의당 국회의원이 이번엔 라디오 생방송 토론으로 한판 승부를 벌였다.

새벽 배송 금지에 반대하는 한 전 대표는 "새벽 배송을 하는 사람들은 강요에 의한 게 아니라 주·야간 근무 중 야간을 선택한 분들"이라며 '직업 선택의 자유'를 강조했다. 반면 장 전 의원은 "(과로로 인한) 죽음을 각오한 선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맞받았다.

나아가 한 전 대표는 대안으로 "(우리 사회가) 대화를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으나, 찬성 의견인 장 전 의원은 그런 그에게 구체적인 대안을 요구하며 국민의힘의 사회적 대화 참여를 촉구했다.

한동훈 "왜 새벽 배송만 금지?" vs. 장혜영 "맥락이 있다"

 쿠팡 물류센터 모습.
쿠팡 물류센터 모습. 쿠팡

한 전 대표와 장 전 의원은 3일 오후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새벽 배송 금지'를 주제로 약 30분간 찬반 토론을 벌였다. 앞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가 지난달 22일 택배 과로사 방지를 위해 0~5시 배송을 제한하자는 의견을 냈는데, 그 후 페이스북에서 설전을 이어온 두 사람이 합의해 방송 토론을 벌인 것이다.

장 전 의원은 지난해 5월 쿠팡 택배기사 고 정슬기씨가 과로로 숨진 일을 거론했다. 그는 "그분(정씨)이 일하던 환경이 저녁 8시 반에 출근해서 다음 날 아침 7시까지 일을 하는 야간 배송이었다"며 "물류가 쌓여 있는 캠프와 이분이 담당하는 배송 구역을 3번 왔다 갔다 하면서 무려 179개의 택배를 운송하다가 과로사로 돌아가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년 정부 조사를 언급하며 "쿠팡에서 조사에 참여하신 분들의 77%가 (정씨처럼) 야간 3회 차 배송을 무리하게 감당하고 있다"라면서 "쿠팡 야간 노동 배송자들은 상시적 과로사 위험에 처해 있는 채로 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 전 대표는 "과로는 우리 사회에 만연된 문제이다. 새벽 배송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대한민국에 새벽에 일하는 많은 일들이 있다"라면서 "새벽에 미화하는 분, 음식을 팔거나 심야 운전을 하는 분, 편의점 (업무를 하는 분) 등"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장 전 의원은 "토론이 성사된 구체적인 맥락이 있다"면서 "마음 같아서는 대한민국의 모든 심야 노동에 대해서 다 토론하고 싶지만, 연내에 정돈하기로 목표가 되어 있는 것은 택배 과로사 노동을 방지하기 위해서 어떻게 할 것이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훈 "새벽 배송, 강요 아닌 선택에 의한 것"
vs. 장혜영 "선택했으나 원치 않는 죽음으로 이어진다면?"

인터뷰하는 한동훈 전 대표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한동훈 전 대표가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인터뷰하는 한동훈 전 대표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한동훈 전 대표가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한 전 대표는 특히 '직업 선택의 자유'를 강조했다. 그는 "새벽 배송을 하는 사람들은 강요에 의한 게 아니라 주·야간 근무 중 야간을 선택한 분들"이라며 "교통 상황이 야간에는 뻥뻥 뚫리고 주차가 (주간보다) 편하다. (배송지) 엘리베이터에서 (택배기사가) 주민과 마주칠 일도 없다. 수입도 조금 더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업무 환경이 더 나은 편"이라고도 덧붙였다.

이에 장 전 의원은 "직업 선택의 자유는 당연히 있다"면서도 "돌아가신 고 정슬기님도 직업 선택의 자유라고 생각해서 이 직업을 선택했지만 원치 않는 과로사를 당했다. 지금도 사람들이 위험을 감당한다고 얘기하지만 그 위험이 실제 죽음으로까지 이어진다면 과연 그것을 선택할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어떤 문제를 해결할 때 '너는 죽음을 각오할 거야?'라는 식으로까지 얘기하면 현실적인 문제 해결에서는 더 어려운 점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지적했다.

한 전 대표는 대화의 흐름을 노동조합에 대한 문제 제기로 끌고 가기도 했다. 그는 "새벽 배송을 담당하는 기사들과 이걸(새벽 배송을) 받는 2000만 시민들은 이걸 유지하고 싶어 하잖나"라며 "당사자들은 다 하고 싶어 하는데 왜 민노총(민주노총)이 '이건 너희의 건강에 문제가 있으니까 없애야 해'라고 할 수 있는지? 무슨 권한으로?"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자 장 전 의원은 "자꾸 민주노총에서 얘기하는 것들을 제3자라고 얘기하시는데 민주노총 택배 노조의 노동자들은 쿠팡과 이런 택배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노동자들이고 당사자"라며 "당사자라는 개념을 너무 축소해서 얘기하고 계시지는 않은가? 제3자는 빠지라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장혜영 "0~5시 일 멈춰도 새벽 배송 가능" vs. 한동훈 "불가능"

민주노동당 장혜영 공동선대위원장 민주노동당 장혜영 공동선대위원장이 지난 5월 22일 오후 서울 구로구 민주노동당사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장혜영 공동선대위원장 민주노동당 장혜영 공동선대위원장이 지난 5월 22일 오후 서울 구로구 민주노동당사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정민

한편 장 전 의원은 이날 "(새벽) 0~5시 사이에 택배 노동자들이 일을 하지 않아도, 배송을 제한해도 새벽 배송 서비스는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 전 대표는 "그사이에 배송 기사들이 일을 하지 않으면 새벽에 받아볼 수가 없다. 어떻게 5시에 출근해서 7시까지 배달이 되나?"라며 "그건 불가능하다"라고 단언했다.

이에 장 전 의원은 "택배 노동자들이 배송뿐만 아니라 분류 작업, 프레시백 정리·회수·반납 작업 등 자기 일이 아닌 일을 5시간 정도 한다는 설문조사가 있다"며 "그 일을 담당할 수 있는 다른 사람들을 채용하고, 쿠팡이 아주 조금만 시스템을 개선하면 얼마든지 새벽 배송을 유지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사회적 대화 기구에 참여하고 있는 택배노조의 주장도 그와 이슷하다. 택배노조는 30일 보도자료를 내고 "쿠팡은 2021년 모든 택배사가 합의한 '택배 노동자 과로사 예방을 위한 사회적 합의' 이행을 거부하며, 분류작업과 프레시백 회수 업무를 여전히 택배 노동자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쿠팡 측이 사회적 합의대로 이 업무들을 책임지고 처리한다면, 배송 제한으로 인한 시간 공백은 충분히 메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 전 대표는 "여기서 더 논쟁은 안 하겠다"면서 "저는 그건 안 된다고 본다"라는 태도를 고수했다. 30여 분의 라디오 토론 말미, '대안'을 묻는 사회자의 말에 한 전 대표는 "근로자들의 건강권에 대한 대화는 계속해야 한다"면서도 "당사자들의 의사를 충분히 들어보지 않은 상태에서 (새벽 배송을) 금지하는 방식은 우리 사회가 나아갈 길이 아니"라는 원론적인 견해를 밝혔다.

장 전 의원은 '근로자의 건강권에 대한 대화는 계속해야 한다'는 한 전 대표의 말을 받아 "(택배) 사회적 대화 (기구)에 적극적으로 국민의힘에서 참여하실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장 전 의원은 "이 안이 최선의 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다른 안을 가지고 대화에 나서서 함께 노동자들의 건강권을 지킬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관련기사]
노동자 선택이니 괜찮다? 새벽배송 논쟁, 의사로서 제안합니다 https://omn.kr/2fwkx
장혜영 vs. 한동훈, '쿠팡 새벽배송' 라디오 토론 성사 https://omn.kr/2fvf1
한동훈-장혜영 '새벽 배송 금지' 공방... 공개 토론 갈까 https://omn.kr/2fub2
#새벽배송 #한동훈 #장혜영 #택배 #한판승부
댓글16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톡톡 60초

AD

AD

AD

인기기사

  1. 1 예산 논란 무색케 하는 몸값, 순금 162kg 황금박쥐상 예산 논란 무색케 하는 몸값, 순금 162kg 황금박쥐상
  2. 2 천세대 아파트 상가인데 '텅텅'... 쓰레기 분리수거장은 '호황' 천세대 아파트 상가인데 '텅텅'... 쓰레기 분리수거장은 '호황'
  3. 3 윤석열 '입틀막'에도 차분했던 앵커, 왜 장동혁에게 '목소리' 높였나 윤석열 '입틀막'에도 차분했던 앵커, 왜 장동혁에게 '목소리' 높였나
  4. 4 윤석열 시절, 택시에서 자주 들었던 저주의 말들 윤석열 시절, 택시에서 자주 들었던 저주의 말들
  5. 5 "아직도 판단 안 서나?" 물은 이 대통령, 다주택자 대출 혜택 손보나 "아직도 판단 안 서나?" 물은 이 대통령, 다주택자 대출 혜택 손보나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