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바우처 택시 이용 요금 서울시 바우처 택시 이용 요금
서울복지포털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용할 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다. 이동을 돕기 위한 제도임에도, 정작 탑승 과정에서 느끼는 불편과 불쾌함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느끼는 문제는 기사의 태도다. 택시를 타면 일부 기사들은 바우처 택시를 "저렴하게 타는 손님"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이런 왜곡된 인식이 불친절한 태도와 반말 응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시각장애인 입장에선 단순히 불쾌함을 넘어, 인간으로서의 존중이 결여된 순간을 마주하는 셈이다. 필자의 주변에도 이러한 문제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구로에서 자립센터를 운영하는 한 시각장애인 대표는 바우처 택시를 탈 때마다 기사와 실랑이를 벌인다고 했다. 반말이나 무례한 말투로 대화가 시작되고, 도착 시 목적지 앞에 정확히 세워주지 않아 벽에 부딪히거나 길을 잃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라고 한다.
강서구 가양동에 사는 30대 초반의 필자의 후배 역시 "복지콜이나 지하철이 더 불편하더라도 바우처 택시는 가급적 타지 않는다"고 말했다. 탑승할 때마다 기사들이 손자 대하듯 반말을 하는 일이 반복돼, "기분이 상한 채로 이동하는 것보다 차라리 불편을 감수하겠다"고 토로했다.
차량 상태도 문제다. 담배 냄새가 배어 있거나, 여름엔 시트가 땀에 젖어 있는 경우가 있다. 시각장애인은 후각에 민감해 이런 냄새에 더 큰 불편을 느낀다. 일부 차량은 청소가 제대로 되지 않아 손으로 만지면 먼지가 묻어나기도 한다. 복지콜이나 일반 택시에선 드문 일인데, 왜 유독 바우처 택시에선 이런 사례가 반복되는지 의문이다.
운전 태도도 개선이 필요하다. 급정거나 과속, 방지턱 충격 등으로 허리에 무리가 간 적이 있다. 기사에게 불편함을 말했더니 "차 바퀴가 괜찮은지 모르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승객의 안전보다 차량 걱정이 앞서는 태도는 택시 서비스의 본질을 잊은 것이다.
이러한 불편을 개선하기 위해 필자는 서울시 택시 정책과에 직접 문의해봤다. 담당자는 "바우처 택시를 이용 중 불친절, 난폭운전, 위생 문제 등은 서울시 120 다산콜센터를 통해 차량 번호와 함께 신고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또한 삼진아웃 제도를 운영해 동일 기사에게 불만 신고가 누적될 경우, 경고 조치와 교육, 재발 시 운행 제한 등의 제재가 이뤄진다고 한다.
다만 시각장애인 특성상 차량 번호를 확인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신고 절차를 더 쉽게 할 수 있는 보조 시스템이나 음성 인식 기반 서비스가 함께 마련될 필요가 있다.
서울시는 현재 시각장애인을 포함한 중증장애인이 월 60회까지 바우처 택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제도 자체는 분명 의미 있다. 그러나 '이용할 수 있다'와 '기분 좋게 이용한다'는 전혀 다른 문제다.
실제로 필자 주변에는 불쾌한 경험 때문에 한 달 4번도 이용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서울시와 택시 정책과는 이제 '이동권'에서 '존중권'으로 시각을 확장해야 한다. 기사들에게 단순 운행 교육만이 아닌 장애인 응대 예절 교육과 안전 운전 매뉴얼이 필요하다. 또한 차량 위생 점검과 기사별 피드백 시스템을 강화해, 이용자가 안심하고 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기사와 승객이 서로 존중하는 이동 문화, 그것이 진정한 복지다. 장애인이 "오늘은 기분 좋게 택시를 탈 수 있었다"고 말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이 제도는 제 역할을 다 했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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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둠 속에서도 색채있는 삶을 살아온 시각장애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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