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 <흔들리며 피는 꽃> 출연진
이준호
<흔들리며 피는 꽃>은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온갖 시련 속에서도 강인한 삶을 살아내는 탈북 여성을 상징한다. 연극은 원단을 취급하는 회사 '원산트레이딩' 개발실에서 시작된다. 극의 주인공 신입 사원 송경화가 하나원을 나와 처음 근무하는 곳이다. 먼저 입사한 탈북 여성 언니 예은정도 있다. 둘은 이북이 같은 고향이라는 것에 동질감을 느끼며 서로 의지하고 가깝게 지낸다.
개발실에는 김대환 대리도 있는데 팀원들은 서로 남북이라는 이질감 없이 화합하며 일한다. 경화는 남한의 어색한 환경과 언어 차이를 극복하고 회사에 빨리 적응하기 위해 근무에 매진한다. 경화는 결국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대리로 승진한다.
일취월장이랄까. 송 대리는 진급하자마자 중국 신규 시장 개척을 위한 출장에 나선다. 경화는 출장이 마무리될 즈음 탈북하면서 헤어진 동생 준환 생각에 연변에 있는 동생을 찾아 나선다. 동생이 인신매매 조직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면서도 동생을 설득해 중국 탈출을 감행한다. 그러나 국경을 탈출하는 과정에서 조직에 의해 동생을 잃는다.
이후 경화는 인신매매 출신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회사는 탈북민 때문에 회사 신용이 떨어지고 있다는 소문에 휘말리게 된다. 이에 죄스런 마음에 송 대리는 급기야 사표를 제출하게 된다. 그러나 회사는 출장 중 동생을 찾아 나서게 된 송 대리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사표를 반려한다.
이어 상황은 크게 반전된다. 개발실 김 대리가 원산트레이딩을 세운 할아버지 박 회장의 손자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김 대리는 일찍 부모를 잃고 할아버지 손에 자라면서 회사 후계자이면서 말단 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김 대리는 경화를 탈북 여성을 넘어 사랑하는 연인으로 여기는 인물로 설정됐다.
연극은 박 회장의 지원과 격려로 경화가 인권재단 설립을 논의하기 위해 해외로 출국하는 장면에서 막을 내린다. 연극은 탈북민에 대한 선입견과 차별에도 꿈과 희망을 가지고 인간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해 가는 강인한 인물을 그린다.
이 연극은 오랜만에 보는 탈북민 주제 해피 엔딩 작품이다. 탈북 스토리가 대부분 슬프고 먹먹한데 반해 이 연극은 관람한 후 몸과 마음이 상쾌하다. 연극의 모티프가 된 실제 주인공의 건강하고 행복한 인생을 앞으로도 응원한다.
남북통합문화센터 창작 지원 공모 선정작

▲ 연극 <흔들리며 피는 꽃>에 출연한 배우들이 공연이 끝난 후 인사하고 있다.
이혁진
한편 필자가 주목한 인물은 극중 원산트레이딩 회사를 창업한 박 회장이다. 6.25 전쟁 때 이북에서 월남해 동대문 평화시장에서 원단장사로 회사를 일군 그는 전형적인 실향 기업인이다. 그는 탈북민도 같은 이산가족이라는 생각에 그들을 고용하는데 앞장섰다.
실향민 후손인 필자는 원산트레이딩의 박 회장의 기업 정신을 누구보다 이해하고 있다. 연극을 보면서 박 회장과 유사한 인생을 산 개풍군 출신 기업인 류근실 회장이 떠올랐다. 아버지의 고향이자 내 뿌리이기도 한 미수복 개풍군에서 태어난 류 회장은 전후 1957년 중앙공업제지주식회사를 설립해 국내 초창기 제지 산업을 이끌었다.
류 회장은 회사를 운영하면서 타향에서 설움과 배고픔에 지친 실향민들을 우선 채용해 이들의 생계를 책임졌다. 이어 군민회를 창립해 고향 사람들의 친목과 애향 활동도 지원했다. 이는 연극 속 박 회장 삶과 매우 흡사하다. 이러한 기업인들의 유지는 정부의 탈북민 고용 기업 지원 정책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편, 연극 <흔들리며 피는 꽃>은 통일부 남북통합문화센터 올해 세 편의 콘텐츠 창작 지원 공모 선정작 중 하나이다. 연극 무대인 센터의 대강당은 연극 전용 공간이 아닌데도 돋보이는 연출로 작품 분위기를 살렸다. 남북통합문화센터는 11월 공모 선정 연극 발표 주간을 정해 1일에는 <그놈의 정> 연극을 올렸으며 오는 8일 오후 3시에는 연극 <어느 골목 모퉁이의 단단씨>를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관람료는 무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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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탈북민의 해피엔딩, 마음까지 상쾌해지는 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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