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10월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하며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핵 추진 잠수함 도입한 것 같아요. 국민의힘에서는 대선 공약으로 나오기도 했고요. 평가가 엇갈리는 것 같은데 어떻게 보세요?
"많은 분이 핵잠수함 가지면 우리가 강대국으로 대접받게 되는 것으로 생각하시는데 그건 명품 백이나 고급 자동차처럼 가지고 있다고 남에게 자랑하는 물건이 아니라 굉장히 위험한 물건이고 다른 나라들이 우리를 경계하게 만들 수 있는 물건이에요.
민주당 정부도 보수 정권과 마찬가지로 그동안 '힘에 의한 평화'라면서 군비를 증강해 왔죠. 하지만 군비 증강이 전쟁의 불씨가 된 경우는 많아도 평화를 불러온 적은 별로 없거든요. 왜냐하면 우리가 신무기 배치하고 국방력 키우면 다른 주변의 다른 나라들이 경계해요. 지금 북한, 중국만 얘기하지만, 일본과 러시아도 경계하고 있거든요. 그런 나라들이 한국을 더 많이 경계해서 한국 상대로 무기 배치하면 그게 어떻게 우리의 안보에 도움이 됩니까?
우리가 핵잠수함을 가진다고 해서 군사적으로 초강대국 대접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또 그런 걸 지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않아요.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은 경제적으로 부강하지만, 군사적으로는 평화와 상호 군비축소 위해 노력하는 중견 국가예요. 문재인 정부 때도 핵잠수함 만들겠다고 했더니 트럼프가 '오케이' 했다가 금방 취소했어요. 어제(3일) 온 미국 국방부 장관도 찬성이라고 말해놓고 승인 절차는 자기 소관이 아니라고 발뺌했잖아요."
- 그럼, 이재명 대통령은 왜 그걸 얘기했을까요?
"군이나 보수층에서 그런 거 가지는 게 우리에게 도움 된다고 보니까 많은 국민들의 지지 얻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한 것 같아요. 하지만 한 대 만드는 데 최소 2조가 드는 핵잠수함을 3~4대 만든다는 거 아닙니까? 지금 시대가 바뀌어서 미국도 대형 핵잠수함이나 항공모함 위주로 전략을 짜지 않아요. 그리고 우리나라 바다의 절반은 수심이 너무 낮고 바닷속이 울퉁불퉁 해서 대형 핵잠수함 같은 건 작전을 하지 않는 곳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너 우리가 핵잠수함을 4대씩 갖는 건 사치죠."
-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만날지도 관심사였는데 못 만났죠.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는 듯한 발언도 했는데 왜 성사가 안 됐을까요?
"제가 한 열흘 전에 언론과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김정은 위원장에게 아주 확실한 선물 하나 안겨주지 않는 한 트럼프 혼자 생색 내기 위한 깜짝 쇼에 김정은 위원장이 참가해 주는 일은 없을 거라고 했는데 예상대로 됐어요. 국내 언론에서는 마치 가능성이 상당히 있는 것처럼, 너무 무책임한 보도가 많이 나왔지만 최선희 외무상이 트럼프 도착 며칠 전에 러시아 갔을 때 가능성이 없어져 버린 거거든요. 즉 북한이 간접적으로 거부 의사를 표시한 거죠."
- 김정은 위원장의 생각은 뭘까요?
"지금 러시아와 중국을 어느 정도 자기 편 돼주도록 끌어들였기 때문에 상당히 오랫동안 버티며 협상할 수 있는 레버리지가 생겼다고 김정은 위원장은 보는 거죠. 요즘 북한도 경제가 나쁘지 않아요. 사실상 물자가 들어오고 나가는 거에 대한 제재는 훨씬 예전보다 느슨해졌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숨통이 트인 거고 좀 더 장기전으로 끌고 갈 수 있는 힘이 생겼다는 거죠.
최근 북한을 다녀온 중국 인사들에게 들어보니까 상당히 북한 경제가 좋아졌다고 해요. 예전보다 백화점에 가서 중국 물건들 보니까 중국 현지보다 3배에서 7배 비싸게 파는데 그걸 사는 사람들이 꽤 있더라는 거예요. 그리고 평양에서 지금 1인 개인의 자산이 그래도 한 50만 불 이상은 돼야 중산층 소리를 듣는대요. 그러니까 우리가 생각했던 과거의 북한이 아니죠."
- 아무리 중국과 러시아가 있더라도 한계가 있지 않나요?
"정상 국가가 되고 또 경제를 제대로 발전시키려면 미국의 협조가 필요하죠. 그런데 저 자세로 협상했다가 자기들이 트럼프에게 당할 수가 있다고 보니까 어떻게든 유리한 위치에서 협상해서 쉽게 양보 안 하겠다고 생각하죠."
- 많은 사람이 내년에 북미 정상이 만날 거라고 전망하는데, 어떻게 보세요?
"사실 올해 내에 이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봤는데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쉽게 선물을 주지 않고 있는 것 같고 또 세계 각국을 상대로 무역 전쟁을 하고 또 국내 문제도 정신이 없어요. 북한 문제에만 집중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잖아요. 그리고 결정적인 부분이 우크라이나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고 있어서 그것도 걸림돌이죠. 저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원만하게 마무리 지어진다면 푸틴이 중재를 할 수도 있을 거라고 봐요. 그래서 어느쪽이든 평양이나 워싱턴에서 하는 게 부담스럽다면 블라디보스토크 같은 제 3의 장소 선택할 가능성도 약간은 생겼죠."
- 그게 우리에게 좋을까요?
"지금 문제는 북한이 우리를 아예 상대도 안 해주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과의 협상에 있어서 우리와 상의하려는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아요. 우리가 좋든 싫든 간에 관여할 수 있는 여지가 현재 없다는 게 답답한 부분이죠."
- 시진핑 중국 주석이 11년 만에 방한해 한중 정상회담 했는데 이건 어떻게 보셨어요?
"사실 박근혜 정권이 10년 전에 천안문 성루에 시진핑 주석하고 같이 올라서 한중 관계가 최고로 좋아졌다가 갑자기 태도를 바꾸는 바람에 순식간에 최악으로 바뀌어 버렸죠. 이 후로 한중 관계가 정상화되지 못했는데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죠.
사실 이번 회담 직전에 핵잠수함 얘기가 먼저 나와서 중국 쪽에서 상당히 긴장하고 이거 한국이 미국과 협력해서 중국 압박 최전선에 서겠다는 소리 아닌가란 얘기가 나왔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가서 말을 바꾸고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들을 얘기하니까 중국에서 내심 안도하는 눈치예요."
- 한한령이 풀릴까요?
"머지않아 풀린다고 봐요. 근데 중국 정부가 폐기한다고 말하지는 않을 것이고 아마 자연스럽게 단계적으로 풀지 않을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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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핵잠수함 4대나 갖는 건 위험한 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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