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세종로출장소 앞에서 '이재명 정부 강제단속 규탄! 故뚜안씨 추모 촛불행진'이 열렸다. 지난달 28일 정부의 합동단속을 피하려다 사망한 베트남 출신 청년 이주노동자 故뚜안씨(여, 25)의 죽음을 기리는 자리다. 이날 참가자들은 "이주노동자 강제 단속추방을 중단하라"고 외치며 광화문 정부종합청사까지 행진했다.
정초하
이날 추모제는 대한불계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소속 스님들의 기도로 시작했다. 시민 100여 명은 환히 미소짓는 뚜안씨의 영정사진이 놓인 제사상을 앞에 두고 묵념했다. 이들은 LED 촛불을 들고 "이주노동자 강제 단속 추방 중단하라", "인간사냥 자행하는 법무부를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추모제에 참여한 권미정(여, 55)씨는 "이재명 정부가 일하는 사람들의 안전, 산업재해 문제를 강조하는데 이주노동자들이 단속 과정에서 죽거나 다치는 것도 산재 아니냐"며 "인터넷으로 사고 소식을 듣고 이 죽음이 묻히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추모제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단속이 APEC을 빌미로 이뤄졌다고 하는데, 정부가 이주노동자를 국제사회의 눈에서 '안 보여야 할 존재'로 보는 것 같다"며 "이주노동자가 없으면 한국 사회의 산업 현장이 돌아가지 않는데, 사회구성원인 이들을 '정화 세력'으로 판단하는 게 놀랍다"고 꼬집었다.
정우석(남, 24)씨는 "대학생이라 유학생인 친구들을 많이 보는데, 나랑 같은 또래 분께서 타국에서 일을 하다 돌아가셨다니 친구들 생각이 나고 더 마음이 아팠다"며 "한국에서 등록금을 벌기 위해 일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을 폭력적으로 단속하는 게 인도적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정씨는 미국 조지아주에서 벌어진 한국 노동자 구금 사태 당시 일었던 분노 여론을 언급하며 "그런 사람들이 뚜안씨를 보고는 '어차피 불법체류자니까'라고 말하곤 하는데, 이는 명백한 이중잣대"라고 비판했다.
추모제에서는 각종 이주인권단체 관계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사회를 맡은 박희은 경기이주평등연대 집행위원장은 "대책위 대표단이 어제 대구 출입국 소장을 면담했는데 소장은 '자신들이 단속한 이후에 발생한 사건이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고 얘기를 한다"며 "(이는) 고인을 두 번 죽이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대구 출입국 단속반에 의해 사망한 스물다섯 청년의 죽음은 단순한 비극이 아니라 한국 정부의 구조적인 폭력이 낳은 결과"라며 "지금 이 죽음을 막지 못한다면 제2의, 제3의 뚜안님은 계속 나올 것"이라 말했다.
몽 차별금지법 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은 "'불법체류자' 표현이 '미등록 이주노동자'로 바뀌었지만 단속과 추방이라는 이주노동자의 공포스러운 현실이 그대로인 세상에서 '불법체류자'라는 낙인과 혐오는 사라질 수 없다"며 "APEC을 앞두고 법무부는 불법체류자 단속 실적은 자랑했는데, '국가적 위신' 앞에 한 인간의 목숨을 맞바꿔도 좋다고 여기는 정책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원옥금 베트남 공동체 대표는 "젊은 나이, 미래와 꿈을 가진 한 사람의 생명이 '단속'이라는 이름 아래 쓰러졌다"며 "진짜 깨끗한 나라는 사람을 지우는 곳이 아니라 사람이 존중받는 곳"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출입국 단속이 언제부터 인간사냥이 되었냐. 최소한의 존중도 없이 사람을 다치게 하고 죽음으로 내모는 이 현실을 언제까지 법 집행이라고 부를 거냐"고 목소리 높였다.
시민들은 추모제 말미에 뚜안님의 영정사진 앞에 차례로 흰 국화꽃을 놓으며 헌화한 뒤, 정부를 향한 규탄 메시지 등을 적은 흰색 리본을 제사상 옆 울타리에 묶었다. 참석자들은 광화문 정부종합청사까지 행진하며 "고인 앞에 사죄하고 강제 단속을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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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겠다, 어떻게 ㅠㅠ" 25살 뚜안의 마지막 3시간 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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