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영국 사람들이 '붉은 양귀비' 달고 다니는 이유

100년 넘게 이어진 포피(Poppy) 캠페인, 그들이 참전용사를 기억하는 방식

등록 2025.11.07 09:29수정 2025.11.0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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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이맘때가 되면 영국의 거리에는 붉은 양귀비꽃이 피어난다. 사람들의 옷깃에 '포피(Poppy)'라 불리는 작고 붉은 양귀비꽃 모양 조화를 달고 다니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전장에서 자라난 양귀비꽃을 상징하여 참전용사를 추모하는 이 전통은 1921년부터 지금까지 10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붉은양귀비조화, 포피(Poppy)라고 불린다
붉은양귀비조화, 포피(Poppy)라고 불린다 이택민

이 캠페인은 영국 왕립재향군인회(The Royal British Legion, RBL)가 주관하는 '포피 어필(Poppy Appeal)'로 매년 10월 말부터 11월 중순까지 전국적으로 진행되며, 모금된 금액은 참전용사 복지, 재활 지원, 정신건강 서비스 등 다양한 사회적 지원 프로그램으로 쓰인다. RBL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이 캠페인을 통해 약 5,100만 파운드(한화 약 900억 원) 이상이 모였다고 밝혔다.

런던의 중심가부터 영국 전역에서 붉은 양귀비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다. 상점 계산대 옆에는 포피 배지와 함께 후원금 모금함이 놓여 있고, 지하철역 입구 등에서 자원봉사자들이 포피 배지를 나눠주며 후원을 독려하는 모습이 보인다. 뿐만 아니라 지하철이나 버스 전체에 포피 래핑(wrap)과 디자인을 적용하여 시각적으로도 캠페인을 강화하고 있다. 단순한 기부 캠페인을 넘어 국가 전체가 기억하고 참여하는 문화로 자리 잡은 셈이다.

 포피 디자인으로 래핑한 지하철과 버스
포피 디자인으로 래핑한 지하철과 버스 이택민

또한, 11월 11일 오전 11시에는 'Remembrance Day(종전기념일)'를 기념하며 모두 잠시 멈추고 2분간의 묵념이 이어진다. 그리고 'Remembrance Sunday(추모주일)'에는 대규모 추모식이 열려 참전용사, 군인 가족, 일반 시민이 함께 참여하며 기억하는 시간을 갖는다.

올해도 런던의 주요 랜드마크에는 포피 장식이 걸렸고 군인뿐 아니라 다양한 봉사 단체와 민간 기업들도 포피 어필에 동참한다. 붉은 양귀비 한 송이는 작지만, 그 의미와 뜻은 매우 깊어 보인다. 사회 곳곳에서 보편적으로 참여 가능한 형태로 자리 잡은 영국의 포피 문화는 한 세기를 넘은 지금까지도 매년 11월 시민들의 일상에서 계속해서 피어나고 있다.
#영국 #붉은양귀비 #포피어필 #종전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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