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산이 고양이로 보이는 곳 용담호반길에서 용담호 산줄기 뒤로 완벽한 고양이 모습이 보인다.
(사)사람길걷기협회
고양이 형국이 나왔으니 내친김에 고양이 얘기를 해보자. 조선시대에 고양이는 장수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서양에서 고양이가 9개의 생명을 가졌다고 할 만큼 위험을 피하는 능력과 생명력을 높이 산 것과 일맥상통한다. 고양이 발생지인 이집트는 고양이를 바스테트 여신의 현신으로 신성시했다. 고양이를 죽인 사람은 극형에 처했고, 죽은 고양이는 미라를 만들어 장례를 치러 주었다.
농경사회에서 식량을 저장해야 할 필요와 쥐를 잡는 고양이의 사냥 본능이 고대부터 인간과 공생 관계를 만들었다. 조용하고 독립적이며 대소변도 스스로 알아서 하는 특성 상 인간과 교감을 나누는 동반자의 지위도 얻었다. 실제로 인간과 고양이의 상호작용이 옥시토신을 분비해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완화하고 심장 건강을 개선하는 등 정신·신체적 이점을 준다는 연구가 소개되었다(학술논문 '반려동물과 프로바이오틱스', 조석철, 2024).
특히 고양이는 고래로 우리 민족의 사랑을 받아왔다. <기기묘묘 고양이 한국사>(바다루, 2021)에 의하면 고양이를 일본에 전해 준 게 신라 장보고 선단으로 추정된다. 고양이는 그 이전부터 우리 민족과 함께 했다. 고양이는 쥐 잡는 역할만이 아닌 반려동물로서 역할했고, 한 마리 얻는 것이 쉽지 않았을 만큼 귀하기도 했다.
이규보는 <동국이상국집>에 쓴 <검은 아기 고양이를 얻다得黑猫兒>라는 시에서 꿀이 뚝뚝 떨어지는 눈으로 고양이를 세심히 묘사한다.
가닥가닥 털이 파랗고 동글동글 눈은 푸르고
모습은 범새끼 같으며 울음은 사슴을 겁준다
발톱 세워 들쑤시다 꼬리 치며 점차 따르네
- 이규보
위 책은 고양이 관련한 왕가의 이야기도 전한다. 효종의 딸 숙명공주는 "시가 어른께 정성을 바친다고 하면서 어찌 고양이만 품고 있느냐?"는 친정아버지의 편지를 받았을 정도로 고양이를 극진히 사랑했다. 숙종은 고양이 금손金孫과 수라상을 겸상하고, 용상에서 함께 잠에 들었다. 금손은 숙종이 세상을 뜨자 식음을 전폐하다 숙종의 묘 곁에 묻혔다.
영조도 궁궐의 고양이를 특별히 '궐냥이'라고 부르며 아꼈다. 영조 때 고양이를 많이 키우면서 비단을 입히고 진미를 먹이는 '묘마마'도 등장했다. 요즘 말로 조선시대의 캣맘이다. 지금은 고양이 수난 시대로 길고양이 문제가 대두되지만 고양이는 오랜 세월 정서적 교감을 나눴던 반려동물이었다.
형국의 발견을 상서롭다고 생각한 이유
이 길에서 우리 민족과 함께 해온 고양이 형국을 본 것이 행복하고 상서롭다는 생각이 든다. 마이산은 금남정맥의 초입에서 암수 음양합덕陰陽合德과 오행산의 형국을 지니고 계룡산으로 뻗어 풍수적 형국을 결국結局하는 수태극水太極의 시작점이다.
호남의 지붕 진안고원을 대표하는 마이산의 이 같이 솟아오르는 기상이, 조금 떨어진 주변에선 보호와 행운, 평화를 상징하는 고양이 형국으로 순화되고 있다는 점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야 조화롭게 오랫동안 안정과 평화를 누릴 수 있다.
일부 풍수가는 마이산에서 계룡산으로 향하는 기맥을 수도 한양으로 향하는 화살(마이산)과 화살 촉(계룡산)으로 여겨 경계하기도 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 한국의 산야는 서로 보하며 조화를 우선한다. 이 마이산의 또다른 모습인 고양이 형상을 나무 장식이나 패치로 만들어도 좋을 것 같다. 나무는 성장과 번영을 뜻하고 고양이는 긍정적 에너지를 뜻하므로 재물운과 건강운, 활력 상승의 상징이 된다.
행복한 마음을 갖고 다시 걷기를 이어간다. 이 길로 조금 더 가다가 길에서 한 귀한 분을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공식 길 이름은 없지만 어느 길보다 수려하다고 생각했던 이 길이 생긴 유래를 그 분을 통해 알게 되었다.
용담호는 국내 5대 댐의 거대 규모로, 68개 마을, 1만 2600여 명의 실향민을 만들었다. 댐의 비극은 고향을 떠난 상실감이나 그리움 정도가 아니라 돌아갈 고향이 아예 없는, 생에 가장 큰 절망적 아픔을 만들었다는 데 있다. 한반도 분단으로 인한 실향민도 지금은 갈 수 없지만 고향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댐 수몰민의 대표 격으로, 길을 걷다 만나게 된 그 분의 이야기를 다음호에 이어간다.

▲용담호반길 산자락을 따라 굽이굽이 돌아가며 호수 주변의 수려한 자연 속에 파묻히는 길을 걷는다.
(사)사람길걷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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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학술관련 IT회사 창업, 판교테크노벨리 IT 벤처회사 대표로 재직 중에 건강을 위해 걷기를 시작한 것이 계기가 돼 Hiker로 살며 사단법인 사람길걷기협회를 설립하고 이사장에 추대되었다. 사람길로 국토 종주길 창시자, 현재 사람길국토종주단 인솔 중. (사)한국여행작가협회 정회원. KIC Silicon Valley Alumni Me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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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 만난 고양이 모습의 마이산, 귀여워서 자꾸 보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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