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에서 바라보는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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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일상과 죽음이 공존하는 삶
아마 평소 같았으면 그 자리에서 사망을 선고하고 경찰에게 시신을 인도한 뒤 돌아섰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보고 듣는 자리에서 사망 선고를 할 수도, 아이들이 머무는 집에 제 엄마의 시신을 둘 수도 없어서 일단 계속 심폐소생술을 이어가며 아이 엄마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아이들 넷 키우는 집이 깨끗하고 깔끔하게 유지될 수는 없다. 바비 인형의 머리가 레고 바퀴와 함께 뒹구는 게 평범하고, 이 물건이 왜 여기 있지 싶은 혼란 상태가 24시간 이어지는 게 일상이다. 그 평범과 일상으로 되돌려 놓았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사람이 죽고 사는 것이 내 직업의 일상이니 이 젊은 아이 엄마의 죽음 또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겠지.
연이틀 극단의 환경에서 각기 다른 모습으로 발견된 두 시신을 떠올려본다. 매일 지겹도록 반복되는 평범한 일상과 일생에 단 한 번 찾아오는 죽음이 함께 공존하는 모습을 자꾸 접하다 보면 양 끝에서 바라보는 서로의 모습이 보이는 듯하다.
삶에서 바라보는 죽음은 내가 아무리 성공 혹은 실패한 삶을 살았다 하더라도 결국 언젠가는 저렇게 죽을 것임을 일깨워주고, 죽음에서 삶을 바라보면 현재 내가 여전히 살아있음을 일깨워준다. 간단한 듯하지만 많은 사람이 이 간단한 것을 모르거나 알면서도 무시하며 매일매일을 산다. 마치 절대 아프지도, 늙지도, 그리고 죽지도 않을 것처럼.
할 수 있는 것, 하고 싶은 것, 해야 하는 것 그리고 하기 싫은 것의 우선순위를 끊임없이 비교하며 그 사이를 절묘하게 줄타기를 하느라 노심초사하며 사는 게 우리 삶이다. 하지만 가끔 내가 잘 살고 있는지 의심이 들 때나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의 순간에 무엇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갈피조차 잡을 수 없을 때는 지금 내가 살아있음을, 그리고 언젠가는 죽을 것임을 떠올려 보았으면 한다. 아마도 그 고민의 과정에서 내 삶의 가치도 스스로 정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는 말이라기 보다 내가 나 자신에게 끊임없이 알려주고 싶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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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출 수 없었던 심폐소생술, 올해 마지막이길 바랐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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