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BS 뉴스 2026년 11월 5일 스틸컷
박이연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학폭 이력을 입시에 반영하는 제도가 옳은 것인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피해자 가족의 입장에서는 매우 환영하는 제도임에는 틀림이 없다. 혹자는 말한다. 학령기 때 실수 한 번으로 너무 가혹한 처벌, 이중 처벌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한다.
피해 당사자와 그 가족의 삶을 이야기 해주고 싶다. 필자의 아이는 학폭을 경험한 지 2년 반이 지난 지금도 트라우마 속에서 고군분투 중이다. 매일 아침 등교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고, 결석은 밥 먹듯이 한다. 학폭으로 인해 생긴 우울 불안증이 가장 큰 이유이고, 학교와 친구에 대한 무너진 신뢰 때문이다. 학교로 들어가는 교문과 교실이 공포가 된 아이의 삶을 이해하는 사람이 몇 이나 있을까?
필자의 아이를 괴롭힌 가해자는 경징계 3호 처분을 받았다. 그들은 중학교를 졸업하면서 그 기록마저 삭제되어 대학 입시에서 그 어떤 불이익도 받지 않는다. 교내봉사 3시간, 특별교육 2시간은 가해자들이 필자의 아이에게 한 행동들에 대한 충분한 대가일까? 아이가 이렇게 오랜 시간 고통 받고, 일상생활이 무너지는 것을 학폭 심의 당시 알았더라면, 행정 심판을 했을 것이다. 증거를 수집하고 객관화하는 과정이 어렵고 힘들어도 한번 더 노력해서 가해자들이 더 높은 처벌을 받도록 노력했을 것이다.
학교를 못 가는 날만큼, 아이의 팔뚝에는 학폭의 상흔이 늘어나고 있다. 학교 폭력으로 인해 피해자는 학습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일상생활조차 할 수 없는 이 현실을 많은 사람들이 인지하길 바란다.
학교폭력이 입시와 직결되면서 심의를 하는 위원들의 부담도 가중될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부디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의 삶에 더 큰 관심을 갖고 객관적으로 심의에 임하기를 바란다. 아울러 중학교 때 발생하는 학교 폭력에 대한 제재 방안도 마련되기를 바란다. 또한 입시를 준비하지 않는 가해자에게는 이 제재가 무용지물이다. 이 부분에 대한 개선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폭력의 심각성, 지속성, 고의성도 중요하지만, 심의 요소에서 '집단성'도 추가되기를 바란다. 대부분 피해자는 1명, 가해자는 다수인데, 심의에서는 가해자 각각이 저지른 행동만을 평가한다. 다수의 가해자가 폭력을 가할 때 그 엄청난 부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무시하는 것이다. 아울러 치료비 청구의 건에 대해서도 가해자가 1/n로 나누어서 부담하는 것도 피해자 입장에서는 억울하다. 가해자가 많을수록 치료비 부담이 적어질 테니 말이다. 이런 경우 십시일반이 적용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학교 폭력을 신고했을 때 가해자가 필자의 아이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어쩌냐, 너 신고해도 소용없어. 나 생일이 아직 안 지나서 촉법 소년이거든."
촉법 소년에 대한 선처도 이제는 철회할 때가 되었다. 학교 폭력은 단순히 학교에서 벌어진 아이들 간의 다툼이 아니다. 이것은 피해자의 인생을 짓밟는 범죄임을 기억하길 바란다. 이런 강력한 처벌이 있어야만, 가해자도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한 번쯤은 되돌아보고 조심하게 될 것이다.
오늘도 학교폭력 피해로 어두운 터널에서 힘들어하는 피해 당사자와 그 가족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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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입시철 뜨거운 감자가 된 '학폭' 문제... 전 이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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