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가계 천하제일교 깎아지른 절벽 사이를 잇는 자연의 돌다리 위로, 안개와 숲 그리고 여행자들의 색색의 우비가 어우러진 장가계 천하제일교의 장면.
문운주
미혼대는 원가계 풍경을 한눈에 담기 좋은 전망지다. 기둥 숲의 입체감이 가장 극적으로 드러나는 곳이다. 봉우리들은 각기 독립된 형태를 지니면서도 서로 이어진 듯한 흐름을 만들어낸다. 장대한 스케일로 시선을 압도한다. 운해가 머물다 스쳐 지나갈 때마다 풍경의 결은 전혀 다른 표정을 보여주고, 같은 자리에서도 눈앞의 장면은 끊임없이 새로워진다.
그렇게 풍경에 익숙해질 즈음, 이어지는 길을 따라 천하제일교로 향한다. 절벽 가장자리를 따라 난 그 길은 바람과 시간에 다듬어진 자연의 조형물처럼 느껴진다. 두 봉우리를 잇는 거대한 돌다리는 그 자체로 하나의 경이이며, 아래로 깊게 패인 협곡은 발 아래의 세계가 또 다른 차원인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말 대신 '와' 감탄부터 나오는 곳
장가계는 풍경보다 먼저 숨이 멈추는 순간들이 찾아온다. 절벽을 따라 오르는 케이블카의 진동, 구름을 가르고 수직으로 솟는 엘리베이터의 서늘함, 그리고 아찔한 굽잇길을 그대로 품고 달리는 셔틀버스까지. 천혜의 자연을 만나러 왔지만, 그 앞에 먼저 서 있는 것은 사람이 만든 길과 용기다.
해발 1000미터가 넘는 절벽 위에 놓인 그 길은 산이 허락한 것인지, 아니면 사람이 잠시 빌린 것인지 알 수 없다. 버스가 S자 곡선을 그릴 때마다 창밖 풍경은 그림처럼 바뀌고, 그때마다 입에서는 설명할 수 없는 감탄이 흘러나온다.
"와…"
그 짧은 숨결 같은 말은 놀람이 되고, 결국엔 말 대신 눈으로만 바라보는 침묵이 된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장가계를 '와-와 관광'이라고 부른다. 말보다 감탄이 앞서고, 설명보다 여운이 길며, 바라보는 것만으로 충분해지는 여행.

▲하룡공원 표지석 전 국가 주석 강택민의 친필로 새겨진 ‘하룡공원’ 표지석.
문운주
셔틀버스를 타고 급경사 길을 약 25분 내려오면 하룡공원에 도착한다. 이곳은 중국 혁명기 장군하룡을 기념해 만든 공간이다. 입구에는 전 국가주석 강택민이 직접 남긴 글씨가 새겨진 표지석이 있다.
공원 앞에 서면 맞은편으로 기암 봉우리가 병풍처럼 둘러서고, 안개가 천천히 흘러가며 풍경에 생기를 더한다. 이동과 감탄이 반복되는 장가계 여정 속에서, 이곳은 잠시 호흡을 고르며 자연과 역사 모두를 마주하게 되는 지점이다.

▲장가계 바위를 따라 걷던 여행이, 이제 공중에서 이어진다. 장가계 케이블카는 절벽 위 자연을 다른 시선에서 보여주는 하산의 마지막 장면이다.
문운주

▲장가계 하늘을 향해 뻗은 듯한 바위 봉우리들 ,장가계 원가계가 가진 압도적인 풍경의 순간.
문운주
하산 케이블카는 산자락을 가로지르며 부드럽게 내려간다. 높이가 낮아질수록 석주와 협곡은 하나의 거대한 풍경으로 정리되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배경 뒤로 사라지는 원가계의 실루엣은 여행의 긴장을 풀어내듯 잔잔하게 멀어지고, 바람은 저녁으로 향하는 온도를 싣고 이동한다.
백룡엘리베이터에서 시작해 미혼대와 천하제일교를 거쳐 케이블카로 내려오는 루트는 장가계의 높이와 깊이, 수직과 수평, 원경과 근경을 모두 경험하게 만드는 동선이다. 장엄함과 섬세함이 함께 어우러지며 하루 동안 하나의 거대한 풍경이 완성된다.
장가계는 이름보다 풍경이 먼저 다가오는 도시였다. 그 압도적인 형세 앞에서 여행자는 말 대신 바라보고, 걷고, 감탄할 뿐이다. 중국 후난성 우링산맥 한가운데 자리한 이곳은 1982년 중국 최초의 국가삼림공원이자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수천 개의 기암괴봉이 숲처럼 솟아 있는 독특한 풍경은 영화 아바타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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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가계 무릉원 풍경구 1982년 중국 최초로 국가삼림공원으로 지정된 곳입니다. 기암괴봉이 빽빽하게 솟은 풍경이 특징입니다. 대표 명소로 천하제일교, 미혼대, 원가계 전망대가 있습니다.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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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1000미터에 놓인 길, "와" 소리만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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