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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볼 때 몰래 AI를... 이건 교실에서부터 예견된 참사다

[주장] 교육의 본질은 결과보다 과정에 있는데... 수업과 평가에 AI를 활용하는 건 시기상조

등록 2025.11.12 10:04수정 2025.11.12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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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야흐로 AI 전성시대다.
바야흐로 AI 전성시대다. nahrizuladib on Unsplash

최근 대학 시험에서 챗GPT를 몰래 사용한 학생들이 발각돼 논란이 일고 있다. "챗GPT를 이용해 과제를 제출하고 시험에 응시한 학생을 처벌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두고 논쟁이 벌어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 지금 누리꾼들 사이에서 과제와 시험의 내용과 방식이 인공지능의 범용 시대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교수 학습의 낡은 관행을 혁파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충고까지 나온다. 여하튼 교수의 잘못이라는 거다.

나는 이유 불문하고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표절률 등 챗GPT를 이용했다는 사실을 정확히 확인할 수만 있다면, 엄중히 처벌하는 게 교육적으로 바람직하다고 본다. 모름지기 교육은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해야 한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인식이 통용되면, 더는 교육이 이루어질 수 없다.

바야흐로 AI 전성시대다. 대통령부터 나서서 AI가 미래 산업의 동력이며, 국가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강조한다.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부 등을 넘어 이젠 교육부까지 'AI 세상'을 앞당기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최근 교육부는 'AI 인재 양성 방안'을 발표하고, 세부 계획을 수립하는 등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에 이은 'AI 3강' 도약을 위해, 혁신 융합 인재 등 다층적인 AI 인재를 양성한다는 취지다.

AI 교과목을 개설하고 AI 입학전형을 확대하는 등 초중고 교육과정을 개정하고, AI 마이스터고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대학에는 석, 박사 패스트트랙을 도입하여 이공계 우수 인재를 확보한다는 방안을 담았고, AI 거점 대학을 지정해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초등부터 평생 교육까지 전 생애에 걸쳐 AI 보편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거다.

이는 AI 활용 능력 함양이 교육의 당면 목표이며, 거칠게 말해서, AI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된다는 엄포처럼 보이기도 한다. 동서고금을 통해 과학기술의 급속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국가와 민족은 어김없이 몰락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강조하며, 전 세계는 지금 AI 전쟁 중이라고 확언한다. 이를 문제 삼는 건 무능하고 게으른 자로 치부되기도 한다.

오용하는 것이 문제다? 현실은 이렇습니다

"SNS가 문제인가, 아니면 이를 오용하는 아이들이 문제인가."


언젠가 지인들과의 모임 자리에서 던졌던 화두다. SNS가 학교폭력과 사이버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뉴스가 연일 화제가 되던 때였다. 요즘 아이들 사이에 카톡과 텔레그램, 메타와 엑스, 인스타그램 등의 계정이 없는 경우가 드물다. 서로 얼굴을 맞대고 앉은 상황에서도 스마트폰의 SNS를 통해 소통하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조금 과장하자면, 우연히 엿본 그들의 SNS엔 욕설과 혐오 표현이 태반인 경우가 많다. 극우 사이트 등에서 두루 쓰이는 신조어들로 도배가 되어 있다. '움짤'이라고 불리는 조롱 섞인 사진도 흔한데, 용어든 사진이든 장난과 범죄 사이의 경계선을 넘나든다. 개중엔 학교폭력의 물증으로 신고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자동차 사고가 일어난다고 운전을 금지할 순 없는 노릇 아닌가."

SNS를 오용하는 아이들이 문제라는 이들이 전가의 보도처럼 꺼내는 반론이다.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한 정기적인 교육과 연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뒤따른다. 같은 맥락에서, 애꿎게 SNS를 탓할 게 아니라, 아이들이 SNS를 올바르게 사용하도록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늘 그렇듯, 제삼자의 말은 교과서적인 정답이다. 학교의 현실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는 측면에서 그렇다. 그들은 학교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소홀히 하는 줄 안다. SNS를 통한 학교폭력 사례와 사회적 문제 등은 교과서에도 실려 있으며, 학교마다 별도의 교육 주간을 지정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적 효과는 미미하다. 교육 내용의 적합성과 실효성 문제가 아니다. SNS와 유튜브가 주는 즐거움을 학교 교육으로 극복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루 중에 유튜브의 쇼츠와 인스타그램의 릴스를 볼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천연덕스럽게 말하는 아이들 앞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하품만 나오게 할 뿐이다.

오죽하면, 분실과 파손 위험에도 일과 중에 아이들의 스마트폰을 일률적으로 거두고 방과 후에 불출하는 학교가 태반이겠는가. 최근 세계 최고의 교육 선진국이라는 덴마크에서도 15세 미만 아이들의 SNS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고, 프랑스에선 아예 교내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 하게 하는 법까지 제정됐다. 이미 SNS는 아이들의 자발적으로 통제가 힘든 상황이다.

메타의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도 이태 전 SNS의 부작용에 대해 고백했다. 그는 자신이 개발한 페이스북이 전 세계를 하나로 이어주고 민주주의를 확산하는 데에 기여할 거라고 호기롭게 말했지만, 가짜 뉴스가 횡행하고 확증편향에 길들여진 정치적 양극화라는 나쁜 결과를 내기도 했다.

"과연 AI는 SNS와 다를까?"

모든 걸 챗GPT에 의존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건대, AI가 SNS의 전철을 밟지 않을 거라고 장담하긴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특정 사안에 대한 자기 생각을 글로 정리하고 발표하는 능력은 아이들이 습득해야 할 기본적인 자질이자 교육의 핵심 목표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더는 그런 수고로움을 감내하려 하지 않는다. 핵심 내용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요약본 대신 두꺼운 책을 읽는 걸 시간 낭비이자 비효율로 여기는 세태다.

혹자는 AI를 적극 활용하게 하되 개별적 수업과 구술 방식의 평가로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다고 말한다. 강력한 학습 도구인 AI를 사용하지 못 하게 하는 건 시대착오적이라고 지적한다. 분명 일리 있는 주장이지만, 이 또한 현실과는 사뭇 동떨어져 있다. 특히 평가 대상이 수백 명인 고등학교의 경우, 구술 평가는커녕 수업 중 개별 지도조차 꿈 같은 이야기다.

교육에 AI 활용?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

AI 인재 양성도 좋고 AI 활용 교육도 좋지만, 사안의 '경중'을 고려해 '완급'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스마트폰을 빨리 쥐여주고 SNS를 어릴 적부터 사용하게 해서 길러지는 '미디어 활용 능력'은 악용되기 십상이듯 AI 또한 마찬가지라고 본다.

돈보다 사람이 먼저이듯, AI 활용 능력보다 윤리의식이 우선되어야 한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아직 시범 운행에 그치고 있는 건,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도로교통법과 피해 배상 규정 등의 제도가 미비한 탓이다. AI 오남용의 폐해를 인식하고 진실과 거짓을 구분할 수 있는 소양을 쌓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AI 활용 능력은 그다음이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챗GPT를 이용해 과제를 제출하고 시험을 치른 학생은 교육의 본령을 훼손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것이 잘못된 행위인 줄 알았을 테니 스스로 변명할 여지도 없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AI 3강' 도약이라는 당위에 휘말려, 아무런 대책도 없이 AI를 수업과 평가에 활용하게 하는 건, 영유아에게 스마트폰을 쥐여주는 것과 하등 다를 바 없다고 본다.
#챗GPT #AI인재양성방안 #미디어리터러시 #페이스북 #덴마크SNS사용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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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미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내 꿈은 두 발로 세계일주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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