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위기 속 모두의 집을 지키는 토론·협상형 보드게임 〈누가 좀 막아봐! ? 기후위기 속 모두의 집〉을 소개하고 있는 신민규 청년참여연대 운영위원장
박상환
청참이 준 즐거움과 효능감
- 사명감이나 신념만으로는 그렇게 오래 활동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청참은 회원님에게 어떤 즐거움을 줬을까요?
"맞아요. 신념만으로 참여할 수 있는 횟수는 4~5번을 넘지 못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느낀 효능감과 즐거움이 상당했기 때문에 활동을 지속할 수 있었어요.
저는 청참 활동을 하면서 고립을 돌파할 수 있었어요. 현실에 대한 분노와 스트레스가 쌓이는데, 혼자서는 해결할 방법이 없었거든요. 그때의 저는 성질 고약한 싸움닭이었어요. 많이 공격적이었죠. 친구들에게 감사할 따름이에요. 그 친구들이 보살이고 예수였죠. 청참에서 함께 활동하면서 '원자화된 개인'을 넘어설 수 있었어요. '아, 나와 같은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구나. 이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구나'라는 걸 느꼈어요.
청참에서 배운 것도 참 많아요. 기자회견은 어떻게 하는지, 집회·시위나 캠페인은 어떻게 하는지, 참여연대의 경험치를 전수받아 인프라를 누린 셈이죠. 덕분에 일상에서도 더 효과적으로 사회 이슈를 이야기하게 되었어요. 저항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을 바꾸기 위한 활동이잖아요. 그러려면 분노만 드러내는 게 아니라 더 전략적으로 행동해야 하죠."
- 올해로 청참이 창립 10주년을 맞았습니다.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할지 고민이 많을 시기예요.
"처음엔 모든 게 다 새롭잖아요. 하지만 10년이면 정착이 완료된 시간이죠. 언제까지 '청년'이라는 참신함으로 버틸 수 있겠어요. (웃음) 그동안 쌓인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물줄기를 만들 때가 됐다고 봐요. 그동안 청참이 여러 의제를 다뤘는데, 이런 의제들을 융합하자는 의견도 있고, 의제를 더 깊이 파고들자는 의견도 있습니다.
또 청참의 역할에 대해서도 고민이 있어요. 청년 의제를 발굴하는 공간이 돼야 할지, 아니면 (꼭 청년 의제를 다루지 않더라도) 청년이 함께 모여 이야기하는 공간이 돼야 할지, 그런 이야기를 얼마 전에도 운영위원들과 나눴어요."
시민단체가 청년에게 먼저 다가가야 하는 이유
- 참여연대는 2030세대의 회원 비중이 작다 보니 청참 활동이 더 귀하게 느껴집니다. 어떻게 하면 청년 회원들을 늘릴 수 있을까요?
"참여연대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전반적인 사회운동에서 청년의 비율이 낮아요. 이유는 여러 가지라고 생각해요. 우선 청년들이 고립되어 있어요. 자기 영역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고, 벗어날 수도 없으니까 세상에 무관심해지는 거예요. 게다가 청년들은 사회운동의 성공을 경험하지 못했어요. 이전 세대는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성과가 있지만, 지금 청년들에겐 구심점이 될 만한 사건이 없어요. 그래서 탈정치화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사실 '탈정치'를 말하는 청년들이 누구보다 정치적이에요. 악성 인터넷 공간에서 (혐오·차별을 확산하는 등) 정치활동을 열심히 하거든요. 상황은 어렵지만, 그렇다고 사회운동이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더 조직적으로 청년에게 다가설 방법을 고민해야 해요. 지금도 열심히 하지만 그보다 더 깊게 들어가야 해요.
당장 고시촌에 가보면 사회문제를 피부로 느끼는 청년들이 많아요. 저마다 불만을 얘기하는데, 그 골목을 벗어나지 못해요. 분노의 방향은 결국 악성 인터넷 공간으로 향하고요. 그렇게 빠지기 전에 시민단체가 먼저 다가서야 해요. 물론 품이나 비용이 상당히 들겠죠. 그래도 '이런 활동도 있다'고 청년들에게 알려줘야 해요. 시민단체가 먼저 다가오길 바라는 청년도 사실 많아요."
- 어려운 과제를 던져주시네요. 인터뷰를 마치기 전에 회원님 삶에 대해서도 조금 이야기 나눠볼게요. 역사를 가르치는 일을 업으로 삼았는데, 어떻게 선택한 길인가요?
"어릴 때부터 사회 과목을 좋아했어요. <사회과부도> 책을 재미있게 읽는 별종이었죠. 그중에서도 역사가 참 재미있었어요. 우리 사회의 정서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그 연대기가 궁금하더라고요.
예를 들면 '왜 할아버지는 일본을 그렇게 싫어하나' 그런 것들이요. 그리고 남에게 설명하는 것도 좋아했어요.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요. 시험 기간에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서로 잘하는 과목을 가르쳐줬는데, 그때도 저는 자연스럽게 역사를 담당했어요.
그래서 역사교육을 전공했고, 졸업하고는 얼마 전까지 중학교에서 시간강사도 했는데요. 중학교는 지루할 틈이 없어요. 늘 우당탕탕이거든요(웃음). 수업 시간에 자는 학생들도 있지만, 역사에 관심 두는 학생들도 있어서 은근히 질문이 많이 들어와요. '내 직업이 사람들의 의문을 해소하는 자리구나' 싶어서 그 효능감도 커요. 그래서 지금은 정규교사가 되고자 임용고시에 집중하기 위해 시간강사 일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 참여사회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신민규 청년참여연대 운영위원장
박상환
- '청년의 극우화'가 이슈인데, 청소년의 상황이 더 심각하다는 우려가 많이 들려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민주주의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고, '그런 계몽적인 방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반론도 있어요.
"교육도 해야죠. 교사가 더 열심히 설득해야 해요. 학생들이 (교사가 사상을 강요한다고 민원을 넣어서) 신고하는 상황도 감수해야 해요. 특히 사회 과목에서는 그런 위험이 크고, 저도 정규교사가 되어 현대사를 가르치면 그런 상황을 피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에게 두려움이 없다면 거짓말이죠. 그래도 더 철저히 교육해야 해요.
그런데 학교에서의 교육만으로는 안 됩니다. 청소년의 극우화는 범사회적 문제예요. 그렇기 때문에 학교를 넘어서 범사회적인 교육이 필요해요. 교사가 몇 시간을 붙들고 '남을 혐오하면 안 된다'고 가르쳐도, 사이버렉카(이슈나 사건을 자극적으로 짜깁기해 높은 조회 수를 유도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올린 영상 30초만 봐도 다시 무너지거든요. 집에서, 거리에서, 공공장소에서 전인격적 교육이 되지 않으면 결국 극우화의 꼬리만 쫓아다니는 셈이에요."
- 들을수록 가슴이 답답하네요. 그래도 피할 수 없는 현실인 것 같아요. 학교뿐만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 각자 몫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마지막 순서로, 회원인터뷰의 공식 질문을 드립니다. 나에게 참여연대란? 그리고 청참이란?
"먼저 참여연대란 '원자화되어 있던 나를 사회운동을 하는 한 명의 온전한 시민으로 만들어준 공간'이고요. 그리고 청참이란 '비슷한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 연대할 사람을 만나서 나를 확장할 수 있도록, 가능성을 준 공간'입니다. 이 인터뷰를 읽는 청년들에게도 이야기해주고 싶어요. 생각보다 활동이 무겁지 않다고, 부담스러워하지 말고 한번 와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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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가 1995년부터 발행한 시민사회 정론지입니다. 올바른 시민사회 여론 형성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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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혐오 안 된다' 가르쳐도, '30초 영상'에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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