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보안법 피해자 증언대회 '목소리들'
김태중
2018년 8월 보안수사대는 김호씨가 가족들과 자고 있던 새벽 시간 집에 들이 닥쳤다. 공안당국이 제기했던 혐의는 군사기밀 제공과 사이버 테러 기획. 대공분실에 끌려간 김호씨는 수사관들의 입에서 사이버 테러라는 말이 나오자 굉장히 공포스러웠다고 한다. 현대인들에게 매우 가까운 '사이버'공간에 '테러'가 접목되자 이성이 마비되기 싶겠다는 생각. 당시 언론에서는 '학생운동권 출신, 북한 공작원의 지령으로 사이버테러 기획'이라는 뉴스가 도배되기 시작했다.
검찰은 특별한 증거도 없이 통일부에 신고된 북측 IT기술자 박두호 소장을 대남공작부서인 통일전선부 소속으로 규정하고 이들이 만든 프로그램으로 사이버테러에 노출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사이버테러의 근거인 메일과 악성코드가 깔려있다는 첨부파일은 존재하지 않았다.
"우선 북측 기술자들에게 보고를 한다거나 지령이 있었다거나 결론적으로 그런건 존재하지 않았어요. 공안당국도 없다는 걸 알고 있으니 지령에 관련한 근거를 제시한 적이 재판과정 통틀어 있지 않았습니다. 단지 그들은 군사상의 기밀이 노출되었고 그 시기에 제가 북측 기술자로부터 사이버 테러 관련 악성코드가 담긴 메일을 받았다는 겁니다. 그런데 공안당국은 그 메일 원본도 제시하지 못했고 전체 프린트된 메일 중 그 메일만 '아웃룩(outlook)'형태로 수작업 된 메일을 제시한 거에요. 그 메일에 포함되있다는 파일도 당국이 분석했다는 파일과 법정에 제시된 파일이 달랐어요. 소위 바꿔치기를 한 겁니다"
김호씨와 변호인단은 1심에서 원본도 제시되지않은 그 파일이 증거로 인용될 줄 몰랐고 결국 1심 4년 구형 후 법정 구속되게된다. 이후 2심에서 민간 사이버 테러 관련 업체에게 파일을 의뢰했고 애초에 파일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결과로 2심은 무죄가 나오게 된다. 이 어처구니 없는 일로 김호씨는 2심 무죄가 나올때까지 1년 여간을 구치소 생활을 하게 되었다.
"원심 재판부도 저에게 계속 '실제 지령이 있었는지 김일성종합대학 박두호 연구소장에서 물어볼 수도 없고'라고 말하더라고요. 그렇죠. 물어볼 수가 없죠. 그러니까 이렇게 조작을 해도 우리가 그 사람의 증언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이런 조작이 행해지는 거거든요. 분단 상황을 악용해서 국가보안법 칼날을 휘두르는 겁니다."
김호씨는 조작을 일삼은 보안수사대원들이 아직도 처벌을 받지 않고 지금도 공직 생활을 하면서 국가의 녹을 받고 있다며 이를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한다. 단순히 국가보안법이 문제라는 구호를 넘어서 조작을 일삼는 실행자들을 처벌해야 진정으로 재발방지에 나설 수 있다고.
또 언론에서 이야기하는 군사기밀 유출도 사실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군사 기밀이 아니라 군사상 기밀. 방위산업청 관련 사업을 하던 한 기업이 기술 의뢰를 해왔으나 의미없는 기술 분야였고 이에 대해 피드백을 해준 정도였다고.
"군사 기밀을 유출했다고 하는데 그 기업이 우리에게 자료를 준게 아니라 우리가 일종의 피드백을 준 거예요. 그리고 그 업체는 대단한 기술 안보, 보안 쪽 업체도 아니고 단순한 SI(시스템 통합)업체였요. 그들이 애초에 군사 기밀을 가지고 있지도 않죠. 그리고 군사 기밀과 군사상 기밀은 아예 다른 개념이에요. 법원에서도 자기들이 군사 기밀이라고 말한 적 없는데 왜 기사가 군사 기밀로 나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라고요. 군사상 기밀이라는 건 형법에는 없고 전두환 시절 판례에만 있는 개념이에요. 이것이 군사적으로 쓰일 수도 있다고 임의로 지정하면 서울 사진 한 장도 군사상 기밀이 될 수 있죠. 이런 개념을 전두환 시절 이후 저한테 최초로 휘두른 거에요. 집행유예 자체가 없고 최하 처벌 조항이 7년이랍니다. 법원도 너무했는지 3년을 감형해 4년 형을 선고했죠. 당시 이 내용이 군사 기밀이 아니라고 한 것은 방위사업청 담당자를 인터뷰한 <중앙일보> 조차도 인정하는 거예요."
이 뿐만 아니라 김호씨는 북측 직원들과 이메일을 주고 받은 것도 국가보안법 상 회합 통신 위반, 사업 관련 물품과 개발비, 자료가 제공된 것은 금품수수 위반 등으로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기소되었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 김호씨의 사업은 이미 오래전부터 통일부의 승인을 받은 상태였다. 국정원 역시 그 당시 김호씨가 북한 측과 교류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을 뿐아니라 강압적으로 협조 요청까지 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통일부와 국정원이 수년간 김호씨의 국가보안법 위반에 동조했다는 것인가? 2018년 남북합의를 통해 문재인 정부는 4700억 원의 사업비를 편성하고 남북 철도연결 등을 북측과 합의했고 많은 국민들이 이를 지지했다. 검찰의 논리라면 문재인 정부도 북측에 대남공작비용으로 4700억 원을 지급한 것이며 북측이 침략하기 쉽게 철도 연결을 시도했기 때문에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체포되어야 한다. 이렇듯 국가보안법과 남북교류협력은 동전의 양면이며 이를 악용해 공안당국은 간첩 조작 사건을 손 쉽게 일으킨다.
* 2부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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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그리고 국가보안법 폐지를 바라는 청년입니다. 행동하는 청년회, 민족통일애국청년회 사무국장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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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 "분단 상황을 악용해서 국가보안법 칼날을 휘두르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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