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인일자리 지하철 시니어안전원
이혁진
올 1월부터 시작해 11월에 종료하는 노인일자리는 10개월 동안 진행된다. 대다수가 정부가 예산을 지원하는 '한시적 일자리'이다. 노인일자리 참여자는 대부분 김씨처럼 내주부터 쉬게 된다. 김씨는 내년 1월 일자리를 시작할 때까지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했다. 내년에 다시 노인일자리를 한다는 보장도 없다.
그는 하루 3시간, 5일 근무하는 지하철 승강기 안전지원 업무가 익숙하고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긍지도 상당하다. 한 달 20일 근무하며 받는 70만 원은 용돈을 쓰고도 일부 남아 손주들에게 선물도 한다.
하지만 일을 하며 얻었던 보람과 긍지도 곧 사라지게 된다. 2개월 쉬면 생활비도 걱정이다. 이 기간에 다른 일자리를 구하려고 해도 결코 쉽지 않다. 때문에 김씨처럼 다른 시니어안전원들도 대부분 표정이 어둡다.
필자는 노인일자리 현장에 근무하는 참여자들의 근무환경을 점검하고 안전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 또한 노인일자리 사업의 일환이다. 업무상 참여자들과 수시로 만나기 때문에 근무 내용과 애로사항을 잘 알고 있다.
노인일자리 업무기간에 대해 현장 근무자 10명에게 구두로 물어본 결과 전부 계속 일하고 싶다고 답했다. 직장 30년 내외 경력과 평균 대졸 수준의 학력을 가진 이들은 임금은 그대로 두더라도 근무 기간을 늘려주길 희망했다.

▲ 노인일자리 안전교육 장면
이혁진
노인일자리도 고령화 추세가 뚜렷하다. 작업에 따라 참여자들의 나이가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이들의 나이는 평균 70세를 상회하고 있다. 지하철 시니어안전원의 경우 평균 70대 후반이다. 80세 넘은 분도 있다. 이들은 지금과 같은 건강이라면 90세까지 일할 수 있을 같다며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일하는 노인들의 나이는 높아져도 건강과 체력은 상대적으로 우수하다. 나이에 0.7을 곱한 것이 그들의 '건강나이'라고 볼 정도로 활력이 넘치고 있다. 이렇게 활동적인 노인들의 건강과 능력을 무시하고 강제적으로 쉬게 하는 것은 아까운 인력의 낭비이다.
노인일자리는 경제적 효과보다는 비경제적 효과가 부각되고 있다. 일자리를 통해 참여자들이 우울증과 고립감을 해소하고 건강을 도모하는 효과가 지대하다. 실제 노인일자리 참여자 상당수가 1인 가구 고령자들인데 노인일자리가 사회고립을 막는 수단이 되고 있는 것이다.

▲ 노인일자리 공익활동사업
이혁진
백세시대 평생 일할 수 있는 노인일자리 시스템 구축해야
노인일자리는 공익활동보조에서 수익사업까지 다양하게 확대됐다. 하지만 노인일자리 사업을 지원하는 인프라와 관리는 초창기 20년 전 거의 그대로다. 당초 10개월 근무기한 제한도 겨울철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비롯됐다. 이는 노인일자리가 정부 시혜사업에 머물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현장에서는 노인일자리라는 표현에서 비하하는 어감이 느껴진다면서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현재 노인일자리는 전국에 100만 개가 넘는다. 일자리 개수를 늘리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이제는 참여자들의 넘치는 건강과 다양한 경력을 고려하고 평생 일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AI(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AI와 연결되는 노인일자리와 직업교육도 시급하다.
4년 차 노인일자리 참여자 박아무개씨는 "해마다 일자리 기간에 대한 설문조사가 있는데 자신을 포함해 대다수가 지금 10개월에서 연장해야 바람직하다고 요청했는데 기간 연장은 지금껏 개선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부 노인일자리 사업도 초고령사회에 맞추어 평생 일자리 차원에서 새롭게 개편돼야 마땅하다. 초고령에도 젊고 건강한 백세시대 노인 인력의 활용은 국가적으로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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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일하고 싶은데"... '10개월 뒤 강제실업' 노인들의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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