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창훈 x 김완선 ART BEYOND FAME
염동교
김완선의 그림은 그녀의 눈빛과 춤사위처럼 강렬했다. 고혹(蠱惑)과 팜므 파탈 같은 단어가 떠오른 < 인연, 그물5 >와 왕가위 영화 < 화양연화 >를 상기한 < 인연, 그물7 > 모두 올해 그린 작품. 지난 6월 신보 < Hi, ROSA's Refine Day >가 나왔으니 실로 가열찬 행보다.
데뷔작 앨범 아트를 재해석한 듯한 숫자 1,9,8,6이 적힌 < 인연, 그물4 >은 김창훈과의 인연을 상기했다. < Hi, ROSA's Refine Day > 속 신곡 'Refine Day'와 '강아지', '심장이 기억해' 등 과거작을 빼곡히 적은 < 인연, 그물 1 >속 그녀의 얼굴엔 눈물과 왕관이 겹쳐 보인다. 최고 가수로서 누렸던 영예와 명성, 그 이면에 인간 김완선이 느꼈을 부담과 고독이 공존했다.
김창훈의 작품은 추상적이었다. 러시아 구성주의나 네덜란드 화가 피에트 몬드리안을 상기했다. 또렷하고 명료한 산울림과 블랙스톤즈(김창훈이 이끌었던 록밴드)의 선율과 사뭇 달랐다. 여러 가지 색상과 붓 터치가 뒤엉킨 < Who Am I > 연작에선 '내 마음(내 마음은 황무지)'의 혼란이 밀려왔고, "미로"란 제목처럼 어지러운 구도의 < Life Maze >에선 샌드페블즈의 '나 어떡해'가 들려왔다. 음악답게 "Moderato(보통 빠르기)"와 "Adagio(느리고 침착하게)" 같은 음악 용어로 된 작품도 있었다.

▲ 김창훈 x 김완선 ART BEYOND FAME 중 김창훈의 작품
염동교
올해 영국 버밍엄에서 밥 딜런과 도쿄 하라주쿠에서 롤링 스톤스의 기타리스트 로니 우드의 그림을 목도했다. 신이 한 개만 선물해도 고마울법한 재능을 이렇게 여러 개 품었다니 그저 부러울 따름이었고 김창훈과 김완선의 작품에서도 같은 심상을 느꼈다.
한편으론 미술이 이들에게 해방의 창구가 아니었을까 짐작했다. 대중은 대부분 하나의 이미지, 하나의 음악 스타일만 응시하고 요구한다. 받은 사랑을 갚기 위해 혹은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해당 스타일을 유지하나 이내 고착화에 지치곤 한다. 그림은 이들에게 예술가로서의 자의식을 다시금 고취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자아를 표현할 도구였을 테다. 오랜 기간 멈추지 않고 예술혼을 불태우는 두 아티스트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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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웹진 이즘(IZM) 에디터 염동교라고 합니다. 대중음악을 비롯해 영화와 연극, 미술 등 다양한 문화 예술 관련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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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훈 x 김완선' 40년 만의 재회, 이번엔 미술 전시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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