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이 2024년 12월 6일 김병주 의원 유튜브 생방송에 출연해 자신이 윤석열에게 받은 지시를 증언하고 있다. 출처 : ‘주블리 김병주’ 채널 유튜브 영상 갈무리
주블리 김병주
곽종근 양심고백 원본 영상으로 보기
그런데 윤석열과 그 변호인들은 이런 맥락을 무시하고, 곽종근 사령관이 약간 말을 더듬으며 '요원'이란 단어를 꺼낸 부분, 그리고 두 의원이 '국회의원들'을 언급한 부분을 끄집어내 신문했습니다. 김용현이 지시한 것은 의원들이 아닌 국회에 진입한 계엄군을 빼내라고 한것이며, 곽종근의 '국회의원 끌어내라 '진술은 두 의원이 발언 중간에 끼어들어 오염시킨 것이라는 취지입니다. 하지만 증인은 이런 윤석열 측의 의도에 부합하는 답변은 하지 않았습니다.
변호인의 주장이 조금만 생각해보아도 궤변인 것은, 당시 현장의 계엄군(707특임단)은 계엄사의 명령체계를 따르는 중이었으며 곽종근은 현장을 지휘하던 자신의 직속부하 김현태와 연락이 가능했던 상황입니다. 만약 윤석열측의 주장대로
국회의원이 아닌 국회의사당 안에 있던 군인들을 빼내려는 목적이었다면, 상식적으로 "끌어내라"라는 말을 할 것이 아니라 "철수시켜", "철수해"라고 명령을 내렸어야 맞습니다. '끌어내라'는 적대적이거나 비협조적인 대상을 밖으로 강제로 이동시킬 때 쓰는 말이지, 명령 체계 하의 군인들을 현장에서 빼내는데 사용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1-2. 증거 채택 막기 위해 증인 필체를 '지렁이'라 조롱하는 윤석열과 변호인단 : 윤석열 재판(2025고합129)
한편 오후 증인으로는 홍장원 전 국정원1차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주신문을 진행했습니다. 홍장원 제1차장은 계엄 선포 직후, 윤석열에게 전화를 받아
"봤지? 이번기회에 싹 다 잡아들여. 국정원에 대공수사권 줄테니까 우선 방첩사를 도와 지원해. 자금이면 자금, 인력이면 인력 무조건 도와"라는 지시를 받았던 인물입니다. 윤석열이 자신에게 비판적인 정치인들과 언론인들, 법조인들을 체포하기 위해 국정원을 동원한 연결고리인 셈입니다.
홍장원 증인은 법정에 들어서며 잠시 피고석의 윤석열과 눈이 마주치자, 고개만 살짝 까딱였습니다. 이후 주신문을 진행하면서, 검사는 계엄 선포 직후 윤석열에게 비화폰으로 무슨 지시를 들었느냐고 질문했습니다. 홍장원은 처음에는 잠시 머뭇거리다 "진술조서에 적혀있는 내용과 같습니다"라고 답했는데요. 이에 검사가 다시금 법정에서 기억하시는데로 증언해달라고 요청하자, 홍장원 증인은 "(윤석열이)앞에 계시는데, 그 앞에서 이야기하기 좀 그래서 그러는데, 이야기하겠습니다"라며 당시 상황을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12월 3일 밤 10시 53분경)에 자신은 국정원장 공관에서 국정원 간부들에게 연락을 돌리고 있었는데 그때 윤석열이 보안폰으로 전화해왔고, "봤지?"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여" 등 위와 같은 내용으로 지시했다고 증언한 것입니다. 그 외에도 윤석열이 자신과의 통화에 대해 헌법재판소에서 했던 거짓 진술들을 윤석열 눈앞에서 부정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당시만 해도 홍장원은 '다 잡아들이라'는 지시의 대상이 누구인지 명확히 알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윤석열로부터 방첩사를 도우라는 지시를 받은 만큼 자신이 해야할 일을 확인하기 위해 여인형 방첩사령관에게 전화했는데,
이 때 여인형이 바로 그 문제의 '정치인 체포 대상' 14명의 명단을 불러줬다고 합니다. 또한
이들을 잡기 위해 위치 추적을 해달라, 체포한 이후에는 방첩사 구금시설에서 신문할 것이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홍장원은 여인형이 불러준 이 명단을 메모로 작성했고, 이후 자신의 기억이 불완전할까봐 자신의 보좌관에게 기억나는데로 다시 작성해보라고 지시했습니다. 이렇게 보좌관이 초안 작성한 명단을 홍장원은 자신의 기억으로 추가보완했습니다. 이렇게 완성된 메모는 국회 정보위 박선원 의원에게 전달되어 세상에 알려졌고, 훗날 윤석열 탄핵심판에 증거로 제출되었습니다.
이 메모는 당연히 내란재판장에도 증거로 제출되었습니다. 윤석열 변호인 측은 이번에도 메모의 증거 채택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이 문서는 초안을 보좌관이 쓴 문서이기 때문에 해당 보좌관의 진정성립을 별도로 해야 한다, 한마디로 메모의 실질적 작성자가 홍장원이 아니라 그 보좌관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황당한 논리에 지귀연 판사조차도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공직사회 특성상 초안만 남이 쓴 것이고, 증인이 최종 결재하고 수정보완했으면 증인이 쓴 것 아니냐'라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윤석열 변호인 측은 보좌관의 메모 작성 경위를 자세히 알아야 한다며 물러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윤석열은
최초 홍장원이 받아적었던 초안의 메모가 '지렁이 글씨'처럼 알아볼 수 없는 수준이라며, '홍장원 지렁이'라고 기사도 많이 났다며 법정에서 증인을 노골적으로 조롱하며 웃었습니다. 심지어 변호인들도 모두 따라 웃었습니다. 이에 지귀연 재판부는 필요하다면 반대신문에서 작성 경위를 질문하고 해당 보좌관을 증인신청하라고 얘기했습니다.
증인을 보호하는 태도는 이번에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홍장원에 대한 나머지 검사 신문과 윤석열 측 반대신문은 11월 20일에 이어서 진행될 예정입니다.
2. 기타 : 결국 해를 넘기는 내란재판
한편 지귀연 재판부는 향후 재판 진행 일정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10일 윤석열 재판 증인신문을 끝내고 난 후, 재판부는 1월 초에 기일을 더 넣을 생각이라며 12월 말 경 3개 재판을 병합하고 1월 초에 종결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13일 재판 말미에는 내년 1월 7·9·12일을 추가 기일로 지정하고, 14·15일까지도 예비 기일로 잡으면서, 심리 종결일을 1월 12일로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최악의 경우 선고일정이 내년 2월까지도 늦어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재판 지연 논란에 대해 지난 수개월간 지귀연 판사는 줄곧 12월에 반드시 재판을 예정대로 끝내겠다고 호언장담해왔지만, 결국 변호인들의 노골적인 재판 지연 전략을 제지하기는커녕 방치하면서, 주요 피고인들의 구속만료 시점 이후까지 선고가 사실상 미뤄진 것입니다. 김용현의 구속기간은 12월 26일까지이고, 윤석열은 2026년 1월 12일에 만료됩니다. 내란특검이 일반이적죄로 김용현과 윤석열 등을 추가기소하면서 1심 선고가 늦어질 경우 구속 만료 시점에 맞춰 추가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고 밝혔지만, 법원이 이를 발부해준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이번 주의 재판 동향 요약
▲윤석열 재판에서는 선관위 점령과 관련하여 방첩사 소속 윤석열의 불법적 명령에 저항했던 군 간부와, 주요 정치인 및 언론인, 법조인 등 체포작전 관련하여 홍장원 국정원1차장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증인들은 윤석열 명령의 불법성과 따를 수 없었던 이유를 고백했고, 윤석열의 거짓말을 면전에서 반박했습니다. 증인 신문에 직접 나선 윤석열은 마치 다시 검사가 된듯양, 때로는 증인을 조롱하면서까지 유도심문을 했지만 원하는 답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지귀연 재판부가 재판 종료 시점을 내년 1월 12일로 늦췄습니다. 1심 선고는 내년 2월까지 밀릴 수도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일반이적죄 혐의로 추가 구속영장이 나오지 않는 한 윤석열과 김용현이 구속만료로 풀려나는 것은 기정사실화 됩니다.
| "윤석열과 내란 주동자들 재판은?" |
4월 4일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이 파면된 이후, 현직 군인 피고인들을 제외하고 주요 내란범들에 대한 공판은 3개로, 모두 지귀연 판사가 재판장인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재판들을 간단히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윤석열 재판(2025고합129) : 설명이 필요없는 내란 우두머리 입니다. 재판에 넘겨진 12.3 내란의 세가지 큰 덩어리, ①계엄군과 경찰의 국회 침탈 및 봉쇄, ②방첩사령부와 경찰 등의 주요 정치인 체포 시도, ③계엄군의 선관위 점령 모두에 대해 최종 지시자이자 책임자입니다. 2) 조지호 전 경찰청장과 김봉식 전 서울청장 등 경찰 수뇌부에 대한 재판(2025고합51) : 내란에 관여한 경찰 수뇌부에 대한 재판입니다. 내란에서 경찰은 위 세가지 덩어리에 모두 투입되었으며, 계엄군과 보조를 맞추어 국회와 선관위 주변에 배치되고, 방첩사령부 등의 정치인 체포 시도에 협조했습니다. 3)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김용군 제3야전군 사령부 헌병대장에 대한 재판(2024고합1522) : 윤석열의 명령을 받아 12.3계엄을 전체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책임자들에 대한 재판입니다. 구체적인 계엄 계획을 설립하고 계엄군을 움직여 실행했으며, 특히 선관위를 점거해 직원들을 체포하고 서버 반출을 시도했습니다. |
* 이 리포트는 12.3 계엄 관련 공소장과 재판 언론보도, 직접 방청 등을 참고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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