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희준 광주고등검찰청 검사가 9월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검찰개혁 입법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남소연
대장동 사건 수사 당시 검찰이 법정에 제출한 일명 '정영학 녹취록'을 둘러싸고 조작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검찰 내부 책임 공방이 본격화되고 있다.
2022~2023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반부패수사1부장검사로서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수사팀장을 맡았던 엄희준 광주고등검찰청 검사는 지난 16일 오후 <오마이뉴스>에 "실장님(실제는 재창이형) 문구는 반부패3부에서 정영학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속기사에게 녹취의뢰해 회신받은 표현 그대로 법정에 제출한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녹취록을 새롭게 생산한 부서는 자신이 이끈 반부패1부가 아닌 강백신 검사가 지휘했던 반부패3부라는 것이다.
해당 녹취록은 2013년 5월 16일, 남욱 변호사가 유동규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9000만 원을 전달한 뒤 정영학 회계사에게 상황을 설명하는 전화통화 내용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만들어진 서울중앙지검 2기 수사팀이 정영학 녹취록을 별도로 작성해, 원래 "재창이형"이라고 되어 있던 발언을 "실장님"으로 기록했다. 해당 녹취는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활용됐다.
앞서 <오마이뉴스>는 지난 13일과 14일 대장동 사건의 핵심 증거인 정영학 녹취록을 두고 2기 수사팀이 기존의 녹음파일과 녹취록 이외에 별도의 새로운 녹취록을 작성해 증거로 사용했고 여기서 조작 정황이 드러났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한 해당 녹취록을 법정에 제출한 검사는 증거기록 등을 바탕으로 당시 엄희준 반부패수사1부장검사로 확인됐다고도 했다.
엄희준 검사가 보낸 두 개의 장문 문자
<오마이뉴스> 보도 이후 엄희준 검사는 지난 14일과 16일 '반론 요청'을 이유로 기자에게 각각 682자와 203자짜리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다.
엄 검사는 14일 "검찰은 당시 여러 명의 속기사들에게 녹취를 의뢰하였고, 속기사들은 '각자' 들리는 대로 이를 활자화 하였으며, 재판과정에서 위 각 속기록의 정확성이 검증될 수 있도록 녹취록뿐만 아니라 녹음파일까지 모두 법정에 제출하였는바, 검사가 해당 속기록을 고의로 조작한 사실은 절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정 언론은 그 제출자가 '엄희준 검사'라고도 하였으나, 이는
제출자 명의만 당시 수사팀장이었던 반부패1부장 명의로 한 것일 뿐"이라며 "일부 언론 보도와 같이 검사가 녹취록을 의도적으로 조작하였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강한 유감을 표한다"라고 했다.
지난 16일 엄 검사는 "금요일 추가 기사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반론 요청한다"며 재차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다.
정영학 녹취록 중 "용이하고" 및 "윗어르신들" 문구는 1기 수사팀으로부터 인계받은 녹취록에 이미 포함되어 있었던 문구입니다. 그리고 "실장님" 문구는, 반부패3부에서 정영학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속기사에게 녹취의뢰하여 회신받은 표현 그대로 법정에 제출한 것인 바, 그 경위는 금요일 설명드린 바와 같습니다.

▲ 강백신 대구고등검찰청 검사가 지난 9월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검찰개혁 입법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남소연
강백신 부장검사는 엄희준 검사와 대장동 수사 2기팀을 주도했던 쌍두마차 중 하나다. 현재 대구고등검찰청에 몸담고 있다. 강 검사는 2022년 10월부터 2023년 9월까지 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장을 역임했다.
강백신 검사는 최근 대장동 항소심 포기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 8일 새벽 검찰 내부망에 "대검이 법무부에 항소 여부를 승인받기 위해 보고를 했고, 검찰과가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게 항소의 필요성을 보고했으나 장관과 차관이 이를 반대했다고 전해 들었다"라고 적었다. 강 검사의 글이 올라온 뒤 대장동 수사·공판팀도 집단적인 반발 움직임을 보였다.
<오마이뉴스>는 강 검사에게 엄 검사의 주장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통화를 시도하고, 문자를 보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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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장동 녹취록 조작 정황, 강백신에 책임 넘긴 엄희준 "반부패3부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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