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일보 유대근·최은서·송주용 기자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 극우 청소년들의 특징이 있다면 무엇인가.
유대근 : "
신념으로 무장된 청소년과
극우·혐오를 놀이로 소비하는 청소년을 구분해야 한다. 신념형 청소년들은 평범하고 예의바른 경우가 대부분인데, 정치적 발언을 할 때는 소신 있고 신념이 강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최은서 : "'극우 청소년'이라고 하면 흔히 반항적이고 자기주장이 강한 학생들을 상상하게 된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신념형 청소년들은 예의 바르고, 자신이 부모·교회 등 보호자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받으며 올바른 교육을 받고 있다'는 굳은 믿음도 갖고 있다.
극우·혐오 콘텐츠를 소비하는 청소년들은 정치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에 노출되다 보니, 콘텐츠의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재미만 판단해 즐긴다. 어른들은 청소년들이 정치 상황을 희화화한다고 생각하지만, 청소년에겐 그저 재미있는 콘텐츠일 뿐이다. 실제로 청소년들에게 극우·혐오 콘텐츠를 왜 보냐고 물으면 '재미있잖아요'라고 답하는 경우가 많았다."
- 남학생의 극우화 성향이 왜 더 강할까.
최은서 : "극우·혐오 콘텐츠에 노출되는 건 남녀가 동일하지만, 또래 문화가 다르다. 여학생들은 결속력이 강해서 비슷한 생각을 공유하고 함께 어울리는 걸 중요하게 여긴다. 누군가 혐오·차별 발언을 하면 '그런 말 해도 돼?'라며 자연스럽게 바로잡아주는 자정작용이 일어난다. 반면 남학생들은 분위기가 다르다.
누군가 불쑥 혐오·차별 표현을 쓰면 '저 녀석 웃기다. 재미있네' 하고 주목받는다. 교사들은 남학생들 사이에선 '내부 검열'이 작동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유대근 :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에 따르면, 10대 남학생들은 온라인에서 만나는 20대 초반 남성들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네 성적으로는 지방대밖에 못 가, 취업 못해', '내신 바닥은 남자가 깔아준다' 등 혐오나 패배감을 불러일으키는 표현을 반복적으로 들으며 정서적으로 영향을 받는다는 거다."
- 청소년은 왜 가짜뉴스에 취약한가.
최은서 : "사회·정치 문제에 별 관심이 없다던 한 남학생에게 최근 들은 뉴스가 있냐고 묻자, 쇼츠에서 본 중국인 혐오 괴담과 동덕여대 사건을 언급했다. 허위조작정보, 이른바 '가짜뉴스'였다. 청소년들은 정보의 사실관계를 따지기보다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경향이 강하다. 무비판적 수용이 가짜뉴스에 취약한 원인 아닐까 싶다."
- 비상계엄에는 반대하는데, 선거조작은 왜 믿는 걸까.
유대근 :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이유로 언급한 게 선거조작이기 때문에 두 사건에 대한 입장은 같아야 한다. 그러나 청소년들은 비상계엄은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만, 선거조작은 일종의 음모론으로 재미있게 받아들인다. 기사에서는 청소년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게으른 추종자'라고 했는데, 유튜버가 하는 얘기가 재미있으니 깊이 생각하기보다 곧이곧대로 믿는 듯하다."
송주용 : "청소년들이 주로 보는 극우 유튜버 중에도 비상계엄은 잘못됐다고 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계엄은 잘못됐지만, 왜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생각해보자'며 극우 논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끌어가더라. 청소년들이 그런 유튜버들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도 있다."
가짜뉴스보다 먼저 배우는 '비판적 사고', 선진국은?
- 대안으로 독일·핀란드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
최은서 : "청소년 극우화를 어른들의 극우 정치관 주입과 가짜뉴스와 유튜브에 청소년들이 쉽게 현혹되는 문제로 나눠봤다. 각각의 대안으로 시민 교육과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잘하고 있는 국가를 살펴봤다. 독일·핀란드는 시민 교육과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이 잘 이뤄진다는 것을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학생들의 눈빛과 태도가 인상적이었다. 우리나라 초등학교 학부모 참관수업 때나 볼 법한 열정이 독일 고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 느껴지더라."
- 핀란드의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은 어땠나.
최은서 :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이 전 학년에 걸쳐 체계적으로 진행된다. 수업이 끝난 뒤 담당교사에게 '어린 학생들에게는 어려운 수업이 아니냐'고 물었다. 담당교사는 '학생들이 휴대폰을 사용하고 각자 미디어 세상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며,
'휴대폰을 사용하기 시작할 때 교육도 같이 시작해야 미디어를 바르게 소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렸을 때부터 적극적인 미디어 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을 일깨워준 자리다."
- 시민 교육과 미디어리터러시 교육, 국내에도 적용할 수 없을까.
최은서 : "
정치를 이념의 문제로 치부하지 않고, 학교 안에서 사회·정치 현안을 자유롭게 논할 수 있어야 한다. 선제적 방법으로 핀란드의 지원학생 제도를 참고할 수 있다. 학생들이 수업을 주도한다면 창의적인 수업이 가능하지 않을까. 청소년들이 또래나 선배의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사회·정치 문제나 미디어교육에서 선배가 후배를 가르치는 방식을 도입한다면, 비판적 사고를 키우는 교육이 가능할 것이다."
*지원학생(Tukioppilas) 제도 : 선배 학생이 수업을 먼저 배운 다음 후배 학생에게 직접 알려주는 방식
사회적 화두 던지는 '영향력 있는 보도' 꿈꾸다
- 취재를 이어온 원동력은 무엇인가.
유대근 : "기자들이 데일리 취재를 담당하는 부서에 속해 매일 기사를 써야 하니 바쁘다. 어떤 기자든 충분한 시간만 확보되면 의미 있는 기사를 쓸 수 있는데,
저연차 기자들은 현실적으로 시간 확보가 쉽지 않다. 데스크 의지와 조율, 충분한 시간보장 덕분에 취재를 이어갈 수 있었다."
최은서 : "초반에 취재에 대한 걱정이 많아 친구들과 고민을 나눴다. 보도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꾸준히 관심 가져주고 '좋은 기획'이라고 응원해 주더라. 시민들도 관심이 크고 갈증을 느끼는 주제라는 걸 실감했고, 그런 확신들이 모여 취재를 이어가는 원동력이 됐다. 쉽지 않은 주제였지만 선배들과 함께 고민하고 어려운 부분은 도움받으며 수월하게 마칠 수 있었다."
송주용 : "청소년 극우화 문제에 대한 단편적인 보도는 있었지만, 원인과 사회적 영향력까지 전반적으로 깊이 있게 분석한 보도는 거의 없다. 언론 보도를 통해 사회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사명감이 취재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 좋은 보도란 무엇인가.
유대근 : "예전엔 기사가 나간 뒤 모두가 박수쳐줘야 좋은 보도라고 생각했다. 이번 보도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과 이견을 가진 사람들이 온라인상에서 활발하게 논쟁을 벌였다. 지켜보면서 모두가 한목소리로 칭찬하는 것보다
사회적으로 중요한 화두를 던지고 다양한 논쟁을 촉발하는 기사야말로 좋은 보도가 아닐까 싶다."
최은서 :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고 읽을 수 있고,
갈등 조장이 아닌 문제 해결에 도움 되는 보도가 좋은 보도 아닐까. 이번 보도가 많은 관심을 받았으니, 청소년 극우화 문제를 해결할 교육정책에도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러면 좋은 보도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듯하다."
송주용 : "언론의 적극적 역할을 선호하는 편인데,
독자가 사안에 대해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게 도움 주는 기사를 좋은 보도라고 믿는다."

▲ 2025년 10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 시상식에 참석한 한국일보 유대근·송주용·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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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콘텐츠 노출 똑같은데, 왜 유독 남학생이? "분위기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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