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국대' 출신 국민의힘 대변인 제2회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 토론배틀 '나국대(나는 국민의힘 대변인이다)'에 나섰던 당시의 박민영 대변인 압박면접 영상.
국민의힘TV
지난 12일 발생한 박민영 국민의힘 미디어대변인의 장애인 막말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피해자인 같은 당 김예지 의원은 박 대변인과 당시 방송을 진행했던 유튜버 '감동란'을 고발했으며, 시각장애인 단체를 비롯해 많은 장애인 단체가 연이어 박 대변인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박 대변인과 유튜버 '감동란'이 한 막말은 입에 올리기 어려울 정도로 혐오적이고 차별적인 요소를 담고 있다. 그들은 장애인 비례대표의 할당제를 근거도 없이 비난했으며, 무엇보다 김 의원을 언급하며 장애인들의 인격을 심각하게 모독하는 말들을 서슴지 않게 내뱉었다.
이는 전국 300만명에 달하는 장애인들에 대한 커다란 모욕이다.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장애인들은 장애 그 자체로 비장애인들은 당연하게 누리는 권리를 수십 년째 얻지 못하고 있다.
시각장애인인 나의 경험만 나열해도 수십 가지다. 비장애인들이 손쉽게 타는 대중교통 탑승에는 매 순간 위험이 도사리고 있고,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취업은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다. 나에게 필요한 복지제도가 있는지 확인하려 해도 점자 자료가 마련돼 있지 않아 누군가의 도움으로 간신히 정보를 습득하는 경우가 수십년째다. 사랑하는 이들의 얼굴을 보고 싶어도 보지 못하는 수많은 시각장애인에게 박 대변인은 큰 상처를 남긴 것이다.
장애인들이 사회적 '약자'이기 때문이었을까. 권력을 가진 정치권에선 심심치 않게 장애인을 비하하는 일들이 일어나곤 한다. 그때마다 장애인들은 좌절하고 분개한다. 장애인 단체도 성명을 통해 입장을 내놓는다. 하지만 상황은 반복된다. 아마 이번 사태가 잠잠해지고 나면 더 큰 막말이 나타날 것이다.
언제까지 장애인들은 이러한 막말을 두고 봐야 하는가. 장애인들도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국민이자 유권자다. 정치인들의 수준 낮은 발언을 막는 데는 투표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당장 내년 실시될 지방의회선거 유세 때가 되면 정치인들은 장애인 유권자 표를 받기 위해 간과 쓸개를 내줄 것처럼 말할 것이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공약은 휴지조각이 되고 장애인들은 힘없고 그저 그런 사람으로 전락하고 만다.
결국 장애인 유권자들이 선거를 통해 정치인과 정당을 심판하는 일이 필요하다. 아무리 잘나고 권력을 가진 정치인이라도 선거 때만큼은 유권자를 호랑이처럼 두려워한다. 이번 박 대변인의 막말 논란은 오랫동안 우리 사회의 장애계 구성원들의 기억에 남을 것이다.
우리는 특정 정당과 정치인 그리고 그 지지자들이 장애인을 어떻게 바라보고 평가했는지를 똑똑히 목격했다. 장애인이 막말의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장애인들이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이 모든 것은 장애인 유권자 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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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둠 속에서도 색채있는 삶을 살아온 시각장애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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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의 장애인 혐오 발언, 유권자만이 멈추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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