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예산 철학'... 윤석열과는 무엇이 달랐나?

[주장] 윤석열 정부의 감세·긴축 재정 vs. 이재명 정부의 세입정상화·성장 재정

등록 2025.11.21 14:22수정 2025.11.21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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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1.16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1.16 연합뉴스

예산은 한 나라가 어떤 방식으로 성장하고, 위험과 비용을 어떻게 분담하며, 미래의 구조를 어디에 둘 것인지 결정하는 '국가 설계도'이다. 즉 세금을 어디서 거두고 어떤 분야에 예산을 투입할 것인지, 성장을 위한 경제구조는 어떻게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예산은 정치·경제·사회 구조를 설계하는 가장 강력한 공공정책 언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윤석열 정부의 2025년 예산(안)과 이재명 정부의 2026년 예산(안)은 한국경제를 바라보는 철학 자체가 다르다. 윤석열 정부가 감세 이후 축소된 세입 기반 속에서 지출 억제와 긴축을 기본 기조로 삼았다면, 이재명 정부는 세입 정상화와 지출 재배치를 통해 민생·미래·지역을 중심축으로 하는 성장전략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예산을 재정립했다.

즉, 윤석열 정부는 재정을 '균형 유지의 장부(book)'로 본 반면, 이재명 정부는 재정을 '성장 회복의 메커니즘(mechanism)'으로 본 것이다.

부자감세·긴축 vs. 세입정상화·성장전략

윤석열 정부는 법인세·소득세 감세를 경제활성화의 수단으로 제시했지만 실제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상장 30대 기업의 사내유보금은 2023년 1000조 원을 넘었지만 설비투자는 정체되었고, 감세는 유보자산과 배당 확대에 그쳤다. 그 결과 2023년부터 2024년까지 2년간 86.8조 원 세수 결손만 발생했다.

이 세수결손은 고스란히 지방재정으로 전가됐다. 2023년 지방교부세 8.17조, 지방교육교부금 10.4조 등 18.6조 원이 미교부 처리되었고 2024년에도 6.5조 원이 감액되었다. 전국 광역지자체 재정안정화기금은 평균 30% 이상 소진되었으며 지역 SOC·복지·교통·산업 예산이 연쇄적으로 축소됐다. 감세로 인한 세수 부족을 지방과 시민이 부담하게 된 것이다.

반면 이재명 정부는 감면·특혜 중심의 조세지출을 조정하고, 저성과·중복지출 27조 원을 구조조정해 재정 여력을 확보했다. 총 지출은 728조 원 규모로 8%대 증가율을 유지해 경기순환을 뒷받침하도록 설계했다. 이재명 정부의 세입 정상화·전략적 재배치를 통한 성장 중심 재정은 윤석열 정부의 감세·긴축 재정과 명확히 그 차이가 대비된다.


민생 부담 전가 vs. 생활비 구조 자체 인하

윤석열 정부는 식료품·주거·의료·이자 등 생활비 급등 경제상황에서도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으며, 특히 지방재정 지원감액으로 대중교통복지·청년·노인·장애인 돌봄, 소상공인 경영안정 등 생활밀착형 예산이 축소되며 생활비 부담이 서민에게 가중되어 민생을 더욱 어렵게 했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는 생활비 구조를 직접 낮추는 정책을 선택했다. 기준중위소득 6.51% 인상으로 생계급여 4인 가구 200만 원 이상 보장, 전국 대중교통 정액제를 통한 월 교통비 30~60% 절감, 소상공인 24조 원 유동성 공급, 전세사기 피해 공공 회수 및 공공임대 확충 등이 대표적 사례다. 이는 단순한 복지지출 확대가 아니라 내수승수 복원을 통한 경제정책으로, 소비 회복이 생산·고용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의도한 민생회복 성장정책인 것이다.

R&D 축소로 미래 소진 vs. 기술·인재·산업 생태계 재건

 윤석열 전 대통령이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한 전 총리가 계엄 선포에 반대했다는 취지로 증언하고 있다. 2025.11.19
윤석열 전 대통령이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한 전 총리가 계엄 선포에 반대했다는 취지로 증언하고 있다. 2025.11.19 서울중앙지법 제공

윤석열 정부는 R&D를 필요시 언제든지 감액 가능한 단순 지출비용 정도로 인식하며 2024년 예산을 4.6조원(-14.7%)이나 삭감했다. 이는 제도 도입 이후 최대 규모의 축소로, 대학·출연연·벤처의 연구 과제가 중단되고 젊은 연구자 이탈 현상까지 이어지며 국가 기술경쟁력 기반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반면 이재명 정부는 R&D를 국가경쟁력의 핵심 인프라로 보며 국가전략의 중심에 재배치했다. AI 대전환 10조 1천억, 산업·행정·생활 분야 AI 확산 2조 6천억, GPU 3만5천장 조기 확보, AI 고급인재 1만1천명 양성, 첨단전략산업 R&D 35조 3천억(19.3% 증가), 향후 5년 150조 성장펀드 조성, 거점국립대의 지역 AI 혁신거점 전환 등 기술·인재·자본·산업 전반을 하나의 생태계로 묶는 국가적 구조방향을 분명히 제시했다.

권력기관 예산 불투명 유지 vs. 재정 민주주의 강화

윤석열 정부는 대통령실·법무부·국정원·검찰 등 7대 권력기관의 특수활동비·업무추진비를 2024년 1조 9,814억, 2025년 2조 4,839억 원으로 증액했다. 민생예산은 긴축하면서 권력기관 예산은 오히려 불투명하게 확대 시킨 것이다.

이에 비해 이재명 정부는 저성과 지출 27조 원을 진단하고 예산항목 공개를 확대하며 성과 기반 예산제를 강화하는 등 재정 감시권한을 국민과 국회로 돌려주는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대통령실 특수활동비·업무추진비를 역대 최초로 공개해 재정의 투명성과 민주적 통제 원칙을 확립했다.

외유 중심 외교 vs. 경제·산업 중심 외교

윤석열 정부는 정상외교 예산을 2022년 249억 원에서 2023년 271억, 예비비 포함 600억 원 으로 확대했고 2024년 예산도 296억 원으로 증액했다. 그러나 대규모 수행단 순방에도 불구하고 산업·수출·금융 등 실질 성과는 미미했다. 이미지 외교라는 비판이 제기되었고, 민생예산은 긴축하면서 대통령 외유예산만 증가시켰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반면 이재명 정부는 외교를 산업·기술·금융과 연계된 국가경제 전략으로 재정의했다. 미국 IRA·반도체 공급망 협상, 한중 통화스와프 복원, APEC 경주 정상회의에서 AI·디지털표준·문화산업 협력 의제화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대통령 정상외교 예산이 '정치 이벤트'가 아닌 '경제 투자'로 바라보는 두 정부의 관점 차이가 분명함을 보여준다.

수도권 1극 심화 vs. 5극·3특 지역균형 체제

윤석열 정부 시기 지방소멸 위험지역은 전국의 64%까지 확대되었다. 지방재정 미교부·감액(2023년 18.6조·2024년 6.5조)은 지역의 인구·산업·교육 기반을 약화시키며 지방 청년정착·지역대학·지역산업 고도화 사업 축소로 이어졌다. 수도권 1극 체제를 완화하기는커녕 지방의 기반을 더욱 취약하게 한 것이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는 포괄보조금 10조 6천억 원 규모의 지방자율재정, 농어촌 기본소득 월 15만원, 거점국립대 혁신허브화 등을 통해 지역을 성장의 주체로 재편하고 있다. 이는 수도권 단일 중심이 아닌 다극·다핵 국가성장 체제로의 전환 의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윤석열 정부 예산은 부자감세로 부족한 세입 기반을 긴축으로 보전하며 민생·미래·지역을 뒷전으로 둔 '정태적 현상유지 전략'이었다면, 이재명 정부 예산은 세입 정상화와 지출 재배치를 통해 생활비 완화, 내수회복, AI 등 미래산업 육성, 지역균형 성장을 결합하는 '동태적 미래성장 전략'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산업화와 정보화를 넘어 국가생존을 위해 AI·디지털 대전환의 새로운 고속도로를 설계해야 할 시점에 있다. 그리고 그 노선도가 바로 국가예산이다. 이재명 정부의 2026년 예산(안)은 그 방향성을 분명히 제시하고 있다. 이제 민주당이 국회에서 이를 마무리 잘해야 한다.

조일출 (국정기획위원회 경제1분과 자문위원/한양대 경영학박사(정부회계 전공))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개인 SNS 에도 실립니다.
#이재명정부 #윤석열정부 #2026예산 #조일출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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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경영학박사(정부회계 전공)/국정기획위원회 경제1분과 자문위원/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보좌관/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정책전문위원/한양대 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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