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영 논란으로 다시 꺼내는 질문, 국민의힘은 왜 존재하는가?

[주장] 당론 반대했다고 김예지 나무라는 국힘... 민주공화정 부정하는 당론 자체가 잘못인 걸 모르는가

등록 2025.11.21 14:22수정 2025.11.21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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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국대' 출신 국민의힘 대변인 제2회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 토론배틀 '나국대(나는 국민의힘 대변인이다)'에 나섰던 당시의 박민영 대변인 압박면접 영상.
▲'나국대' 출신 국민의힘 대변인 제2회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 토론배틀 '나국대(나는 국민의힘 대변인이다)'에 나섰던 당시의 박민영 대변인 압박면접 영상. 국민의힘TV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박민영 국민의힘 미디어대변인이 내뱉은 혐오 발언을 처음 들었을 때, 말 그대로 충격과 고통이 밀려왔다. 해당 유튜브 방송은 과장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혐오로 가득했다.

박 대변인과 함께 출연한 유튜버는 김 의원의 장애인 정체성을 노골적으로 조롱했을 뿐 아니라, 전라도민을 향해 '홍어'라는 지역 비하 표현을 서슴없이 내뱉고, 여당 지지 여성들을 두고 "폐경 온 X"이라는 말까지 했다.

저열함의 바닥을 긁는 발언이 이어지는 동안, 그 옆에서 공당의 미디어대변인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웃고만 있었다. 듣고 있기만 해도 속이 뒤틀릴 정도의 혐오적 언사 속에서 터져 나온 그의 웃음은 도저히 정상적 감각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혐오 발언에도 '해당 행위' 탓만 하는 국힘... 당론 반대한 것과 정체성이 무슨 상관인가

더불어민주당과 시민사회는 물론 국민의힘 내부에서조차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지만, 정작 국민의힘은 그에게 최소한의 징계조차 내리지 않고 있다. 징계는커녕 되레 김 의원을 탓하는 분위기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김예지 의원이 두 번이나 비례라는 특혜를 받았는데 당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며 박 대변인을 감쌌고, 이준우 미디어대변인 역시 "김 의원의 해당 행위를 지적한 것일 뿐인데 윤리위가 이를 해당 행위로 처벌할 수 있느냐"라고 말했다.

결국 국민의힘의 입장은 '표현은 다소 과했지만 당론을 거스른 의원을 비판한 것은 정당하다'는 논리로 읽힌다. 그러나 당론을 반대했다는 이유로 의원의 정체성을 공격하는 것과, 정치적 판단을 비판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국민의힘 당론에 반대하며 소위 '3대 특검'에 찬성표를 던진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예지 의원 외에도 조경태·안철수·김재섭·한지아 의원 등 총 다섯 명이다. 박 대변인의 논리대로라면, 김 의원이 당론에 반대한 이유가 '장애인 할당제 탓'이라면, 이 중 40%가 의료인 출신이라는 사실을 근거로 '의료인 출신이 문제'라는 결론도 가능해진다. 이런 식의 비약은 말이 아닌 억지이며, 국민의힘은 지금 이 억지를 사실상 옹호하고 있다.

당론 반대한 김예지가 문제? 탄핵·특검 반대한 당론이 훨씬 더 문제적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따로 있다. 박민영 대변인을 포함한 국민의힘 내부 어디에서도 '당론 자체가 잘못됐다'는 인식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재 내란 특검 수사를 통해 지난해 10월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체면이 손상돼 반드시 대응할 수밖에 없는 타겟팅'을 추리며 북한을 향한 선제공격을 준비한 사실이 밝혀졌다. 채 해병 특검 수사에서는 소문만 돌던 격노의 진원지가 윤석열임이 드러났고, 김건희 특검 수사로 김건희씨가 최소 8명으로부터 고가의 뇌물을 수수했다는 게 확인됐다.

이 정도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이 오히려 초라해 보일 정도의 총체적 국기문란이다. 그런데도 국민의힘은 반성은커녕 "민주당 정권의 정치 탄압"이라는 진부한 프레임만 반복한다. 급기야 윤석열을 내치기는커녕 보듬어야 한다는 당 지도부의 메시지가 쏟아진다.

"우파는 모두 모여야 한다", "우리가 황교안이다"라는 장동혁 대표의 발언이나, 지방선거 총괄인 나경원 의원의 "윤어게인, 부정선거론자라 해도 내칠 필요 없다"는 말은 국민의힘이 어디에 서 있는지 명확하게 보여준다.

지난 6월, 대선을 앞두고 김용태 당시 비대위원장은 탄핵 반대 당론의 무효화를 선언했지만, 이미 계엄 이후 6개월이나 지난 시점이라 지나치게 늦은 조치였다. 결국 이마저도 당내 반발로 무산됐다. 헌법재판소가 "민주공화정의 안정성에 심각한 위해를 끼쳤다"라며 "민주공화국의 주권자인 대한국민의 신임을 중대하게 배반했다"며 윤석열 파면을 선고했음에도 당론은 살아남았다.

도대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도대체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이 정당이 왜 존재해야 하는가. 민주공화국의 근본을 부정한 윤석열을 감싸고, 특검이 밝혀낸 온갖 비리 앞에서 침묵하는 그 당론이 무엇이길래, 자당 의원의 소수자성을 공격하면서까지 지켜야 할 '신성불가침의 가치'가 된 것인가.

이번 박민영 대변인의 혐오 발언 논란은 국민의힘이 혐오에 무감각한 정당을 넘어, 혐오를 적극적으로 정치의 도구로 활용하는 세력임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또한 이미 정당성을 잃어버린 당론을 신줏단지 모시듯 대하는 모습에서 민주공화정의 원칙이나 국가 운영의 책임보다 내부 알력 다툼에서의 승리가 더 중요한 그들만의 이익 집단임도 여실히 드러났다.

지난 12월 5일, 필자는 탄핵 반대 당론을 결정한 국민의힘을 향해 '위헌 정당으로 해산될 것이냐'고 따져 물으며 탄핵 반대 당론을 철회하지 않으면 내란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는 내용의 글을 썼다(관련 기사: "국민의힘은 위헌 정당으로 해산될 건가"). 그런데 거의 일 년이 흐른 지금도, 국민의힘은 여전히 위헌적 행보를 고수하고 있고 탄핵 반대 당론은 굳건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참담한 현실이다.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향한 혐오와 조롱을 기반으로 하고 민주주의의 원칙을 가벼이 여기는 정당은 존재 자체가 우리 사회에 악영향만을 미칠 뿐이다. 헌정 질서를 뒤흔든 계엄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아직도 성찰하지 못하는 정당은 국민 앞에서 국정을 논하고 민의를 대변할 자격이 없다. 한 마디로 국민의힘은 존재할 이유가 없는 정당이다.
#박민영 #국민의힘 #김예지 #국민의힘당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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