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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도 썼다, 의원들이 정치자금으로 구독한 단 하나의 AI

[2024년 정치자금 봉인 해제] 생성형AI 구독 의원 16명, 총 282만원 지출... 메시지 작성·상임위 질의에 활용

등록 2025.11.26 10:21수정 2025.11.26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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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AI) 앱 딥시크, 챗GPT, 제미나이의 아이콘이 표시된 휴대폰 화면
인공지능(AI) 앱 딥시크, 챗GPT, 제미나이의 아이콘이 표시된 휴대폰 화면 EPA 연합뉴스

[기사보강 : 26일 오후 3시]

'너는 의정부 지역의 국회의원이야.'

기후문제 전문가이자 당 대변인인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의정부갑)이 오픈에이아이(OPENAI)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를 학습시키기 위해 입력했다는 말이다. 의정활동에 필요한 번역, 자료 정리, 메시지 작성 등에 챗GPT를 다양하게 활용한다는 박 의원은 "생산성을 높이고 시간을 단축하는 용도"라며 자신의 사례들을 소개했다.

"특정 연도 기준 국가별 온실가스 감축률이 얼마인지 챗GPT에 물어보면 금방 나와요. 후킹한(hooking·시선을 사로잡는) 대변인 메시지를 고민할 때도 좋은 아이디어가 있을까 싶어서 챗GPT를 써요. 물론 신뢰도나 출처는 확인해 봐야 하지만 러프하게 감을 잡을 땐 굉장히 유용해요. 어느 순간 보니까 챗GPT도 제가 국회의원인지 알더라고요(웃음)."

성큼 다가온 AI 시대에 발맞춰 국회에서도 이전에 없었던 흐름이 생기고 있다. 의원이나 의원실마다 의정활동과 홍보를 위해 정치자금으로 챗GPT를 활용하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 행사 인사말부터 의원 AI 캐릭터 생성까지, 이러한 경향은 이전 정치자금 지출 내역에서는 보이지 않다가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행사 축사, 상임위 질의... 의원들의 '챗GPT 사용법'

<오마이뉴스>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입수·분석한 지난해 22대 국회의원 정치자금 수입지출 보고서를 보면, 챗GPT 구독을 명목으로 정치자금을 사용한 의원들은 총 16명이었다. 여기엔 민주당 의원 시절 이재명 대통령과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도 포함돼 있었다. 구체적으론 민주당 10명(강훈식·민병덕·박지혜·백승아·염태영·이기헌·이재명·전현희·정태호·차지호), 국민의힘 3명(강명구·김소희·조은희), 개혁신당 2명(이준석·천하람), 조국혁신당 1명(차규근)이었다.


이들의 챗GPT 관련 정치자금 사용액수는 총 282만 8865원이었다. 지출 비용(구독료)은 적게는 3만 원대부터 많게는 40만 원대까지 의원마다 차이가 있었다. 가장 많은 비용을 지출한 의원은 박지혜 의원(46만 1779원), 그다음은 정태호 의원(31만 3011원)이었다. 챗GPT 이외에 제미나이, 클로드 등 다른 생성형 AI 서비스를 정치자금으로 구독하는 의원은 없었다.

박지혜 의원은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월평균 9만 2356원을 '챗GPT 정기결제 비용'으로 지출했다. 박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담당 비서관에게 제 개인 계정을 유료화하는 게 아니라 의원실 전체가 같이 쓸 수 있게 해달라고 했었다"라며 "우리 의원실은 (챗GPT를) 단체 계정으로 만들어서 다수가 접속하도록 하고 있다. 의원실 전체가 같이 구독해서 (구독료가) 비싼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정태호 의원은 챗GPT 구독 기간이 10개월(지난해 3월~12월)로 의원 16명 중 가장 길었다. 월평균 3만 1301원을 구독료로 지출했다. 정 의원은 "국정감사나 상임위에서 의원들 간 논쟁이 생길 때 챗GPT에 물어보면 현황에 대한 설명이 쭉 나온다. 회의장에서 질의할 때도 보좌진에게 (관련 정보를) 찾으라고 하는 것보다 제가 챗GPT로 찾는 게 훨씬 빠르다"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열린 국가인공지능(AI) 전략위원회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9.8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열린 국가인공지능(AI) 전략위원회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9.8 연합뉴스

이처럼 챗GPT를 활용하는 목적은 저마다 다양했다. 지난해 정치자금 수입지출 보고서를 보면 '챗GPT 구독료', '챗GPT 이용료' 등 사용 내역이 건조하게 담겨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선거운동 준비 비용'(염태영 의원), '의정활동 홍보용 디자인 작업'(차규근 의원), '의원실 정무 활동'(차지호 의원) 등 구체적인 용도가 적혀 있기도 했다.

염태영 의원은 "주로 의원실에서 (챗GPT를) 썼을 것"이라며 "개인적으론 인사말이나 그래픽을 만들고 정보를 취합·정리할 때 많이 썼다"라고 말했다. 차규근 의원실 관계자도 "의원님 캐릭터를 만들거나 PPT(파워포인트)에 활용할 이미지를 생성할 때 챗GPT를 썼다"라며 "전문 애니메이터가 아니라 (제작에) 시간이 많이 걸리다 보니 종종 사용한다"라고 전했다. 차지호 의원실 관계자도 "정무 및 의정활동 보조로 챗GPT를 사용했다"라고 설명했다.

정태호 의원은 "행사에 가면 의원들이 보통 보좌진들에게 인사말 준비를 시키는데 저는 주로 챗GPT한테 요청한다"라며 "축사를 만들어 달라고 하면 '국회의원 버전으로 할까요? 구청장 버전으로 할까요?', '유머러스하게 할까요? 격식을 갖고 할까요?'라는 말들이 나온다. 그럴 때 '대통령 버전으로 품격 있게 해달라'고 하면 내용이 더 충실해진다"라고 웃어 보였다.
#정치자금 #AI #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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