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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5.11.25 14:24수정 2025.11.25 14:24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연말 도심 조용한 듯 싶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다양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박승일
"서울경찰청 긴급 신고 112입니다."
"오토바이하고 자전거가 부딪치면서 사람이 쓰러졌어요."
지난 8일 오후 11시 33분께. '코드 2' 교통사고 신고가 접수되었다.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순찰차가 운전자들의 부상 정도를 가장 먼저 살폈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다. 사고의 양상은 단순했다. 중앙선이 없는 골목길에서 큰 도로로 나오면서 우회전하려던 오토바이와 골목길을 가로질러 진행하던 자전거 운전자가 충돌한 사고였다. 그러나 단순한 충돌도 법률적으로는 단순하지 않다. 자전거도 '차'이기 때문이다.
자전거도 운행 중에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일반 자동차와 똑같이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으로 처리된다. 그래서 현장에서는 운전자들의 음주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먼저 오토바이 운전자의 음주 여부를 확인했다. 음식물 배달을 하러 가던 30대 남성은 음주가 감지되지 않았다. 다행이었다.
그리고 자전거를 타고 운행하던 50대 초반 여성의 음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다가갔다. 자전거 운전자는 라이딩 복장을 갖춰 입고 있었다. 바지와 재킷까지 완벽한 복장이었다. 자전거를 자주 타고 있다고 판단했다.
자전거도 '차'... 음주운전은 절대 안 돼
"운전자 분 음주 감지 한번 해보겠습니다. 여기에 후 하고 불어주세요"
"후~~~"
"삐~~~"
빨간 경고등과 함께 요란한 소리가 울렸다.
"술 드시고 자전거 타셨어요? 여기 빨간색 경고등 뜬 거 보이시죠? 음주가 감지돼서 지금부터 측정하겠습니다."
"아니, 자전거를 탈 때 술을 마시면 안된다는 거 몰랐어요. 남들 다 술 마시고 자전거 타는데…"
"모르셨다뇨? 복장이랑 자전거를 보니 자전거 동호회라도 갔다 오는 것 같은데…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됩니다."
"진짜 몰랐다니까요. 한 번만 봐 주세요. 동호회 사람들이랑 밥 먹으면서 딱 한 잔 마셨어요."
자전거 음주운전은 도로교통법에 명확하게 처벌이 규정되어 있다. 먼저 제44조를 보면 '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운전금지'가 명시되어 있다. 여기서 자전거는 '차마'에 해당한다. 쉽게 말해 자전거도 일반 자동차와 같이 음주 상태에서 운전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다만, 도로교통법 제50조에 음주 상태에서 자전거를 운행했을 때는 범칙금 3만 원을 부과한다. 음주 측정을 거부했을 때는 범칙금 10만 원이 부과된다. 그리고 자동차 음주운전과 달리 면허정지나 취소가 되지는 않는다. 자전거를 탈 때 특별한 면허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통사고가 났을 때는 상황이 완전 다르다. 일반 자동차 사고와 같은 처벌을 받게 된다. 형사 처벌도 될 수 있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에 따라서 피해자가 다쳤을 때는 5년 이하의 금고나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면 민사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도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자전거 운전자들이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은 교통사고에 대한 가·피해자를 단정 지어 판단하지 않는다. 경찰서 교통사고조사계에서 구체적인 조사를 통해 정해지기 때문이다. 물론 인도를 걷고 있던 보행자를 자전거를 타고 가다 다치게 했을 때와 같이 명확할 때는 다르다.
이런 내용을 20여 분 넘게 자전거 운전자에게 설명했지만, 운전자는 측정에 응하지 않았다. 원칙적으로는 일정 시간 간격을 두고 3회 이상 측정을 요구했으나 거부했을 때는 측정 거부로 범칙금을 부과하면 된다. 그러나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은 충분히 이해 시켜주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했다. 결국, 자전거 운전자가 음주 측정에 응했다. 알코올 수치는 0.068%이었다. 0.03% 이상 수치가 나와 범칙금을 부과했다. 그리고 교통사고 접수까지 마친 뒤 신고는 마무리되었다.

▲자전거 가을 끝자락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해당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박승일
'나는 괜찮을 거야'라는 생각은 접어두기
몇 달 전 술을 마신 상태에서 자전거를 타고 귀가하다 혼자 넘어지면서 크게 다친 현장을 출동했다. 20대 젊은 남성은 앞니가 2개나 부러지고 얼굴을 아스팔트 바닥에 부딪히면서 출혈이 심한 피투성이 상태였다. 다행히 119구급대가 신속히 도착해 병원으로 바로 이송했다. 자전거 음주운전의 위험성은, 그 장면 하나로도 충분했다.
흔히 추워지면 자전거 음주 사고가 줄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현실은 정반대다. 연말에 회식도 많고 늦은 시간 대중교통의 운행이 끝날 뿐만 아니라 택시마저 이용하기 어렵다 보니 자전거를 타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꼭 사고가 난다. 그때 대부분은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괜찮을 거야'라고 말이다.
자전거 음주운전도 승용차와 마찬가지로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혼자 넘어지더라도 제대로 운동 신경이 반응하지 못해 크게 다치는 때가 많다. 또한,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형사 처벌도 받을 수도 있다. 단돈 몇천 원 아끼려다 수백만 원 이상의 금전적인 피해가 뒤따를 수 있다.
자전거는 누구나 쉽게 탈 수 있는 이동 수단이지만, 그만큼 방심하기도 쉽다. 술 한 잔이 별일 아니라고 여기기 쉬우나, 음주 상태에서 사고는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자전거 역시 '차'라는 점, 그리고 음주 상태에서는 누구나 위험해진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알았으면 한다.
본격적인 연말의 시작이다. 당연히 음주 기회가 많아지는 시기다. "나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가장 큰 위험 신호다. 자신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안전까지 지키는 길을 단 하나다. 술을 마셨다면 그 어떤 이동 수단도 직접 운전하지 않는 것이다. 지금 술을 마셨다면 잠시 양손은 호주머니에 넣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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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경찰청에 근무하고 있으며, 우리 이웃의 훈훈한 이야기를 쓰고 싶은 현직 경찰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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